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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발병한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기는 커녕, 국가와 도시의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확산세를 더해가고 있다. 이제는 사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판데믹(pandemic,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선언을 주저해왔던 세계보건기구(WHO)가 결국 판데믹을 선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새로운 질병의 세계적인 대확산이 어디까지 닿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증거다. 불안과 공포, 혐오와 배척 등 본능적 차원에서의 반응을 일으키기 일쑤인 감염의 기능은 도처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산다는 것의 의미와 더불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동시에 환기시킨다는 감염병의 존재가 갈수록 더 무겁고 두려워진다. 경험하지 못했던 공포와 불안이다. 날마다 감염의 전파력이 확산되고 있는 절박한 때, 무의식적으로 누리며 행했던 일상적인 삶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된다. 주말 산책이 잦아졌다. 주위에서도 외출을 자제 하는 대신 집 근처 가까운 산책길을 찾아나선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온전히 코로나 19 덕분(?)일게다. 감염병의 창궐만 아니라면, 그래서 감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산책이어서가 아니라면 가족이, 이웃이 함께 하는 일상의 풍경은 반가운 변화겠으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프랑스 철학자 장 그르니에는 그의 저서 <일상적인 삶>에서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산책할 여가를 가진다는 뜻이 아니다고 말한다. 요즈음의 산책풍경에는 더없이 잘 들어맞는 말이다. 그르니에는 덧붙인다. 그것은 어떤 공백을 창조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일상사 가운데 어떤 빈틈을, 나로선 도저히 이름 붙일 수 없는 우리의 순수한 사랑 같은 것에 도달할 수 있게 해줄 그 빈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결국 산책이란 우리가 찾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우리로 하여금 발견하게 해 주는 수단이 아닐까? 잦아진 주말 산책으로 만나게 되는 질문이 있다. 감염병의 존재다. 감염병을 인문학적으로 성찰한 문학평론가 정과리는 감염병은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유해한 방향으로 작동하는, 그것도 종종 지나치게 잘 작동하는 현상을 대표하는 예라고 규정한다. 감염병이 질병 중에서도 특별히 사회적 관계의 의미를 상기시키는 것이라는 그의 해석은 우리가 처한 현실을 예리하게 들춰낸다. 들여다보면 감염병 극복의 답도 여기 있겠다 싶다.
전국적으로 1일 100명대 까지 줄어들었던 코로나19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200명 대로 늘었다. 서울 구로구 소재 한 콜센터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천지 신도와 시설들에 대한 감염저지에 집중하는 동안 다중 밀집공간인 콜센터에서의 집단감염이 현실화된 셈이다. 코로나19의 집단감염에 취약한 다중 밀집공간으로서는 콜센터 뿐만 아니라 PC방, 클럽, 노래방, 헬스장 같은 시설이 꼽힌다. 도내에도 이같은 영업장들이 적지 않아 집단감염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콜센터는 모두 15곳에서 모두 1389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PC방은 809개소, 노래방 967개소, 헬스장 279개소가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다중 밀집공간들은 모두 한결같이코로나19집단감염에 취약한 환경을 갖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콜센터의 경우 근로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한 공간에서 수십명이 일을 하는데다, 하루 종일 말을 해야 하는 탓에 번거로운 마스크 착용을 꺼리는 바람에 감염의 원인이 되는 비말(침방울)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노래방도 환기가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서 소리를 내지르는 특성상 비말감염의 온상이 되고, 이같은 열악한 환경은 클럽이나 PC방도 별로 다르지 않다. 헬스장등 스포츠 시설도 격렬한 움직임을 통한 감염위험이 크다. 전북도가 서울 콜센터에서코로나19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이를 반면교사 삼아 도내 사업장과 시설에 대한 집중관리에 나서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밀집도를 낮추거나, 종사자와 이용자 관리, 위생환경관리 등 구체적인 3대 개선 방안을 마련해 사업장의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한 예방조치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전담직원 까지 지정한다고 하니 철저한 지도 점검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필요할 경우 시설 폐쇄 등 강력한 행정조치도 동원해야 한다. 각 시설 사업주들도 집단감염 예방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철저한 소독은 말할 것도 없고, 밀집공간의 완화를 위한 재택근무나 유연 근무 확대등 선제적 대응은 사업주 몫이다. 도내 다중 밀집공간에서코로나19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 당국과 사업주, 이용자들의 협조와 예방수칙 준수를 거듭 강조한다.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추진하는 전주역 주변 역세권 개발사업을 전주시가 뒤늦게 반대하고 나선 배경이 석연치 한다. 낙후지역의 도시재생사업은 오히려 전주시가 앞장서서 추진해야 할 사업인데도 국토부로부터 개발사업 승인까지 난 사업에 제동을 거는 것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전주역 뒤편 일대는 그동안 철로로 가로막혀 각종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주민의 정주 환경 개선이나 재산권 행사에 많은 제약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이에 LH에서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8년부터 전주역세권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전주역세권 개발사업은 역 뒤편 일대 106만5500㎡를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민간임대아파트 3645세대와 공공임대 1613세대, 분양 2130세대, 단독 164세대를 조성해서 낙후된 지역을 새롭게 재생한다. 특히 전주의 관문인 전주역 인근에 대규모 광장과 거리 공원을 조성하고 아중저수지와 연계해서 카페거리를 만드는 등 쾌적하고 살기좋은 도시환경과 정주여건을 조성해 명품 도시로 재탄생하게 된다. LH는 이를 위해 지난 2018년 초 전주시를 비롯해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쳤고 주민 공고와 공람, 주민설명회 등 행정절차를 밟아 국토부로부터 지구지정 승인까지 받았다. 이어 올해 보상 절차를 거쳐 내년에 역세권 개발사업을 착공, 오는 2025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주시가 뒤늦게 전주역세권 개발사업을 반대하고 나서 사업추진이 잠정 중단됐다. 전주시는 반대 이유로 신규 아파트 건설이 많아졌고 지역주민 반대 의견도 높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뒤늦은 전주시의 반대 이유는 명분이 약하다. 