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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인종차별 그리고 노인차별
성차별, 인종차별 그리고 노인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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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2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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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객원논설위원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요즘 미국이 난리다. 코로나 19로 엉망인데다 인종갈등까지 겹쳤다. 또 백악관 참모였던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의 뒷덜미에 비수를 꽂았다. 세계 1등 국가라기에 부끄러운 얼굴이다.

이 중 인종갈등은 고질적이다. 지난달 25일 상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것이다. 8분46초 동안 “숨을 쉴 수 없어요(I can’t breathe)”를 16번이나 애원했다. 명백한 인종차별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다. 2012년에는 10대 흑인이 백인 자경단원의 총에 맞아 살해되었다. 이때 항의 구호가 유명한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MLB)”였다. 미국은 유색인종, 특히 흑인에겐 참 나쁜 나라다. 돈도, 집도, 법도 흑인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백인과 흑인간 소득 격차는 두 배가 넘고 흑인 집단거주지는 유해폐기물로 넘쳐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흑인이 높고 불심검문도 흑인이 더 자주 받는다. 그런데 이런 인종차별은 비단 미국만 그런 게 아니다. 이번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동양인을 멸시하는 차별행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인종차별 보다 더 오래된 게 성차별이다. 꽤 오랫동안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은 아동과 함께 남성의 예속물이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으나 우리의 경우 아직도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독박육아에서부터 채용차별, 임금격차, 승진차별, 성범죄에 이르기까지 세계기준에 한참 멀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2019 유리천장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최하위다. 교육, 경제활동 참여, 임금, 관리직 진출, 임원승진, 의회 진출, 유급 육아휴직 등을 토대로 산출했을 때 100점 만점에 20점 남짓이다. 회원국 평균 60점에 크게 미달했다. 특히 임금은 여성이 남성의 65.4%에 머물고, 여성 관리자 비율은 12.5% 수준이다. 하지만 성범죄분야는 2018년 미투(#Me Too)운동으로 혁명적 계기를 맞았다. 오거돈 부산시장 등 정치·예술분야 유명인들에게 대거 철퇴가 가해졌다.

성인지 감수성과 관련, 지난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는 인상적이다.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이 여성 위원장에게 “갈수록 아름다워져서”라고 외모를 칭찬했다 경고를 받은 것이다.

이들 성차별(Sexism), 인종차별(Racism)과 함께 3대 차별이 연령차별(Ageism)이다. 1968년 버틀러(Butler)가 명명한 연령차별, 즉 노인차별은 그러나 두 차별에 비해 그늘에 가려진 편이다. 나이를 근거로 항의시위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현장에서 노인에 대한 차별은 비일비재하다. 노인 일자리의 경우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다 쉽게 잘리는 경우가 대다수다. 집에서 놀 사람을 불러서 일 시켜주면 용돈도 벌고 좋으니 감지덕지하라는 편견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연령차별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이 정년문제다. 연금지급과 세대갈등이 걸려 있어, 쉬운 문제는 아니나 결국 철폐해야 할 차별이다. 미국은 1986년, 영국은 2010년에 정년제를 폐지했다. 일본은 65세 정년을 70세로 늘리려 한다.

차별은 사회적 불평등을 조장하는 보이지 않는 폭력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 공동체를 파괴한다. 그 중 연령차별은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다. 이 세상에 나이가 줄어드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늙는다. 오늘의 청년이 내일의 노인이 아니던가.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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