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은 저마다 부푼 꿈이 있으며, 가슴에는 뜨거운 정열과 따뜻한 사랑과 우정이 샘솟는다.
진정한 교육은 21세기를 주체적으로 살아갈 청소년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북돋아주고 자아성취 의욕을 불어넣으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바른 삶의 가치를 심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은 민족과 국가발전을 기약하는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의 청소년 교육의 실상은 어떠했는가. 오늘날의 심각한 청소년들의 부적응과 비행 문제가 기성세대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회피할 수만 있는가. 청소년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과연 무엇인가. 심각하게 논의하고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우리 국민은 세계에서 그 유례(類例)를 찾아볼 수 없는 높은 교육열을 자랑해왔다. 그러나 지식위주의 교육은 빈곤을 타파하고 눈부신 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으나, 학교 교육이 치열한 입시경쟁에만 치달으면서 교육의 가장 근본적 덕목인 인성교육에는 너무 등한시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인성교육의 부재문제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한탄해오면서도 그 책임을 학교 교육과 정부시책에만 전가해 왔다. 학교에서 교사들은 상급학교 진학에 방해가 된다는 학부모의 성화를 극복하고 교육 본연인 ‘인간교육’이라는 그들의 이상(理想)을 용기있게 실현할 수 있었는가. 부모들은 “나도 뒤질 수는 없다”는 교육열 때문에 과중한 가계부담을 안고 자녀를 사설학원에 보내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오늘날 교육이 학교에서만 이루어진다는 생각은 물론 잘못된 상식이며, 더욱이 인간교육을 주로 학교 교육에만 기대한다는 것은 너무 무리한 발상이다. 사실 가정과 사회는 바로 청소년 교실이며 인간교육과 생활교육은 일상 생활속에서 이루어진다.
세계적으로 청소년교육에 성공한 이스라엘의 가정과 사회 교육은 매우 튼튼하다. 모든 아버지는 일주일에 하루 ‘안식일’을 자녀를 위해 봉사한다. 그날은 자녀와의 사랑의 대화를 통해서 잘한 일은 칭찬해주고 잘못된 행동은 지적하여 바른 길로 일깨워준다. 또한 청소년들은 주 1일간은 유대교회에 나가 성직자 ‘랍비’로부터 정신교육을 받는데 그 교육의 근간은 유대인의 성전인 ‘탈무드’를 통해서 유대민족의 얼과 삶의 지혜를 배운다. 이러한 의도적인 가정과 사회교육의 힘은 지난 2000년간 나라없는 유랑생활을 하면서도 유대민족의 동질성과 훌륭한 유대문화를 계승해온 원동력이 되었다.
가장 훌륭한 가치관 교육은 모범에 의한 교육이다. 부모님의 백 마디 말보다는 평소에 정직하고 성실한 수범적 언행은 자녀에게 가장 좋은 보약이 될 것이다. 그래서 교육철학자 존·록은 “아이들은 어른의 말을 들으면서 자란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을 본받으며 자란다”라고 갈파했던가. 한편 어른들의 무심코 내뱉는 욕설 한마디, 한잔후에 기분 좋은 비틀거림이 자라는 어린이들에게는 하나의 모형으로 각인이 된다. 어른들은 즐길 것은 다 즐기고 귀찮은 것은 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은 바르게 자라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니 얼마나 비현실적이며 비교육적인 교육열인다. 불행하게도 총명한 청소년들은 이러한 어른들의 속마음을 꿰뚫어보고 있으며, 이러한 어른들의 모든 것에 대해 냉소적이기 쉽다. 그들의 마음(心性)은 점점 더 반항적이고 부정적이어서 일부 정치가와 학교 선생님에 대하여 그리고 심지어 부모님에 대해서도 실망하고 있으며, 도덕성의 불감증이 깊어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들이 미처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오늘날 청소년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사회 정의를 구현하고 사회를 도덕적으로 선도해야할 일간 신문들이 청소년들의 비리와 타락 현장을 원색적이고 심층적인 보도로 부채질해도 아무도 제재할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교육환경이다. 방송도 마찬가지다. 취지는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 본드 흡입이나 청소년 성폭력 현장 등을 여과없이 그대로 보도한다고 하지만, 충동성과 모방심리가 강한 청소년들은 그 장면을 보고 깨닫기 전에, 호기심을 가지고 잘도 배운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이제라도 어른들은 내일의 주역인 청소년들의 탈선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반성하고 바람직한 인성교육에 총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 학교는 바르고 진취적인 인간교육에 힘쓰고, 우리의 교육열은 좀더 합리적이고 진지하게 발휘하여 귀여운 자녀들의 심신(心身)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지금 청소년들은 일방적인 훈계보다는 자신들과 똑같이 고민하고 웃고 울며 감정의 표현이 솔직한 부모님을 원한다. 진정한 사랑의 대화를 통해서 그들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유해 교육환경을 근절하고 건전한 청소년 문화형성을 위한 국민계도에 모든언론이 솔선하여 지속적으로 추진하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청소년 교육문제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요 막중한 과제이다.
/허강욱(전 전주기린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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