불과 2년 전 LH와 역세권 개발사업 협의 때에는 아무런 반대 의견을 내놓지 않다가 이제 와서 신규 아파트 건설과 주민 반대를 이유로 꼽는 것은 의아할 수밖에 없다. 아파트 건설사업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주민 공고와 공람이나 설명회 때 지역주민의 찬반 입장 표명도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LH에서 공급하는 민간임대와 공공임대아파트는 민간업체와 달리 서민 주거난 해소에도 큰 도움을 준다. 혹여 전주시가 에코시티와 천마지구 개발을 염두에 두고 LH의 전주역세권 개발사업을 반대한다면 더욱 명분이 없다. 정부에서 공모하는 도시재생사업을 타 자치단체에선 못 받아서 안달인 상황을 전주시는 되새겨봐야 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25년 전인 1995년 이맘때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독일을 방문한 계기에 북한에 대한 긴급 식량지원 발표를 한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은 심각한 체제위기에 직면하였다. 80년대 말 탈냉전의 격변기에다가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과 대기근 발생, 배급제 붕괴로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1994년 추진했던 남북정상회담의 기대감이 사라지고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중에 김영삼 대통령은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 동포들이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북한에 곡물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이다. 남북기본합의서 체결에도 불구하고 조문파동으로 남북관계가 악화일로에 있었지만 식량사정이 절박한 상황에 이르자 북한도 이를 거부할 수는 없었다. 그해 6월부터 남북간 북경 쌀 회담이 개최되었다. 수세적이고 자존심이 강한 북한은 당국 간 회담이라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민간차원에서 협의하는 형식을 요구했다. 남북의 공방 끝에 쌀 15 만톤을 원산지는 표기하지 않고 남측 선박으로 수송한다는 합의가 이뤄질 수 있었다. 분단이후 사상 처음으로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계기가 되었으나 아쉽게도 후속회담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우리측은 이 기회를 당국간 접촉의 계기를 마련하는데 활용코자 하였으나 북한은 최대한 비공개적으로 추진하되 식량지원만을 확보하려하였기 때문이다. 쌀 수송과정에서 인공기 게양사건, 삼선 비너스호 선원 억류사건 등 여러 악재들이 출몰하여 합의 이행도 늦어졌다. 이듬해 북한은 다시 대홍수의 피해를 입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할 처지가 되었다. 그럼에도 남한 정부에 대한 공식 지원요청을 주저하였고 남한도 당국간 공식절차를 통한 협의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남북관계는 다시 깊은 수렁으로 빠질 수밖에 없었다. 북경 쌀 회담은 탈냉전 직후 발생한 남북회담사의 중요한 한 장면이다. 대부분의 모든 것들은 시간이 바뀌면 변화하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변화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북한의 근본적인 대남 인식이라고 판단된다. 흡수통일에 대한 불안감과 이에 따른 수세적인 대응이 그것이다. 자존감 때문에 어려워도 지원을 요청하지 않는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문재인 정부의 평화프로세스에서는 우리의 대북정책의 목표가 북한을 붕괴시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북한은 스스로 라기보다는 우리쪽의 이끌림에 따라 서서히 남북대화에 나오기 시작했고 우리도 북한의 자존심을 지켜주면서 남북관계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로 뒤숭숭한 상황이다. 코로나 19 확산에 대한 북한 내 상황이 불확실한 국면에서 여러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북한 당국도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세우고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으며 해외 감염사례들을 실시간으로 주민들에게 전달하고는 있으나 국경유입과 외부정보 차단을 엄격히 시행하고 있어 내부 사정을 알기 어렵다. 북한은 진짜 코로나 19의 안전지대일까? 이참에 남북간 방역협력, 보건협력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개성공단을 통해 우리도 부족한 마스크를 제조하고 북한에게도 지원하자는 제안들도 눈에 띈다. 북한의 상황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명분과 자존심을 중요시하고 고난의 행군과 자력갱생의 방식에 익숙한 북한은 우리 쪽에 협력이나 지원을 먼저 요청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초국가적 방역협력의 문제를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타이밍이 중요해 보인다. 먼저 우리 내부의 코로나 19 극복 노력이 우선이다. 다행히도 이번 주를 중심으로 확진자 증가세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국민들이 단합한 결과이다. 조속한 시일 내에 코로나 19 청정지대로 변화하기를 기대한다. 다음으로는 국제적인 확진자 증가에 대비하여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유입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일치단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아가 남북 접경지역부터 시작하여 북한 내부의 감염병 퇴치, 보건의료 분야 협력을 위한 남북간 대화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은 우리와의 협력에 공식적으로 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남북 정상간 친서가 오고 갔다. 과거처럼 여건이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의 노하우를 북한 지역에 전달하고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강구하고 북한이 빗장을 연다면 코로나 19와 같이 비전통적인 안보분야의 남북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재숙 아무 소용이 없었다. 병원 물리치료실을 나와 400미터 떨어진 집까지도 걸을 수 없었다. 사람들은 혀를 차며 수영이 최곤디 라고 말했다. 시작도 힘들었지만, 수영을 계속한다는 게 너무 힘들었다. 수영반은 기초반 초급반 중급반 그리고 고급반으로 나뉘어 강습이 있었다. 보통 3개월이면 월반이 가능했다. 하지만 나는 쉬지 않고 수영 강습을 받았지만, 오랫동안 기초반을 벗어나지 못했다. 수영의 기본적인 동작인 물 위에 몸이 뜨질 않는 거였다. 발차기, 힘 있게 발차기, 엎드린 자세로 반듯이 눕기 이 동작이 모아지면 수영을 할 수 있다는데 일단 물 위에 몸이 뜨질 않는 거였다. 젊은 수영강사는 호루라기를 불며 힘을 빼란다. 힘을 빼면 뜬단다. 패드를 잡고 발차기를 할 수는 있다. 힘이 있어 가능한 동작이다. 하지만 패드를 잡지 않으면 배부터 갈아 앉고 물을 먹고 입과 코에서 물을 뿜으며 멈춰 서야한다. 힘을 빼세요 힘을 빼면 떠요 유급을 한 번 할 땐 눈칫밥이 없었다. 두 번째 유급을 결정할 땐 강사와 나는 물론이고 몇 명의 강습생들도 당혹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랬다 계속 패드를 잡고 발차기만을 할 수 없었다. 속도가 안 맞아 뒷사람에게 너무 피해를 주기 때문이었다. 나는 용기의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 말했다. 선생님 힘을 빼란 뜻을 모르겠어요. 힘을 빼면 쓰러지는데요. 살짝 망설이던 한 손이 수평으로 올라가더니 한번 누워보세요 수평으로 들렸던 강사 손이 등에 살짝 닿는다. 