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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누보 가치 실현, 전주공예품전시관
아르누보 가치 실현, 전주공예품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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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1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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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
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

서양미술사에서 19세기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프랑스에서 출발하여 전 유럽과 미국까지 영향을 끼친 아르누보(Art nouveau)양식이 적용된 공예 운동을 빼놓을 수가 없다.

아르누보는 1900년에 열린 만국박람회를 통해 시대를 대표하는 공예와 디자인 양식으로 회화 영역에까지 광범위하다. 아르누보 운동은 자유롭고 아름다운 표현으로 수공예의 가치를 내세워 순수미술과 더불어 서양인들의 생활양식에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접목한 디자인을 유행시켰다. 그러나 세상 모든 이치가 그렇듯이 아르누보 공예운동도 공과 실 두 가지 양면성을 노출하며 아르데코인 모더니즘 양식으로 넘어간다. 산업혁명의 대량생산에 밀려 장인의 솜씨에 기초한 전통적 가내공업 수준의 생산 방식보다는 복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싸구려 공예품이 판을 쳤다. 이는 자본의 시대에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가성비를 최고로 여겼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르누보 운동의 가치인 장인의 혼이 담긴 공예품과 대량생산을 통한 이윤, 미적 가치와 실용성을 접목한 공통분모를 찾아내기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지만, 그 실천과 해답을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찾고자 한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전통공예 장인의 숨결이 녹아있는 솜씨와 현대적 디자인이 잘 접목된 오늘날의 라이프스타일 가치를 담아내어 한국공예 산업의 기반 구축을 목표로 하는 곳이다.

전주시가 수공예 거점도시답게 지역 공예인들의 처우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을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먼저 현장의 목소리를 공예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간담회를 통해 공예인들과 소통하고 단체장인 시장이 직접 나서 공예인들을 챙기는 행보를 보여주어 전주공예인들의 자긍심과 공예산업 선순환구조를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전주공예품전시관의 판매수익 배분율을 보면 타지역의 경우 60%인데 반해 전주 기반 공예품에는 77%로 책정돼 타지역 공예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판매실적 역시 전주 공예품이 상위에 랭크되어 수공예 중심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고 있다. 다만 관주도의 정책이 물꼬를 트고 있는 가운데 전주 공예인들의 적극적인 상품 개발이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전주는 수공예 거점 도시로서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다.

이미 전주 수공예 상품이 세계적인 장인의 도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그 가치와 우수성을 뽐내며 해외 수출의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으며, 일본 수공예 도시인 가나자와와 더불어 세계적인 수공예 도시로 정평이 나있다. 올해 말까지 전주 공예인들에 대한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우수한 전주 공예인들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진행하여 상품디자인, 경영개선 ,마케팅 등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아르누보 공예운동은 전통적 공예에서 현대적 산업디자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현상이었는지도 모른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아르누보 운동에서 중요시했던 전통공예 장인의 손의 회복과 쓰임새의 미학을 준수하면서 실용과 순수, 전통과 현대, 소량과 대량생산을 동시에 아우르는 한국공예의 산실이 되고자 한다. 그야말로 전주공예품전시관이 밀알이 되어 전주 공예인들의 공예품이 수공예 거점도시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그 어느 때보다도 역할이 기대된다.

 

△김선태 원장은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했으며 전북관광문화재단 자문위원, 전북문화재 전문위원, 예원예술대 미술학부 교수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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