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모(농업연구원 정책기획실장)
복분자는 예부터 한방에서 강장과 당뇨 등의 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현대의학에서도 항암과 면역증진 등의 효과가 인정되어 기능성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복분자가 최근 농가의 고소득 작목으로 각광받고 있음은 물론 농업이 어떻게 지역경제 성장의 핵심산업으로 기능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복분자하면 고창
아직까지 고창하면 수박이지만, 최근에는 고창군 전체 농가의 18%가 복분자를 생산하고 있으며, 재배면적으로 보면 전국의 46% 이상을 차지하는 복분자 제1의 주산지가 되었다. 복분자하면 고창이 된 것이다. 복분자 재배가 농가소득에 기여한 바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전국에서 최초로 복분자 제조업체가 설립되어 현재 제조업체 수와 매출액에서 전국 제1의 중심지가 되었다. 여기에는 고창군의 지원과 농업 생산자 조직의 많은 노력이 깃들여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농산물 가공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고창군은 복분자의 생산에만 머물지 않고 가공산업을 통해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1993년 처음으로 복분자주 공장이 생긴 이래 복분자 한과, 음료 등의 제조업체만도 7개로 늘었다. 이에 따라 복분자주는 매출액 기준으로 군내 제조업체의 5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복분자주 5개 업체의 부가가치 창출액은 연간 약 177억원에 이른다. 이는 고창군 전체 제조업 부가가치 생산액의 26%를 차지하는 것으로 복분자는 고창군 지역경제의 핵심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물론 고창군이 제조업이 발달하지 않은 농업중심의 지역이기는 하다. 그러나 복분자 가공산업에 농산물 생산으로서의 가치까지를 더하면, 복분자를 통해 농업이 어떻게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는지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농업, 개별 농산물이 아닌 지역경제 관점으로 보자
흔히 농업의 어려운 현실은 농업구조의 다각화와 6차 산업화로 이겨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 앞서 농업을 지역경제의 관점에서 보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복분자 사례에서 보여지듯 농업이 연관산업과 결합하여 지역경제 발전에 핵심적 원동력을 제공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임실의 치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지역경제의 관점에서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농업지역에서 농업을 지역경제 전체적 관점에서 접근할 때, 지역농업이 활성화되고 지역경제가 더욱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점이 우리 지역에서 농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황실장은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농 전북도연맹 정책업무를 담당해 왔으며, 현재 전북대 농업경제학과 박사과정으로 지속가능한 지역농업과 지방농정의 발전을 위한 현장밀착 연구?실천활동을 하고 있다.
/황영모(농업연구원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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