아 이렇게 힘이 들어가니 안되죠. 손을 저어보세요. 아 이렇게 손을 저으면 어떡해요. 힘을 빼고 하셔야죠. 전 수영을 못해서 여기 왔어요 그리고 선생님에게만 수영을 배웠는데요 왜 못할까요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했어요 아무래도 선생님이 잘 못 가르쳐 주시는 게 아닌가요? 내 나이가 얼추 수영강사의 큰어머니벌이니 당돌한 항의(?)에 꾹 참는 표정이다. 강사는 처음으로 내 배 위로 자기의 왼손을 가만히 갔다 댔다. 자 힘 빼고 누워 보세요. 아 더 아직도 힘이 들어갔어요. 힘 빼세요. 자 아주머니는 죽었어요. 죽은 사람 배에 이렇게 힘이 들어가나요? 온몸에 힘을 빼시고 힘 더 빼세요. 더 더 더 더 더 이렇게 쉬운 일이었다니 선생님 손 느낌에서 힘 빼기의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순간 몸이 가볍게 둥 떠오르는 느낌이 왔다. 사실 수영장에서 물에 빠져 죽기는 어려운 일이다. 죽자 하면 살고 살려고 힘을 주면 죽는 거였다. 진즉 이렇게 내 배와 선생님의 손이 맞닿았더라면 삼일이면 끝났을 일이 3개월도 넘어 이제야 힘 빼는 일이 완성되다니. 젊은 아가씨들이 수영을 빨리 익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무슨 이유였던 수영강사의 손이 나보다 빨리 그들의 몸에 닿았던 거였다. 힘 빼기는 그 후 나의 좌우명에 추가되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관용과 온화함, 그리고 애정을 잃어서는 안 된다. 관용과 온화함으로 애정을 기울이는 것. 그것은 몸과 마음에서 힘을 빼야 한다. * 이재숙 수필가는 전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으며, 제1회 국제해운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전주예술인상도 수상했고 시집 <젖은 것들은 향기가 있다>가 있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언론학자 베넷(Bennett)은 언론 보도의 편향을 개인화, 드라마화, 파편화, 정부 당국의 무능과 무질서 등 네 가지로 요약하였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를 다루는 우리 언론의 보도를 분석해보면 베넷의 네 가지 편향 중에서 특히 개인화, 정부 당국의 무능과 무질서 프레임이 두드러진다. 언론보도의 개인화란 사건의 전체 맥락을 짚어주기보다는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을 중심으로 보도하는 경향을 말한다. 다시 말해 사건의 심층적인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기보다는 개인의 시련과 비극, 승리, 갈등에 초점을 맞추는 인물 중심 보도방식이다. 그래서 언론은 항시 사건과 관련된 영웅과 악당, 희생자의 휴먼 스토리를 키우고, 특정 정치인들을 사건과 연관시키는 프레임을 동원한다. 따라서 개인화 프레임은 국민들에게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편향을 일으킨다. 모든 드라마나 소설은 물론이고 각종 사건 역시 천사와 악마, 영웅과 악마가 만들어진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고 때에도 우리 언론은 사고의 원인과 사후 대책 등의 근본적인 문제보다는 선주인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과 그 가족에 초점을 맞추어 마녀사냥하기에 바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다루는 언론의 보도를 들여다보면 영웅과 악당 만들기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 영웅은 코로나와 치열하게 싸우는 의료진이다. 이는 언론의 영웅 만들기가 아니더라도 온 국민이 공감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영웅이다. 악당은 누구인가? 신천지교회 이만희 총회장과 신도들이다. 그러나 세월호 사고 당시 언론이 덧씌운 유병언 회장과 구원파에 대한 악당 프레임에 비하면 신천지와 이만희 회장에 대한 악당 프레임은 매우 약한 편이다. 정부와 여당은 사태의 책임을 신천지로 돌리지 말라는 야당의 주장에 언론이 동조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우리 언론계가 그만큼 성숙해졌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또 다른 악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이다. 보수 언론과 야당은 코로나 사태의 주된 책임을 대통령과 정부에 씌우고 있다.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중국의 눈치만 보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중국 대통령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책에 따라 전 세계 언론이 모두 코로나19로 명명하고 있지만 유일하게 조선일보는 우한 폐렴 우한 코로나를 고집하고 있다. 우리 언론이 강조하고 있는 또 다른 프레임은 정부 당국의 무능과 무질서 편향이다. 이 프레임은 무질서를 강조하고, 정부 당국이 질서를 회복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보도방식이다. 일부 언론은 정부 당국의 대책과 노력에 대해 사사건건 냉소적이고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정부가 코로나 사태를 수습할 능력이 없고, 마땅한 대책도 없다,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들이 늘어나 한국은 완전히 고립되었다, 마스크 대란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등을 강조함으로써 국민들의 불안감을 조장시키기까지 한다. 보수 언론의 보도내용을 보면 이들은 정부가 조속히 사태를 진정시키고 모든 것을 정상화시키려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언론 보도가 사태의 원인 규명과 문제해결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갈등, 고통, 불안과 불만, 무질서 등에 초점을 맞추는 값싼 감정적 도구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언론이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서 사건이나 사태를 악용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국가적 재난인 코로나사태가 하루빨리 수습되고 질서가 회복되는 데 언론이 걸림돌이 아니라 도우미가 되어야 한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세법은 1세대1주택에 대해 국가가 과세권을 포기하는 비과세혜택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족이 늘거나 직장형편 취학 등의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또는 상속 결혼 등으로 인해 2주택이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주택의 양도에 대해 일괄적으로 과세를 해버린다면 국가가 국민의 주거이전을 제한하거나 결혼이나 효도 등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따라서 세법은 비록 1세대2주택인 상태에서 어느 일방주택을 양도하더라도 1주택으로 보아 비과세 혜택을 주는 예외규정을 두고 있으며 각 예외규정들을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1세대1주택비과세의 정의를 보면 거주자가 구성하는 1세대가 양도일현재 국내에 1주택을 보유하고 보유기간이 2년 이상인(수도권 조정지역의 경우 2년 이상 거주)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가 비과세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각 예외규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이사 목적인 경우 종전 주택을 취득한 날로부터 1년이 지난 후에 새로운 주택을 취득하고 새로운 주택을 취득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종전 주택을 양도 할 경우 양도소득세가 비과세 됩니다. 2)상속으로 인한 경우에는 비과세 요건을 갖춘 1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상속으로 인해 2주택이 되더라도 기존에 보유하던 1주택을 양도 하더라도 상속주택은 없는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세가 비과세 됩니다. 3)각각 1주택을 가진 거주자가 60세 이상의 직계존속을 모시기 위해 합가하는 경우 세대를 합친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먼저 양도 하는 주택은 비과세 되고,남는 주택은 별도로 비과세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위의 세 가지 사례와 같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2주택으로 인한 비과세 특례를 살펴보았고요 그 외에도 혼인 문화재주택 농어촌주택 등으로 인한 2주택의 경우에도 비과세가 됩니다. /노인환 한국미국세무사
