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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스크린쿼터-농업-한미FTA - 황영모

황영모(지역농업연구원 정책기획실장)

우리 정부가 스크린 쿼터를 미국의 요구대로 현행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하기로 한 방침에 대해 영화계가 릴레이 단식농성과 영화제작 중단 등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영화인이 강력 반대하는 스크린 쿼터 축소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추진에 앞서 광우병으로 수입이 중단되었던 미국산 쇠고기 재수입과 함께 미국이 강하게 요구했던 전제조건이었다. 영상산업은 우리나라 GDP의 1/100에 불과한데 미국이 이렇게 집착하고 있는 것은 무언가 있을 법 하다는 개연성을 암시한다.

 

한편 정부는 지난 2일 미국과의 무역에 있어 관세를 철폐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올 연말 안에 완료할 것을 골자로 협상개시를 공식 선언하였다. 여기 저기에서 대미 무역흑자가 98억달러에서 9억달러로 감소하고, 보건의료 및 교육분야의 사유화가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투자의 완전 자유화로 인한 초국적 금융자본에 날개를 달아주고, ‘옷 팔아 쌀 사먹는 처지’로 농업분야의 막대한 피해가 전망되고 있다.

 

 

한미 FTA 최대 피해는 농업

 

자유무역협정이 양국간 품목의 관세를 없애 무관세로 들여오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에 농업과 같이 민감한 분야의 영향은 무척 크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농산물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가를 국내 농산물 가격에 비교해 보면 쌀 22.5%, 콩 8.8%, 냉동 쇠고기 27.9%, 옥수수 33.7%, 건고추 29.8%, 토마토 56.2%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산 농축산물에 관세율을 0%로 없앨 경우 미국산은 중국산을 넘어 우리 농축산물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이에 국책 연구기관은 농업분야 피해액을 쌀을 제외하고도 1조 1,500억원에서 2조 2,800억원에 이르는 등 생산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보고서는 한국의 농업부문 중 쌀시장 개방만으로도 미국 농산물 수출이 최소 20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칠레 FTA 피해액 3천억원에 비했을 때 가히 ‘비극적’이다. 여기에 WTO/DDA 농산물 시장개방을 눈 앞에 두고 있으니 우리 농업의 ‘희망찾기’는 암담해 보인다.

 

 

영화산업과 농업, 그리고 국민적 지지

 

스크린 쿼터 축소 저지를 위한 영화인들은 ‘제 몸 반쪽난 기분이며,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스크린 쿼터 축소는 영화산업의 미래를 떠나 문화주권까지 미국에 내주는 꼴’이라며 강변하고 있다. 농민들이 ‘농산물 시장의 완전개방은 농업의 막대한 피해는 물론 식량주권까지 내주는 것’이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까지 주장한 것과 같다.

 

그래서 ‘후안무치한 미국과 이에 동조하는 정부를 믿지 말고 스크린 쿼터를 지켜낼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보태달라’는 영화배우 안성기 씨의 호소가 벼랑 끝에 내몰려 ‘우리 농업을 지키자’고 주장하는 농민들의 절규로 들려오는지도 모른다.

 

/황영모(지역농업연구원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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