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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떡문화의 부활 - 고영곤

고영곤(농협대학장)

‘그림의 떡’이라는 말은 우리 전통문화의 한 단면이다. 좋은 것, 갖고 싶은 것, 원하는 것임에도 실제로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이 그림의 떡이라면 떡은 바로 그런 바라는 것의 상징 아니겠는가.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속담 또한 떡이 좋은 것임을 나타낸다. ‘떡 주무르듯 한다’는 말도 우리 조상들의 솜씨나 손재주를 암시한다. 사실 떡은 우리에게 가장 오래된 음식 중의 하나이다. 아마도 같은 단음절 단어인 쌀이나 밥과 맥을 같이 한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설, 추석, 단오 등 각종 명절이나 생일, 제사 등 중요한 행사에는 떡이 필수품이다. 식량부족 시대에는 ‘개떡’으로 주린 배를 채우기도 하였다.

 

확실치 않지만 이미 청동기시대 또는 철기시대부터 떡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삼국시대 유적에서는 어김없이 시루가 발견되고 고구려 안악3호 벽화에는 시루에서 김이 나는 장면이 있다고 한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남해왕이 세상을 뜨자 성스럽고 지혜로운 사람은 이(齒)가 많다하여 떡을 물어 이가 많은 사람이 왕을 하기로 하여 유리가 왕위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있다. 백결선생은 궁한 살림에 설에도 떡을 못하는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거문고로 떡방아소리를 연주했다 한다.

 

우리 문화에서 이처럼 뿌리 깊은 떡은 한동안 서양 풍물에 밀려나 겨우 명맥을 이어가는 듯 했다. 각종 제과점 빵집 햄버거가게 등이 대로변에서 버젓하게 밝은 조명과 어엿한 간판으로 그 위세를 자랑할 때 떡은 뒷골목이나 재래시장 구석의 떡 방앗간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른바 ‘케이크’나 생과자 식빵 등은 현대적인 것이고 문화적인 것인데 반해 떡은 구시대적이고 촌스러운 것으로 잘못 인식되어 왔던 것은 아닐까.

 

최근 떡의 부활조짐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음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세계 최대의 다국적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국내점에서 떡을 판매한다는 소식에 반가워하면서도 과연 성공할까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그런데 당초 3개 점포에서만 팔 던 떡이 최근 50개 점포로 확대 되었다는 소식이다. 촌스러운(?) 떡이 현대적인 커피와 손을 잡은 것이다. 정읍 출신의 홍일태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맨몸으로 상경하여 강남에서 떡집을 운영하여 부자가 된 성공담을 ‘9평 가게로 백만장자 되기’라는 책을 써냈다. 국내 스타벅스 제1호점이 개설되었던 이화여대 근처에 있는 떡집도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한다. 최근 각종 공식행사에서는 축하 케이크 대신에 시루떡 절단이 식순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생일 선물로 정말 그림같이 예쁘고 맛있는 떡을 주고받는 사람도, 그런 떡을 만들고 배달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떡 문화의 부활은 쌀 소비를 늘리는 효과도 클 것이다. 한때 최고 130kg을 넘던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이젠 80kg도 안 된다. 정부가 쌀농사를 않는 논에 보조금을 줄 정도가 됐다. 쌀의 고장, 맛의 고장, 전통문화의 고장 전북이 떡문화의 부활을 선도하는 방안을 찾아보면 어떨까. 각종 축하행사 축하선물 등에 떡을 이용하고 학교급식 간식용으로도 좋을 것이다. 떡문화 연구나 새로운 감각의 떡제품 개발과 마케팅도 필요하다. 초등학교 소풍 때 어머니가 싸주시던 무지개떡이 그립다.

 

/고영곤(농협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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