김제김영 시인 얼마 전에 작은 행사를 하나 열었다. 선물을 300개 준비했다. 행사 당일 예상과는 달리 500여 명이 밀려들었다. 임원들은 당첨 없는 행운권을 더 발행하자고 재촉했으나 거절했다. 헛된 희망으로 사람들을 잡아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종종 정부를 비롯한 여러 기관의 통계수치나 확률에 넘어간다. 확률과 통계는 누적된 데이터에 근거를 두고 결과를 예측하는 방법이다. 정답은 아니지만 더 많은 사람이 수긍하는 결과를 내게 된다.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일도 예외가 아니다. 문진기금은 수혜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조건으로 공모해서는 안 된다. 모자라는 밥그릇을 놓고 같은 구성원끼리 싸우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 어떤 사람이 우리의 밥그릇을 숨기거나 줄이는 가를 똑똑히 살피는 일도 문화예술인의 중요한 책무다. 가난한 예술인이, 혹은 가난한 예술 단체가 돈줄 앞에서 비굴해지거나 초라해지지 않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관계기관을 돕는 것도 문화예술인의 의무다. 문화예술 관련 종사자들은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할 때마다 현장과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 이를 참조해서 건강하고 독립적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확률과 통계는 위험하고 오만하다. 지원할 단체의 숫자와 유형, 활동내용, 역사, 특징, 구성원 등을 자료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데이터베이스를 충분히 활용해서 예산의 분배를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지원금 신청의 조건이 나온다. 지원금을 받은 지 몇 년 후에 또 신청할 수 있는지도 나오게 된다. 지역 쿼터제 적용 여부, 첫 작품집과 신규 사업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 작품에 얼마 정도를 지원할지도 제시해야 한다. 예술 활동 기간에 따른 인센티브 여부, 한 작가가 평생동안 지원받는 횟수를 제한할지 말지 공고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불분명한 채로 해마다 습관처럼 문진기금 신청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많은 물자가 쓸데없이 소비된다. 인력과 시간과 에너지가 낭비된다. 기금을 신청한 사람들의 희망 고문도 시작된다. 예술가들의 분노 게이지도 이와 비례해서 상승한다. 기금지원 신청을 받을 때는 되도록 상세한 조건을 밝혀야 한다. 예외규정은 없을수록 좋다. 정량평가가 기준이 되면 불만이 더 줄어든다. 정성평가는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 주어진 시간 안에서 몇 개의 작품만 읽고 작가의 수준을 평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50년간 창작에 전념한 작가에게는 정성평가가 무의미하기도하다. 신청기준을 두리뭉실하게 발표해놓고 의아한(!) 선정 결과에 대해 심사자가 원망을 듣게 해서는 곤란하다. 지방자치가 정착되면서 시민들도 옛날의 시민들이 아니다. 정보에 밝은 사람도 많아졌고 똑똑한 시민은 더 많아졌다. 어떤 사람은 공직사회의 누군가와 인연이 있다고 은근히 과시하기도 한다. 예외를 적용해 달라고 떼를 쓰기도 한다. 원칙대로 일을 하자니 누군가를 서운하게 하거나 찍힐 가능성도 다분하다. 할 수만 있거든 피하고 싶은 일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세우고 이를 충실하게 반영하는 것이 문진기금 심사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예술가들이 억울하지 않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즐겁고 고맙다.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는 시간이 된다. 그래야 예술이 아름답게 길다. /김제김영 시인
정부는 군산의 고용위기지역 지정 기간을 올 12월 31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조선 및 자동차 등 지역 주력산업의 잇따른 붕괴와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지정기간이 4월 4일로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군산을 비롯 창원진해, 울산 동구, 거제, 통영, 고성, 목포영암 등 7개 지역 모두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8개월여 연장한 것이다. 이로써 고용 불안정 등 지역경제가 여전히 어렵긴 하나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군산은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 중단되면서 협력업체 등 5000여 명이 실직한데 이어 2018년 5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협력업체를 포함해 근로자 1만3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러한 날벼락이 덮치자 정부는 2018년 4월 5일 군산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했으며 지난해 1년을 더 연장했다. 지난 2년간 정부의 지원을 통해 군산지역은 고용률 등 양적 고용지표가 다소 회복세를 보였으나 위기 이전에 비해서는 크게 미달된 상태다. 지난해 고용률이 54.4%로 전국에서 4번째로 낮은데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지역 상권이 크게 위축되었다. 이번에 기간이 연장돼 실직자 맞춤형 상담 및 재취업을 위한 고용위기종합지원센터 운영, 실업급여 지원, 긴급복지지원, 직업훈련 생계비 대출 등 생활안정 및 직업훈련 지원이 계속된다. 또 기업에게는 고용유지 지원금 지급과 4대 보험 및 국세 납부기한 연장, 체납처분 유예 등도 유지된다. 더불어 이번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여행업, 관광숙박업, 운송업, 공연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돼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전북도는 취업 취약계층에 대한 공공근로 일자리 지원과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100억 원 규모의 신규 희망근로사업을 정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 조치가 고용 유지와 고용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긴 하나 초토화된 군산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다행인 것은 폐쇄된 한국GM공장을 ㈜명신 컨소시엄이 인수해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군산형 일자리사업이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이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시킴과 동시에 415 총선이 끝나면 전북도와 정치권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에도 힘을 모았으면 한다. 군산의 고용위기지역 연장을 계기로 이 같은 해법을 동시에 모색해주길 바란다.
