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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공간작업 재해 예방하려면

강신준 안전보건공단 전북지도원장

 

작년 겨울의 혹독한 추위 탓에 올해는 봄을 유난히 기다리지 않았나 싶다. 기다렸던 봄은 상춘(賞春)의 감흥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지나가버리고 벌써 여름의 문턱에 다다랐다.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올라가면서 여름철 대표적인 안전사고인 밀폐공간 질식재해의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상하수도나 식품 발효공장, 폐수처리장 등 밀폐된 공간에서 근로자가 질식해 사망하는 사고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 3월 10일 오전 11시경 대구시 북구 노원동의 한 금속업체 폐수처리조에서 폐수처리 작업을 하던 환경업체 직원 2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사망하고 이를 구하러 들어간 동료작업자 2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달 충북 진천에서는 설비 성능검사를 위해 탱크 내부에 들어갔던 근로자가 산소부족으로 목숨을 잃는 등 올해에도 어김없이 밀폐공간 질식 재해가 속출하고 있다.

 

밀폐공간은 출입이 제한되고 환기가 잘 되지 않아 산소가 쉽게 고갈되어 질식에 의한 사고발생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년간 밀폐공간에서 241명의 근로자가 재해를 입었고, 그중 약71%인 171명이 사망했다. 밀폐된 공간에서의 질식재해는 보통 6~8월에 집중된다.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고 습도가 높아지면서 밀폐공간 안에 미생물 증식이 급속히 진행돼 산소결핍과 유해가스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질식재해는 원인이 명확한 만큼 안전수칙만 준수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우선 근로자가 작업할 수 있는 밀폐공간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작업 전에 반드시 산소와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또한 작업시작 전에 근로자를 대상으로 비상 시 응급조치법 등을 교육하고 질식재해 예방 장비를 준비해 사용법을 숙지시켜야 한다.

 

작업 중에는 충분한 환기를 해야 하며 환기가 곤란한 경우에는 송기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방독면은 유해가스 흡입은 막을 수 있지만 산소 부족을 해결할 수 없으므로 착용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사고에 대비하여 작업장소 외부에 감시인을 배치하고 대피용 기구를 비치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한 경우 호흡용보호구를 착용한 후 구조작업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며 안전장비가 없으면 직접 구조하기보다는 전문구조대에 신속하게 요청해야 구조자의 2차적인 질식재해를 막을 수 있다.

 

우리 전북은 900개 이상의 가스사업장, 오폐수처리장 18개소, 도금사업장 40개소 등이 밀폐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맨홀작업장, 아파트 지하공간 등 질식재해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이에 안전보건공단 전북지도원에서는 밀폐공간 질식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 시 필요한 산소농도 및 유해가스농도 측정기와 호흡용보호구 등을 무상으로 대여하고 있다. 또한 근로자의 재해예방 교육지원과 기술 자료를 제공하여 질식재해 없는 안전한 전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해는 예년보다 무더위가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다. 질식재해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다면 질식사고 없는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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