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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무엇이 진정한 부모 역할인가

1. 얼마전에 개봉된 '아이 앰 샘(I Am Sam)'이라는 영화의 내용이다.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샘이라고 하는 사람은 7살의 지능을 가진 정신지체 장애인이다. 떠돌이 여자에게 지낼곳을 제공했던 셈은 그녀 사이에서 너무나도 예쁜 딸 루시를 얻지만 퇴원하자마자 도망간 루시의 엄마 덕에 홀아비가 되면서부터 그의 눈물겨운 양육기가 시작이 된다.  

시도 때도 없이 보채며 울어대는 루시 때문에 샘은 힘들기도 하지만 루시가 점점 자라면서 샘과 딸 루시의 하루하루는 행복하게 진행되고 이들 부녀에게 부족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샘은 루시를 최선을 다해 돌보고, 일을 하면서도 함께 공원에 놀러가는 것과 잠자기 전 딸에게 책 읽어주는 것을 빼먹지 않는 성실한 한 아빠의 역할을 한다. 

 

아동복지는 사랑으로만 보장 

 

그러나 루시가 샘의 지능과 똑같은 7살이 되면서부터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때부터 이 영화는 묘하게도 어린애 같은 어른과 어른 같은 어린애가 그들의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얼마나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지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샘이 다른 아빠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루시는 어린애 답지 않게 중요한 것은 아빠가 자기와 함께 있어주는 거라면서 아빠를 위로할 뿐 아니라 아빠의 지능을 추월하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학교 수업을 게을리 하게 된다. 

 

그러나 학교와 사회복지기관에서는 샘에게 양육능력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강제로 샘으로부터 루시를 빼앗아 양부모에게 입양하고, 샘에게는 단지 주 2회의 면회만이 허용된다. 말하자면 지적 능력의 부족은 아이를 키울수 없다는 그들의 결론이었던 것이다.  

2. 한편 샘은 양육권을 되찾기 위해 변호사를 구하게 되고, 마침내 이기적인 여성변호사 리타가 샘을 동정해서가 아니라 동료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무료로 샘의 사건을 맡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변호였지만, 리타라고 하는 이 여성변호사는 떨어져 있어도 함께 있으려는 샘과 그의 딸 루시의 눈물겨운 노력을 보면서 오히려 자신의 문제를 풀게 된다. 즉 변호사 리타는 자타가 공인하는 지적인 어머니이자 아내이며, 물질적 풍요를 보장할 만큼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바쁜 일과로 아들과 소통하는 법을 잊었고 남편은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게 된다. 결국 이 영화는 묘하게도 우둔한 샘의 가정과 지적인 리타의 두 가정의 대비를 통하여 아동의 복지는 부모의 물질적 풍요나 지적인 능력이 아니라 그들에 대한 사랑에서 보장된다는 사실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이 영화는 '때로 갖고 싶은 것, 더 원하는 것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사랑이다'라는 루시의 뭉클한 말을 통해 무엇이 진정한 가족의 의미인가를 관객들에게 묻는다.  

즉 사랑으로 굳게 맺어진 샘과 루시와의 관계와 아들에게 물질적인 풍요만을 안겨주는 변호사 리타의 아들 윌리와의 관계를 대비시켜 많이 배웠다고, 많이 가졌다고 행복이 비례해서 커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법원은 루시의 동겨양육권을 양부모에게 주지만 양부모는 샘과 루시 부녀간의 애정에 감복해 딸을 샘에게 돌려주면서 이 영화는 그 막을 내린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 제기 

3. 사실 이 영화는 처음에, 딸보다 정신연령이 낮은 장애인 아빠가 딸을 제대로 키울 수 있는가하는 질문을 관객들에게 툭 던져놓지만, 사실상 이 영화가 근본적으로 집착하는 것은 장애, 비장애를 떠나 '누가 진정한 부모이여 가족인가'에 대한 물음을 마지막까지 보여주고 있다.  

장애를 가진 샘은 겉보기에는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없는 듯 인식되지만, 실상 샘은 비장애인 부모들이 늘상 하는 '어떻게 하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라는 한결같은 고민과 늘 딸과 함께 있으려는 사랑과 애정을 통해, 다른 아버지들에 비해 양육능력이 뛰어 나지는 못하지만, 그가 좋은 아버지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필자가 이 한편의 영화를 소개하는 이유는 자녀교육때문에 '무엇이 진정한 부모의 역할인가'를 고민하는 우리시대의 부모들에게 하나의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석희(전주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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