전주시가 코로나19 여파로 위기에 처한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재난기본소득을 도입, 추진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가적인 재난수준의 엄중한 상황에서 경제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이 거의 멈추다시피한 가운데 이들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긍정적 반응이 많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그제 열린 전주시의회 임시회에서 코로나19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실업자와 비정규직 등 5만명에게 50만원씩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지원 대상은 일용직, 비정규직 근로자, 실직자 등 취약계층이다. 지원비는 카드형으로 지급되고 3개월 내에 사용해야 한다. 동네 가게에서 생필품을 구입하거나 전통시장에서 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지역경제 회생 동력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전주시는 이에 소요되는 250억원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안 543억원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의회가 이를 수용하면 전국 최초 사례가 된다. 전주시가 이런 방침을 추진하게 된 것은 취약계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도외시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여파로 지역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더 가중될 수 밖에 없다. 행정기관이 이러한 때에 소득이 줄면서 생계가 어려워진 시민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자치단체가 시민에게 직접 돈을 지급하는 것은 선거를 너무 의식한 것 아니나는 부정적 시각도 있는 게 사실이다. 전주시는 이와 같은 지적을 감안해서 또 다른 계층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도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코로나19 여파가 끼치는 경제적 어려움은 취약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방대하다. 자영업과 기업들의 어려움도 크다. 전주시는 재난기본소득 지원 대상이 5만명 쯤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향후 과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생계가 어려워진 지원 대상을 꼼꼼히 챙기는 일이다. 이런 과정과 절차가 공정치 못하거나 형평성과 일관성 없는 사례가 발생한다면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소득격감에 놓인 사람을 가려내고 엄격히 심사해서 시민세금이 효과 있게 사용될 수 있도록 제반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 위기 때마다 한국 때리기로 입지를 구축하면서 최장수 총리라는 신기록을 세운 일본 아베신조 총리가 부메랑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아베 총리가 한국인 입국 금지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되레 한국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한국인 입국 금지 시행 첫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입국제한 결정과 관련, 최종적으로 정치적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객관적 과학적 근거 없이 정치적 고려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실토한 것이다.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인해 자신에 대한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지자 혐한 정서를 자극해 이를 만회해 보려는 속셈이었다. 하지만 아베 내각에서 2009년 신종플루 대응을 책임졌던 마즈조에 요이치 전 후생노동상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아베 내각이 재앙에 가까운 난맥상을 보이는 것은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아베 총리가 장기집권을 하면서 각료들이 아베 총리의 심기를 거스르는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 아베 내각 구성원이었던 요이치 마스노도 코로나 참사는 아베가 너무 장기집권한 때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우익 성향인 산케이 신문은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관계 부처간 연계가 부족해 아베 정부가 강점으로 내세운 위기관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 신문도 갑작스러운 전국 휴교령에 이어 한국과 중국에 대해 뒷북 입국 제한 등 혼란스러운 조치가 나오는 것은 컨트롤 타워 부재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일본의 코로나 확산 예측 통계 모델 수립에 자문역할을 한 니시우라 히로시 홋카이도대학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홋카이도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공식 통계의 10배가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일본 감염병 전문가들도 일본의 코로나19 진단율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아베 정부의 코로나 방역대책이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아니라 숫자 줄이기에 가깝다는 증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4월 말까지 일본내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으면 도쿄올림픽은 아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 사태로 도쿄올림픽이 취소되거나 경제 불황이 커지면 아베는 남은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방역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만 면하려는 아베의 꼼수 정치가 이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조규대 익산시의회 의장 태곳적부터 인류는 야생동물의 세균과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왔다. 그렇지만 인구밀도가 희박했기 때문에 전염병이 전체 인류에게 끼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빙하기가 끝나고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어 살면서 사냥이 일상화되고 인간 사이 교류가 빈번해지며 전염병도 함께 규모가 커졌다. 그 결과 동서 문명의 교류를 잇는 실크로드를 따라서 유럽으로 전해져서 세계사를 바꾸었던 흑산병과 같은 대유행병도 등장했다. 바이러스와 세균의 존재도 모르고 제대로 된 의학도 없었던 고대의 사람들은 끊임없는 질병 재난의 공격을 받으며 무수히 많은 희생을 치렀는데 어떻게 전염병에 대처하여 멸종의 길을 피할 수 있었을까. 그때마다 더욱 강인한 의지와 지혜로 삶의 지평에 새 희망의 태양을 띄우며 한층 건강하고 밝은 세상을 만들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2020년 대망의 새해를 맞이했지만, 연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있다. 사람들은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19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거나 떨어져 격리치료를 받으며, 우리의 평온한 일상은 무너지고 가정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려 버렸다.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가경제는 물론 지역경제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다. 지역 음식점 및 각종 가게들은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으며,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는 발걸음도 눈에 띄게 줄었다. 소상공인의 삶을 암담하고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 이렇듯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점점 높아지고 모든 경제활동과 소비활동이 둔화되면서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나친 일상생활의 위축은 또 다른 2차, 3차의 문제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코로나19의 충격이 소비생산 등 실물경제 위축을 넘어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우리는 확산되는 코로나의 기세를 꺾고 완벽히 종식시킬 때까지 경계태세를 놓지 않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위축되는 경제를 살려야 하는 두 가지 힘겨운 과제를 떠안게 되었다. 