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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장마 피해에 대비할 때

▲ 최상섭 시인·수필가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 ‘칠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 달 장마에는 못산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렇게 우리 생활에서 장마는 불편부당하고 우울감을 안겨주며 경제활동을 침체에 빠뜨리고 더 나아가 우리생활에 큰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기상대 장기예보에 따르면 금년 장마는 6월 하순부터 시작해서 7월 한 달 가까이 긴 장마철을 예고하고 있다. 국가와 국민이 합심해서 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때다.

 

우리 선인들이 즐겨 썼던 4자성어 중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을 실천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회에 가려 장마의 심각성이나 재난의 위험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이렇게 지나가다 아차 할 때는 이미 때를 놓쳐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우를 범하게 된다.

 

우리나라에 크게 영향을 주는 장마전선은 성질이 전혀 다른 두 공기 사이에서 만들어 진다.

 

북쪽으로 세력을 확장하는 북태평양의 고온다습한 고기압과 남쪽의 차고 습한 오호츠크해고기압의 두 공기덩어리의 힘이 엇비슷해서 비를 만들고 우리나라 주변에서 한 달 가까이 머물면서 장마 비를 내린다.

 

지금이야 말로 홍수의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재방 및 축대의 점검은 물론 우리 생활 터전의 곳곳을 깊숙이 들여다보며 재해예방에 만전을 기할 때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생활에서 커다란 재해를 입었을 때 인재이니, 사전에 대비하지 못했느니 하며 국가를 원망하거나 때늦은 후회를 많이 한다.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니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철저히 대비하여 피해를 최소화해야 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의 민요 정선아리랑이 장마의 한을 주제로 엮어진 노래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비가 올려나 억수장마 질라나/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이렇게 구슬픈 가락의 정선아리랑은 장마철 동강(東江) 뗏목꾼 아내의 눈물을 부르는 노래이다.

 

백두대간은 강원도 정선을 지나면서 1000m가 넘는 산들을 열 개나 형성하고 있다.

 

높이 솟은 산들은 동강을 뱀처럼 휘감아 흐르게 만들었고 급한 여울이 많아 나무를 운반하는 뗏목꾼들이 이 장마철에 돌아오지 못하고 물귀신이 되어서일까?

 

지아비를 걱정하는 아낙네의 눈물이 정선아리랑에 절절히 녹아서 한으로 흐른다.

 

‘장마가 길면 보은(報恩) 처녀들이 들창을 열고 눈물을 흘린다’는 옛말이 있다.

 

대추농사로 유명한 충북 보은은 대추가 시집갈 혼수를 마련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그런데 긴 장마는 대추를 여물지 못하게 하니 시집갈 길이 막연해진다. 그래서 장마는 보은 처녀의 애간장을 다 녹인다는 말이 있다.

 

이렇게 장마는 우리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길고 무더운 여름장마에 철두철미하게 대비하여 피해를 막아야 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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