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두 종류의 중요한 어구가 있다. 하나는 '나와 너'라는 말이요, 또 하나는 '나와 일'이라는 말이다. 달리 표현하면 나와 너는 대인관계를 뜻하고, 나와 일은 대물관계를 의미한다.
나와 너와 일, 이 세 단어처럼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말은 없을 것이다. 산다는 것은 결국 나와 너와의 만남이요, 나와 일과의 관계다.
만남과 관계의 연속
인생은 만남과 관계의 연속이다.
우리는 매일 부모 처자와 만나고 스승과 친구를 만나고, 선배와 동료와 후배를 만나고, 친척과 이웃과 많은 시민을 만난다. 세상에서 만남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이처럼 대인관계를 떠나서 인생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람을 대하고 일을 수행할 때, 누구나 반드시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행동 원칙이 있다.
첫째는 시간을 지키는 것이요, 둘째는 질서를 지키는 것, 셋째 약속을 지키는 것, 넷째 분수를 지키는 것, 그리고 다섯째는 예절을 지키는 것이다. 이것을 안병욱님은 인간생활의 '5수 원칙(五守原則)'이라고 하였는데, 이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예절에 귀결된다.
인간이 다른 사람들과 모여 사회 공동생활을 할 때, 저마다 지켜야 할 행동질서와 사회적 규범을 일컬어 예라고 한다. 예절은 인간사회의 기본 질서이며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한 실천윤리다.
중국의 고전인 {예기}는 예를 일컬어 "身之幹也 國之幹也"라고 했다. 우리 몸의 척추처럼 중요하며 나라를 지탱하는 근간이라는 뜻이다. 예절을 지키지 않는 것이 무례요, 결여되면 결례요, 어긋나면 비례요, 잃어버리면 실례다.
이러한 행동은 남에게 불쾌감을 주고 주변으로부터 빈축을 사고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다. 언제 어디서나 배척과 혐오의 대상이 되며, 그는 사회에서 설 땅을 잃어버린다.
공자는 {논어}의 맨마지막인 [요왈]편에서 "不知禮면 無以立也라"고 천명했다. 예를 알지 못하면 그는 인간사회에 존립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이 말은 동서고금에 두루 통하는 사회생활의 중요한 진리다. 예절은 인간 평가의 중요한 기준의 하나다.
예절에 어긋나면 결코 남의 신뢰와 존경을 기대할 수 없는 법이다.
사회생활 진리-평가 덕목
국보 제1호인 남대문을 '숭례문(崇禮門)'이라고 명명한 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예절을 숭상하는 백성이 되어야 한다. 지구촌과 세계화 시대에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려면, 그리하여 세계인의 신뢰와 존경을 받으려면, 광명정대한 정신을 바로 세워야 한다.
기원전 7세기 중국의 사상가 관중도 그의 저서 {관자}에서 국가를 유지하는 네 가지 중요한 원칙과 강령을 설파했다. 그 첫째로 예절을 들었고, 그밖에 정의·청렴·염치를 말했다.
어떠한 조직에서든지 '예·의·염·치(禮義廉恥)'를 지켜야만, 건전한 단체로 도약 비상하는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예절 한국의 건설 ― 이것은 우리 국민이 앞으로 힘써야 할 가장 중요한 정신적 과제다. 문화국민은 모름지기 예절을 지켜야 한다. 예절은 교양인의 덕목이자 지성인의 자질이며 문명인의 자랑스런 품격이다.
/이용숙(전주교육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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