지역경제 피해예방을 위해 모든 자치단체에서 다양한 지원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익산시도 시정의 최우선을 코로나 예방에 집중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기침체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역경제 관련 예산을 상반기에 신속 집행하여 소상공인 상권 활성화 및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노력하고 있다. 나아가,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지원, 공설시장 점포사용료 감면, 익산사랑상품권인 다이로움 카드 혜택 연장 등 코로나19로 위축되는 소비심리에 맞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역경제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강인한 의지와 지혜가 필요하다. 보건당국이 제시하는 위생관리기준을 철저히 준수하는 한편, 코로나19에 대한 지나친 불안감이나 두려움을 덜고 침착하게 대응하며 경제 및 소비활동을 하는 것이 이러한 위기상황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럴때 꼭 필요한 정신이 십시일반(十匙一飯)이다. 우리에겐 IMF 외환위기와 메르스 사태를 극복한 저력이 있다. 지혜롭게 돌파하면 디딤돌이 될 것이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불철주야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힘쓰는 지역 공직자와 의료진들의 노고와 함께 포용의 성숙한 공동체 의식 발휘를 통해 위급한 재난상황을 극복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서로가 힘든 시기지만 강한 의지와 지혜를 모아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나가길 응원한다. 어느덧 3월, 봄이 찾아왔다. 세상 밖으로 나가 마음껏 벚꽃 구경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 본다. /조규대 익산시의회 의장
장기철 전북도민회 상근부회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만물이 생동하는 봄은 왔건만 온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참담한 봄을 맞이하고 있다. 중국 4대 미녀 중의 하나인 왕소군(王昭君)을 기리는 싯귀에서 따온 이 글귀는 초유의 전염병 국난 사태로 초래된 우리의 사정을 그대로 나타내 주고 있다. 전국의 골목 상권 등 자영업이 무너지면서 경제는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고 코로나19 사태의 피해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은 건강 뿐만 아니라 경제사회적으로 피폐해져 코로나19 극복 이후가 더욱 걱정되는 실정이다. 우리 전북인은 박정희 쿠데타 이후 계속된 영남 정권 아래서 당한 차별과 멸시 그리고 정치적 지향점의 차이가 분명한데도 지역 괴멸의 위기에 빠진 대구경북 지역을 외면하지 않았다. 갈피를 잡을 수 없었던 코로나19 국면에서 가장 먼저 손길을 내민 곳이 전북이라 대구경북인들은 큰 위안이 됐을 것이다. 우리 전북인들이 대한민국은 하나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화된 지난 달 26일 전라북도 의회가 발 빠르게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 중 병실이 없어 자가격리 중인 일부 환자를 우리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해 공황 상태에 빠져 있던 대구경북 지역 주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던 것이 큰 박수를 받았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의 중증 환자 여러 명이 전북대와 원광대 부속병원 음압 병동에서 생명의 불길을 지피고 있다는 흐뭇한 소식이 들린다. 전북인들의 용기 있는 실천에 (사)재경 전라북도 도민회장을 맡은 하림그룹의 김홍국 회장도 거들었다. 지난 4일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 동산병원의 의료진들에게 삼계탕 세트와 마스크 등 지원 물품을 보낸 데 이어 6일에는 삼계탕 세트 3000 개를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에 전달했다. 대구경북지역 돕기에는 중소기업과 시민들도 속속 동참했다. 126년 전 동학 농민 혁명이 일어난 그때처럼 이 운동은 요원의 들불처럼 번져갔다. 전주의 대표적 사회적기업인 전주 비빔빵은 매출이 90%나 급감한 가운데서도 2000만 원 상당의 제과류를 선뜻 전달했다. 전주 비빔빵 관계자는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환자들을 돌보느라 끼니도 제대로 먹지 못하며 밤낮없이 일하는 모습을 보며 작은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도 동참했다. 임실군은 지역 특산물인 임실 치즈 등 유제품을 대구 의료진에게 전달했다. 임실치즈농협 등 지역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전북 의사협회는 대구경북에 마스크 300만 원, 손 세정제 300만 원 등 방역 물품 비용을, 전주시 의사회는 100만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고 한국 건강관리 협회 전북지부는 손 소독제 1000 개와 소독 티슈 5000 개 등을 실어 보냈다. 군산대학교는 대구경북 지역 재학생들에게 코로나 재해를 이겨내 학업에 전념하자는 기원을 담은 마스크 2000여 장을 우편으로 전달했다. 지난 9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의 위세도 한풀 꺾인 듯하다. 대한민국은 22년 전 IMF 외환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저력 있는 나라이다. 전 국민이 동참한 금 모으기 운동을 계기로 IMF 위기를 극복했던 경험에 비춰보면 코로나19 사태 또한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할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코로나19 청정지역인 전북이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 위생과 사회적 거리 두기는 각자의 몫이라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장기철 전북도민회 상근부회장
415 총선이 다가오면서 무소속 연대 얘기가 심심찮게 회자된다. 일부에서 막판 판세에 따른 가능성 때문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흔히 언론에서 말하는 무소속은 대부분 유력후보를 일컫는다. 주로 그들 중심의 보도가 관행화된 지 오래다. 정당에 있다가 당이 해체되거나 공천에 탈락한 경우 아니면 당 지지율이 바닥권에 머물러 탈당하는 사례다. 어찌보면 무늬만 무소속이지 귀소본능이 강한 정당 사람들이다. 한결같이 금배지를 달면 원래 정당에 복귀한다고 공공연하게 떠든다. 당장 아쉬운 터라 이를 강하게 부정하거나 손사래를 치지 않는다. 기존 정당 지지자들의 동정심을 자극함으로써 선거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도내 10개 선거구 무소속 후보는 10명이다. 이중 5명은 아니할 말로 존재감이 크지 않아 거의 무명에 가깝다. 전주갑 이범석 후보와 전주을 성치두 후보, 전주병 오세명 후보 그리고 익산을 배수연 후보, 남원임실순창 방경채 후보가 그들이다. 이들 중에는 미래를 더 좋게 변화시켜 주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해 출마하게 됐다며 출사표의 의미를 되새긴다. 기득권 거대정당에서는 쉽게 내걸기 어려운 공약들도 눈길을 끈다. 국회의원 3선연임 금지와 국회의원 무노동무임금제 등이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이채로운 경력은 이들의 실력과 내공(?)을 대변하듯 신뢰감을 높이기도 한다. 신학전공 미국 유학파에 사단법인 대표대학교수 출신까지 포진했다. 시민들 생활환경을 좀 더 알기 위해 택시기사퀵서비스를 하는 후보도 있다. 무능과 나태, 뻔뻔함에 젖어 있는 기득권 세력을 이번에는 바꿔보자는 유권자의 목소리를 선거운동을 통해 확인했다. 한마디로 변화와 세대교체를 원하는 표심이다. 선거조직은 물론 주변에 일 할 사람조차 변변치 않지만 이런 표밭의 움직임은 새로운 피로회복제가 된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어야 하는 이들의 좌절과 아픔은 뿌리가 깊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이달 2627일 후보자 등록과 함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무소속의 차별과 설움을 더욱 절절하게 겪게 된다. 각종 여론조사와 후보자 토론에서 국회의원 의석수 5인이상 정당 후보자여론조사결과 지지율 10%이상 정당 후보자만 참여하는 그들만의 리그에 뛸 수 없게 아예 족쇄를 채운다. 얼굴과 이름을 알릴 기회조차 박탈하는 기득권 세력의 두터운 벽을 실감한다.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선거운동을 하다 보면 적지 않은 돈을 써야 하는데 지지율이 기준 미달땐 선거비용도 한푼 못 받는 딱한 처지가 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로 유권자 대면접촉마저 어려워진 현실이 가장 답답하다. 이래저래 힘들 수밖에 없다.
