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면 건조한 날씨 타령하느라 불쾌지수가 높은 편이다. 봄이 오기를 기다렸던 자연은 아름다운 자태를 점점 드러내기 시작했지만 이내 사람들은 선거홍보판으로 뒤옆였던 도심속에서 다른 이유가 있더라도 먼지바람 핑계를 대며 이맛살을 찌푸리기 일쑤였다.
백화점에서 휴가철특수기간 바겐세일을 하듯 정신없이 물건들이 진열되고 두서없이 팔고 문을 닫는 광경처럼 선거특수도 이젠 지나갔다.
남은 건 찢겨진 벽보와 선거후유증과 가쉽 거리들로 미주알고주알 쑥덕공론으로 일색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우리는 정리하고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고무줄은 한번 잡아당겼다 놓아보면 제자리로 다시 돌아와 제 모습을 찾는다. 그 상태의 정도를 보고 그 고무줄의 탄력성을 평가하여 좋은 제품인지 아닌지 판가름을 하게 된다. 물리학자들은 물체의 항상성(恒常性)-언제나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힘-을 비유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리고 시시각각으로 변모하는 사회에 적응해 나가려면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살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되거나 낙오자로 인식되고 발빠르고 변화무쌍한 사람은 인정을 받는 풍토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변화의 물결을 어디까지 보고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하는 정도 문제다.
역사 속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개혁파와 진보파는 언제나 공존하여 왔다. 물론 발전을 위한 대립과 양립은 필수조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내용없는 무조건적이고 상대적인 대립은 발전과 비례곡선을 그을 수 없다.
무조건 옛 모습 그대로 답보하자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점은 받아들이되 중심을 잃지 않는 가운데 새로운 것을 수용하여 진보하는 입장을 견지하자는 것으로, 본래의 기본 성질은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새 천년에 처음 치러진 이번 16대 총선은 여러 가지 각도에서 많은 교훈과 의미를 던져주었다. 오히려 더 술렁이는 분위기 속에 제자리를,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들은 다름아닌 우리들 자신이 아닌가 싶다.
이제 우리는 우리 본연의 모습을 살리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책무를 다해야 할 때이다. 아직도 그 흥분된 분위기에 휩싸여 이리저리 술렁거리며 뒷 얘기를 기웃거리는 일은 자제해야 할 때가 아닌 듯 싶다.
이제 새 천년에 걸맞는 국민들이 되어야 한다.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아는 지혜로운 자만이 새로운 세기를 의미있게 맞이하고 밝은 미래를 약속할 수 있을 것이다.
중심을 잃지 않는 가운데 변화 발전하는 자만이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다.
/도의회 이용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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