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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법조계도 여성시대

 

 

 

 작년 연말에 제44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자를  발표했는데, 여성 합격자가 전체합격자 중 25%를  차지했다. 그 뿐만  아니라 최연소 합격자,  수석합격자, 최고령합격자 모두가 여성이었다.

 

 

 또한 올해 연수원을 수료한 제32기 연수생들 가운데서 예비판사 지원자  중 50%가, 검사 지원자 중 26%가 여자 연수생들이었다.

 

 

 그 동안 남성들이 전유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던 법조계에도 여성들이  대거 진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법관을  희망하는 여성지원자는 오래 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지만, 검사를 희망하는  여성지원자는 최근 2∼3년 사이 비약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檢事희망 비약적 증가세

 

 

 그런데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부 남성 법조인들은  '드디어 법조계도 사양 산업이 되었다'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여성 법조인들의  수가 증가하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필자가 연수원에 다니고 있을 때 진보적이고 자유주의자라고 소문이 난  어떤 부장판사님마저도 '여자 연수생이 갈수록 늘어 남성들의 자리가 위협받게 되었다'라고 한 것을 보면 여성 법조인의 수  증가를 싫어하는 것이 일부 남성 법조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몇 년 전 여성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최초로 탄생할 지 여부가 법조계 내부에서 상당한 관심을 끈 적이 있다. 그 때 그  대상자의 이혼 및 재혼 경력이 고법 부장으로의 임용 여부에 문제가 되었다는 내용이 신문에 보도가 된  적이 있다.

 

 

 결국 그 대상자가 고법 부장판사로 임명되기는 하였지만,  남성이었다면 '개인의 사생활일 뿐'으로  끝났을 일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렇게까지 심각한 문제로 되었다는 점이 아쉬웠었다.

 

 

 얼마 전 2. 12.자 법원 인사에서 네 번째의 여성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임명되어 앞으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되는 것이  그다지 특이한 일이 아닌 것이 되었다.

 

 

 또 검찰에서는 앞으로 2, 3년 내에 최초 여성 부장검사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벌써부터 일부  남성 평검사들은 '여자 부장  밑에서 어떻게 근무를 하느냐' 혹은 '그 밑에서  일하느니 차라리 그만 두겠다'라는 말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이러한데 막상 승진  여부가 문제가 될 때 검찰 내부에서 나올 수많은 부정적인 반응이 충분히 예상이 된다.

 

 

 도대체 여성은 왜 고등법원  부장판사나 부장검사가 되는데 있어  남성과는 다른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것일까. 여성은 그 지위에서 요구되는 자질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일까.

 

 

 이와 같은 논란이 생기는 이유는  법조계 내부에서 여성의 수가  적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남성의 보수적인 시각과 특권 의식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프랑스에서는 여성 법관이  전체의 80%에 달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도 그 나라에서는 여성 법조인의  비율이 너무 높다는 비판보다는  여성이 갖추고 있는 섬세함과 자상함이  법관에게 요구되는 자질에 더  맞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물론 프랑스에서도 처음부터 이런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 것이 아닐 것이다.

 

 

남성 특권의식 이젠 버려야

 

 

 우리 나라도 아직은 여성 법조인의  수가 적지만 점차 그  수가 많아지면서 고위직으로의 승진자도 많이 생긴다면 앞으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임용  여부가 논란이 되는 일은 없어지지 않을까. 여성 법조인으로서 첫 번째라는 이름을 가진 선구자들의 어깨에 그 희망을 실어본다.   

   

/황은경(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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