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 수가 어제까지 4일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확진자 증가세 둔화가 두드러진다. 그동안 신천지 교회에서 다수 나오던 확진자 수가 거의 파악이 되면서 신규 환자 발생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북에서도 지난 2일 신천지교회에서 예배를 본 2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일주일 넘게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를 코로나19의 진정 국면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긴장의 끈을 결코 늦춰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역사회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양원 등과 같은 집단시설내 감염에 대한 방역이 앞으로 코로나19 통제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최근 충남 천안 품바댄스 강사 워크숍에서 92명, 경북 봉화 한 요양원에서 51명, 칠곡의 실버타운에서 17명, 충북 괴산 경로당에서 10명, 경기 분당 제생병원에서 13명등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서울의 한 보험사 콜센터에서도 어제 오전까지 직원과 가족등 최소 3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서울지역의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로는 최대 규모이다. 소규모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곳은 요양원 등 사회복지시설, 실버타운, 학원, 노래방, 병원 등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시설 같은 경우 노약자들이 장기간 밀집된 공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감염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 학원이나 노래방 같은 곳도 공간 자체가 좁고, 격렬한 운동 등이 이뤄져 집단 감염 양상이 발생하는 곳이다. 방역당국의 과제는 새로운 감염사례가 발생하거나 감염에 취약한 곳에 대한 집중 관리와 철저한 방역으로 감염확산을 막는 일이다. 고위험군이 많은 시설에 대해서는 격리 조치 등 고강도 대처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전북도는 사회복지시설 등에 담당 공무원을 지정해 대응상황 확인 등 체계적인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하니 차질없이 지켜지기 바란다. 도민들도 소규모 집단시설에 대한 방문과 모임 참여를 자제하는 등 지역사회 감염차단에 동참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감염예방 수칙 준수를 통해 스스로 건강을 유지하는데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교육부와 전북도교육청이 유초특수학교 긴급돌봄과 관련, 엇박자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긴급돌봄 시간이나 점심 제공 여부를 두고 교육부와 도교육청이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면서 학부모들만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학부모 입장을 배려한 조치이지만 이를 실행하는 도교육청에선 인력과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가 걸려 있는 사안인 만큼 이에 대한 사전 조율과 협의가 미흡한 데 따른 혼선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아이들을 돌볼 수 없는 학부모 입장에선 시급한 현안이 아닐 수 없다. 현재 가장 큰 논란은 지난 6일 교육부에서 유초특수학교의 긴급돌봄 시간을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참여 학생에게 점심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비롯됐다. 교육부는 맞벌이 부부를 위한 긴급돌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내린 조치라고 밝혔다. 이에 학부모들은 이 같은 교육부 발표대로 전북지역 학교 현장에서 시행하는 줄 알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전북도교육청은 교육부의 긴급돌봄 운영방침과 달리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승환 교육감은 지난 9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유초특수학교 긴급돌봄을 담당할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고지했던 대로 오후 5시까지 운영하라고 시달했다. 유치원 학생들 점심은 교육부 예산 지원을 전제로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긴급돌봄을 맡긴 학부모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교육부 발표에 아이들 걱정을 덜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하소연이다. 더욱이 오후 5시 이전에 퇴근하는 직장이 없는데 일을 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는 원성도 있다. 반대로 학교 교사들도 교사들에게만 희생을 요구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긴급돌봄 시간 연장을 하려면 교육부와 교육청이 사전 조율을 통해 인력과 예산 등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 상급기관이라고 무조건 시달만 해서도 안 되고 현실 여건이 어렵다고 해서 교육청 입장만 고수해서도 안 된다. 교육과 돌봄은 수요자 입장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예산이 부족하면 추경에 반영해서라도 학교 현장의 돌봄 공백이 없도록 하고 학부모들이 더는 혼란을 겪는 일이 없어야 한다.
권순택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을 앞두고 도내 10개 선거구에 대한 후보자 공천을 마무리했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공천 후보자 면면에 따라 화제가 만발할 법도 하지만 오히려 냉담하다. 민주당은 나름대로 공정한 경선 룰을 통해 후보를 확정 지었지만 도민들에겐 큰 감동이나 기대감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정치 혁신을 위한 개혁 공천을 표방했다. 엄정한 공천 잣대를 들이대고 여성 청년 장애인 각계 전문가 등 새로운 인물 영입을 통한 공천 혁신을 약속했다. 하지만 공천 결과를 보면 전북에선 이렇다 할 인적 쇄신이 보이질 않는다. 공천 후보자를 보면 전현직 국회의원이 6명에 달한다. 올드 보이들이 재등장했고 지난 총선에서 심판받은 낙선자들도 공천 받았다. 총선 출마 전력이 있거나 지방의회에 몸담았던 후보를 제외하면 정치 신인은 2명에 불과하다. 혁신 공천으로 약속했던 여성이나 청년 후보는 전북에선 단 한 명도 없었다. 게다가 경선과정에서 선거법 위반 논란을 빚은 후보들이 모두 공천을 받아 선거 후폭풍도 예견된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결과에 따라선 재선거를 치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후보 경선과정에서 신천지 개입설이 제기되는가 하면 특정 지역에선 단체장 지원설도 나돌면서 지역정가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아무리 전북이 민주당의 지지기반이라지만 이렇게 공천해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도 전북에 사람이 없고 인물이 없는가. 적어도 도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인물 한둘 정도는 내세워야 하지 않을까. 반면 건곤일척을 겨룰 미래통합당은 텃밭에서부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통해 바람몰이에 나서고 있다. 현재 대구경북에선 현역 의원 20명 중 11명을 탈락시켰다. 부산경남에서도 홍준표 김태호 등 대선 주자급을 컷오프 시켰고 현역 의원 22명 중 12명을 교체했다. 당내에서는 사천(私薦) 논란이 일면서 반발기류도 있지만 변화의 칼바람이 거센 것은 분명하다. 민주당에서 인적 쇄신이 미흡한 것은 시스템 공천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권리당원과 일반유권자를 50%씩 안배하다 보니 공천 경쟁이 조직력 대결 양상으로 변질됐다. 아무래도 조직력이 탄탄한 전현직 국회의원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공천제도다. 결국 시스템 공천은 기득권 프리미엄만 보장해 준 셈이다. 정치 신인에게 주는 가산점은 본인 득표력만큼 주어지는 인센티브이기에 조직력이나 지역기반이 취약한 후보는 애초부터 경쟁 상대가 안 된다. 민주당의 인적 쇄신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함에 따라 감동도 없고 관심도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참신하고 스토리가 있는 새로운 인물이 없다 보니 전북 유권자들은 실망과 식상함만 남는다. 일각에선 다선 중진의원 역할론을 내세우지만 그동안 전라북도에 다선 의원이 없어서 발전하지 못했는가. 물은 고이면 썩고 정치는 변화와 혁신이 없으면 퇴행한다. 그래서 전북도민은 지난번 총선에서 30년간 텃밭 정서에 안주해 온 민주당에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다. 지역 정서에만 기댄 채 인적 쇄신과 정치 혁신을 등한시 한다면 민심은 언제든 변할 수밖에 없다. 전북은 더는 민주당의 바지 주머니 속 공깃돌이 아니다.
