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지구촌 전체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988년 ‘타임지’는 ‘그 해의 인물’로 사람 대신 ‘지구’라는 혹성을 선정함으로써 지구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그것은 바로 환경문제이다. 그 실상은 ‘지구환경보고서 1990’에 이미 잘 나타나 있다. 그에 의하면 지구의 물리적 상태에 대한 변화를 토양유실, 산림지역의 감소, 목초지의 황폐화, 사막의 확장, 산성비, 오존층 파괴, 온실효과, 대기오염, 생물종(種)의 손실 등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그외에도 산업화의 부산물인 독성물질의 처리, 폐기물 오염, 수질오염 등으로 지구촌 전체가 혹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와같은 지구촌의 위기는 바로 생태학적 위기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제 지구촌 전체의 생태계는 그 스스로의 자정능력과 재생능력마저 점차 상실해가고 있다.
그런데 인간들은 어찌하여 그토록 어리석고 무모한 짓을 거리낌없이 행하여 왔는가. 그것은 겨우 한치 앞 밖에 내다 볼 줄 모르는 인간들의 무지와 무절제한 탐욕과 교만이 결국 스스로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그같은 자승자박의 우(愚)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우리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은 어느덧 쓰레기 강산으로 변해가고 있고 푸른 국토는 도처에서 훼손·잠식되어 가고 있다. 그 웅장하고 힘차게 뻗어있는 백두대간마저 어느새 무참히도 파괴되어가고 있다. 개발과 복지라는 허울좋은 각양각색의 명분앞에 우리의 국토는 하루가 다르게 더욱 망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자연녹지는 날이갈수록 줄어들고 푸른산은 상처투성이로 얼룩져 가고 있다. 온 강과 산야는 폐수와 쓰레기더미로 오염되어가고 있다. 이미 대기오염으로 찌든 회색빛 도심에서는 숨도 마음대로 크게 못쉴 정도가 되어 버렸고 아예 도시에서는 수돗물 조차 마음대로 마실 수 없어 새벽부터 물통들고 약수터 찾아가는 일이 매일 일과처럼 되어버렸다.
더 잘 살아보자고 한 짓이 기껏 국토를 망가뜨리고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마저 가져왔다면 이 얼마나 어리석고 한심한 일인가. 문득 노장(老莊)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지금으로부터 2천년이 넘는 춘추전국시대에 이미 그들은 오늘의 공해시대를 예견한 것은 아니었을까. 인간의 인위적인 것을 부정하고 무위와 자연을 삶의 도덕적 표준으로 삼아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자연질서를 구가하던 그들의 사상과 삶의 지혜는 오늘의 공해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선견지명의 교훈이 아닐까.
자연은 결코 정복이나 파괴의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그를 보전하고 그에 순응함이 삶의 지혜요 순리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도 자연계의 일부이며 자연을 파괴하게 되면 결국은 인간 스스로를 파괴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자연을 적절히 관리·조작·이용함으로써 인간의 삶의 질을 가일층 향상시킬 수 있다. 대체로 지금까지 인류는 그렇게 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연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과 일방적인 조작으로 인해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이 심히 훼손·파괴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국토와 자연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공동자산임과 동시에 우리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영원토록 함께 누리고 살아갈 삶의 터전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1990년대 초에 ‘환경정책기본법’을 비롯 ‘자연환경보전법’과 ‘수질환경보전법’등 자연환경보전을 위한 기본적인 법제도를 마련해 놓은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동안 법 운용을 어떻게 해 온 것인지 각종 명목으로 자연을 훼손·파괴한 사례가 너무도 많았고 더욱이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부터 그같은 경향이 더욱 많아졌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지금은 비록 우리의 생활환경이 다소 불편할지라도 자연을 자연 그대로 최대한 보전하고자 하는 환경윤리적인 정책적 배려가 절실한 시점이다. 왜냐하면 자연은 한번 훼손·파괴되면 거의 영구적으로 그 회복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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