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애(교육혁신위원회 위원)
멀리 모악산 정상이 환히 보이면서 아침 햇살이 베란다에 가득하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몰아치던 눈보라에 길 건너 건물조차 분간하기 어려웠던 때가 있었는데, 새해가 밝으니 어느새 먼 옛날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아직 도로 곳곳에는 그 당시 쌓였던 눈들이 얼어붙은 채 남아 있고 쓰러진 비닐하우스가 온전한 제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깜빡하여 눈길 주지 못한 사이 아파트 베란다에 두었던 베고니아 잎이 얼어버렸다. 빛을 향해 잎이 굽어지는 성질이 있는 화초들이 몹시도 추웠던 날 밤 추위를 이기지 못했던 것이다.
저울 중에서 가장 정밀도가 높은 것은 천칭(天秤)이라고 불리는 맞저울이다. 지렛대의 중앙을 받침점으로 하고 자유로이 상하로 움직일 수 있게 함으로써 한 쪽에는 측정하고자 하는 물체를 올려놓고, 다른 쪽에는 분동을 놓아 양쪽에 작용하는 힘이 균형을 이루는 수평 원리를 이용한 저울이다. 저울로 물체가 지니는 고유한 양인 질량을 측정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영점을 맞추는 일이다. 영점을 조절하는 것은 저울에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은 상태에서 좌우대칭 균형을 이루는 작업이다.
사회의 불평등과 교육의 불평등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오늘날 천칭의 균형감각은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 나라의 장래이며 희망은 교육에 있고, 교육은 우리 사회에 평형의 상태, 균형의 상태, 좌우 대칭의 상태를 만들어준다.
계층간에 심한 격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던 GDP 6% 교육재정의 안정적인 확보가 시급하다고 본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이래 교육재정의 GDP 대비 비율은 계속적으로 하락하여 2005년에는 4.2%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방채를 포함해도 4.4% 수준이다. OECD평균과 비교하면 GDP 대비 공교육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지만 이 역시 정부가 부담하는 교육비보다는 학부모가 부담하는 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학부모의 교육부담을 줄이고 사교육비를 절감하여 공교육을 살려, 신뢰와 만족을 주는 교육강국을 만들어야 한다. 2001년 이후 4년 동안의 전라북도 14개 시군에서 투자한 교육경비보조금을 보면 자치단체별로 너무도 큰 차이가 나고, 지방세 대비 교육보조금의 비율은 대부분이 1%내외인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교육의 기회와 과정 그리고 결과에 까지 사회적 불평등이 재생산된다면 자치단체는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도내 학생의 38%가 교육받고 있는 전주시가 앞장서고 각 시군이 그 역할을 다하여 적극적으로 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여 인재를 양성하고 훗날 그들이 고향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기 바란다. 그래야만이 잠시 추위에 쓰러졌다가도 사랑으로 다시 일어서는 화초처럼 우리도 미래를 꿈꿀 수 있지 않겠는가.
△조위원은 월간 시문학을 통해 문단에 등단했으며,시집으로 풀대님으로 오신 당신 흔들리는침묵이 있다. 현재 정읍여중 교사
/조미애(교육혁신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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