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은 양대선거가 치러지는 선거의 해이다.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고, 12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현재 각 정당들은 양대선거에 출마할 후보자 선정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언론은 이 사실을 빠짐없이 보도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지방선거와 관련, 많은 지면과 시간을 할애해 유권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선거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해 선거법을 위반해 가면서 편파적으로 보도한 언론사 간부가 고발당하기도 하고 전현직 언론인들이 후보진영에 앞다투어 합류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지난 총선에서 단일한 대오를 형성해 낙천·낙선운동을 전개하던 것과는 달리 단체 특성에 맞는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부른다. 유권자인 국민이 자신을 대신해서 정치를 해 나갈 대표자를 뽑는 합법적인 절차이기 때문이다. 선거가 잘 돼야 국민이 편안하고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다. 그럼에도 선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이미지는 좋지 않다.
선거 때마다 약방의 감초 마냥 불법, 타락, 금전살포 같은 부정선거가 이루어졌고 후유증을 앓아왔다. 심지어 대의정치에 충실해야 할 당선자들은 마치 권력을 위임받은 양 국민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들만의 잔치를 벌여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선거문화를 바꾸어야 정치문화를 바꿀 수 있고 이를 통해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으며 잃어버린 유권자의 주권도 되찾아 올 수 있다.
이를 위해 각 정당과 정치인, 선관위 등이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이런 움직임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매개체는 역시 언론이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의 관심을 끌게 하는 것이 시민단체이다. 따라서 양대 선거에서 언론과 시민단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선거는 국민의 다양한 정치적 의견들이 표출되고 상이한 의견들이 대립·논쟁하는 구도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논쟁을 거칠 때 민주적인 의견이 다듬어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색깔의 후보자들이 대결하는 인물싸움의 장이 아니라 후보자의 다양한 사상과 차별적인 정책이 부딪치는 장이 되어야 하고, 유권자는 학연·지연·혈연 등 원시적인 방법에 의한 선택이 아니라 차별적인 정책이나 사상을 비교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선거가 정치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유권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누가 당선될까로 관심을 몰아가는 것이 아니라 선거의 중요성과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를 토론해가는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성숙한 문화를 만들어갈 의무가 언론에 있다.
언론사 출신이 후보진영에 합류하고 언론사는 전관예우에 따라 한 줄이라고 더 보도해주고, 그 결과에 따라 공과가 평가된다면 이는 '신 관언유착'이며 정치문화 발전에 장애가 될 것이다. 칼보다 강하다는 펜의 힘을 가진 언론에서 권력을 가지고도 해결하지 못했던 후진적 정치문화를 바꾸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보도에 임한다면 언론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높아갈 것이다.
시민단체 또한 정치·선거문화 개선에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 유권자 교실을 개설해 유권자의 권리와 의무, 선거법 등을 중심으로 교육해서 선거 관련 자원봉사를 할 수 있고 선거 이후에는 의정감시 역할도 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시민운동의 저변을 확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공청회나 토론회, 공약평가, 정책제시 등 초보적인 것에서부터 생활정치 변화를 위해 직접참여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후보자들을 비교하면서 합법적인 틀 내에서 낙선운동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올해 양대 선거에 언론과 시민단체의 역할에 거는 국민적 기대는 크다 하겠다.
/ 최형재 (전북시민운동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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