김소정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마치 이 나라가 일본의 지배로부터 해방된 1945년 8월 15일 같았다. 스스로 자유로운 몸이 된 것이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거리로 나와 315 부정선거에 분노하며 대통령 하야를 부르짖었던 거대한 함성이 결실을 맺은 순간, 푸른 눈의 한 기자는 한국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해방과 같았던 자유의 기쁨. 작지만 소중한 열망이 모여 만들어낸 역사의 전환점. 시장에 가서 비린 생선냄새를 맡을 때도 목이 마를 때도 졸음이 올 때도 꿈속에서도 우리들의 싸움은 쉬지 않는다했던 시인 김수영의 말처럼 60년 전 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고 빛났다. 그리고 2020년. 시민이 나라를 만들어가는 역동적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1995년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시작으로 2010년 교육감 선거, 2015년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 이르기까지 우리 손으로 직접 지역의 일꾼을 뽑는 권리는 늘어났다. 또한 온라인 투표가 활성화됨에 따라 마을 공동체와 학교, 일터 곳곳 일상 저변에 선거문화가 정착해 가고 있다. 이처럼 투표는 생활 깊숙이 들어왔고 우리 사회는 점차 성숙해졌지만,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선거질서를 어지럽히는 중대선거 범죄는 도돌이표처럼 반복되어 왔다. 우여곡절 끝에 피어난 민주주의라는 꽃을 뿌리째 흔드는 허위사실 공표나 기부행위 등의 범죄는 선거 때마다 고개를 불쑥 내밀고 등장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선 매수기부행위, 허위사실 공표비방흑색선전, 후보자추천 관련 금품수수행위, 언론의 허위왜곡보도, 불법선거여론조사 등 중대선거범죄에 대한 총 605건의 고발(154건)과 수사의뢰(43건), 경고 등(408건)이 이뤄졌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선거에 뛰어든 모두에게 깊은 상처와 후유증을 남긴 흑색선전이 선거의 장을 오염시켰고, 다수의 범죄행위가 발생하였다. 다시 4월이다. 이번 제21대 국회의원선거는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른 교복입은 유권자의 등장과 다수 정당의 출현으로 새로운 환경 속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특히 만 18세로의 선거권 연령 하향은 교실의 정치화 또는 고등학생 선거사범의 등장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공무원 등의 선거관여행위를 중대선거범죄로 규정하고 교육 현장에서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등은 고발을 원칙으로 엄중 대응할 방침이다. 수업 중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불리한 발언을 하거나 지지추천반대하도록 강요하는 행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사후 대처가 아닌 선제적 예방활동을 강화하여 후보자간 치열한 경쟁에 따른 중대선거범죄의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 확고한 원칙이다. 60년 전 거리의 사람들은 빼앗긴 봄을 되찾았고, 치욕의 흔적에 대한 반성의 결실로 선거관리위원회라는 새싹을 피워냈다. 시민들이 누리는 소중한 권리를 지켜내기 위해 역사의 구성원인 우리는 오늘도 앞으로 나아간다. 다시 60년 후, 2020년 그 해 4월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따듯한 봄, 희망의 미래를 그려본다. /김소정 익산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이곤정 완주 화산초 4학년 우리 집 마당에 길 고양이가 돌아다닌다. 알록달록 고양이가 음식 쓰레기를 먹고 크르릉 한다. 내 친구 집 고양이는 털이 보들보들한 털실 같다. 집 없는 고양이가 불쌍하다. 난 아빠가 이해가 안 된다. 왜, 고양이를 싫어하는지. △ 집 없는 고양이에게 음식을 주고 싶고 돌봐주고 싶은 곤정이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아빠 때문에 집에 데려와 기르지 못해 속상하지요? 곤정이의 따뜻한 마음으로 분명 이 고양이는 꽃샘추위를 잘 이겨낼 겁니다. 곤정이에게서 매화꽃 향기가 퍼져오는 것 같아요. /박월선(동화작가)
김판용 임실 지사중 교장시인 공간적으로 가까이 사는 사람을 이웃이라고 한다. 의도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어쩔 수 없이 이웃이 된다. 이웃은 가장 가까운 공간에 살고 있기에 비교적 서로를 잘 안다. 언제 나갔다 들어오는지, 무슨 음식을 먹는지, 싸우는지 등을 소리로, 냄새로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다. 사이가 좋으면 사촌이지만, 갈등이 생기면 원수가 되는 게 이웃이다. 가깝고도 먼 사이인 이웃은 어떻게든 신경이 쓰이는 존재이다. 부딪혀야 하기에 예의를 갖추고 배려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런 예의와 배려, 그리고 적당한 긴장감은 숙명적으로 맞대고 사는 이웃과 공생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관계는 무너진다.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이웃 나라인 만큼 애증이 깊다. 일단 역사적으로 전쟁을 가장 많이 치른 상대가 바로 이웃 나라다. 이웃집과는 잘 지낼 수도 있지만 이웃 나라와 잘 지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외교에서 이웃 나라의 법칙이 있다. 원교근공(遠交近攻), 멀리 떨어진 나라와 친교 관계를 만들어 위협적인 가까운 나라를 치라는 것이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신라가 당나라 군사를 끌어들여 백제나 고구려를 무너뜨린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이웃 나라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대체로 세 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파키스탄과 인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아랍 주변국들처럼 아예 국교도 단절하고 상시 전쟁 상태를 유지하는 극단적 적대관계이다. 이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호주와 뉴질랜드, 스위스와 이탈리아, 미국과 캐나다처럼 서로 적대적 악감정 없이 적당한 긴장감으로 유지되는 관계도 있다. 많은 경우는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과 포르투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처럼 서로 사이는 안 좋아도 활발하게 교류와 협력을 해나가고 있다. 새로운 상황과 상대의 대응 정도에 따라서 두 나라 간의 관계는 널뛰기한다. 이미 경제적 사회적으로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에 악화하면 그 피해가 정말 커진다. 한국과 일본, 한국과 중국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얽힌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본과는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 등 과거사와 영토문제로가 심각하다. 중국과는 미세먼지나 사드 등 환경이나 군사적으로 복잡하다. 그래도 경제교류는 활발해서 기업들은 서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발전해 왔다. 여행객들이 서로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지구촌이 혼란스럽다. 이 가운데에도 우리 정부의 대응은 정말 의료선진국답게 적극적이고 투명하다. 그러나 단순 수치만 가지고 입국을 거부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어 안타깝다. 먼 나라들이야 상황을 잘 모르니 그렇다 치더라도 뻔히 알고 있는 이웃 나라의 행태는 괘씸하기 그지없다. 이웃 나라와의 관계를 자국민 보호나 안보라고 포장해 자신의 정치적 득실을 따지는 위정자들의 결정은 서로 피해를 가중할 뿐만 아니라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작년 7월 일본 아베 내각의 경제 제재로 양국이 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데, 여기에 코로나19를 빌미로 입국을 거부함으로써 갈등의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고 있다. 같이 갈 수밖에 없는 숙명의 관계라면 적절한 긴장감 속에서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중국이 코로나로 심각할 때 우리 정부가 마스크를 보낸 것처럼 어려움을 함께 풀어내려는 예의와 배려만이 발전의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김판용 임실 지사중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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