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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통폐합, 민영화에도 과학적 근거를 - 한기봉

한기봉(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 사무처장)

'규모의 경제'는 생산설비를 확대하여 생산량을 증가시키면 어느 한도까지는 평균비용이 감소하여 이윤이 증가하나 이 한도를 넘어서면 관리비용의 증가, 조직의 경직화에 의해 평균비용이 다시 증가하고 이윤이 감소한다는 경제이론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기업 또는 기업가는 평균비용이 최저이고 이윤이 최고인 생산규모를 선택하여 설비투자를 하고 생산조직을 만들어 생산활동을 하여야만 이윤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이 이론을 공기업통폐합에 적용시키면 유사한 업무영역을 가진 공기업을 통폐합할 것인지 단일기업이라도 분할하여 비용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최대화할 것인지를 결정할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

 

최근 토공과 주공의 통폐합 문제를 두고 논란이 많다. 정부 방침은 주공이 토공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통폐합을 진행한다는 것이고 통합된 기관은 당초 주공이 이전할 영남지역의 혁신도시로 옮긴다는 계획인 모양이다. 이 같은 통폐합 및 이전계획의 윤곽이 드러나자 토공 임직원들과 전북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토공 노조는 얼마전 주공의 흡수통합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부사장실을 점거, 농성을 벌였다. 또 토공본사가 입주할 예정이던 전주완주 혁신도시 건설사업이 중단위기에 놓이자 해당지역주민들과 지자체들도 반발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토공 직원들에 따르면 토공은 환란직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하여 조직정비를 완료한 상태이고 주공은 구조조정이 덜되어 직원 수가 많은데 직원수가 많다는 이유로 주공이 주도적으로 흡수통합을 하게 되면 토공직원은 설 땅이 없다는 것이다. 전북도민들은 도민들대로 가뜩이나 지역경제가 낙후된 상태에서 토지공사의 전북이전계획마저 무산된다면 낙후 탈피의 속도가 지연될 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자칫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수 있는 이런 논란에서 간과되고 있는 것은 과연 토공과 주공의 통합이 꼭 필요하냐는 것이다. 이명박정부는 출범이전부터 정부부처통폐합문제를 들고나와 소모적 논쟁을 거쳐 자신들의 의지를 대부분 관철했다. 그러나 겨우 집권100일을 맞아 자신들의 손으로 통폐합시킨 국정홍보처 부활과 정무기능 강화를 거론하고 있다. 불과 100일 앞도 못 내다보고 야당과 진보, 여성, 교육계가 그토록 반발하던 정부조직개편을 밀어붙이더니 이제는 슬금슬금 원위치 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집권말기에는 정부부처수가 당초의 2배나 3배가 안 된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

 

주공의 설립목적은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조성된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하여 서민주택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데 있다. 또 토지공사는 택지는 물론이고 산업단지등을 조성하여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 설립된 공기업이다. 이처럼 두 공기업의 설립목적이 다르고 맡은 역할이 상이한데도 불구하고 굳이 통폐합을 시키겠다는 이유를 필자는 모르겠다.

 

혹자는 공기업의 방만한 운영과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 만성적자 등을 통폐합의 이유로 거론하고 감사원까지 나서서 분위기를 띄우고 있으나 얼토당토않은 얘기다. 방만한 운영이나 도덕적 해이 문제는 조직관리의 개선을 통해서 해결할 문제지 통폐합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만성적자는 공기업의 역할이나 공공재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억지 논리다. 이미 민영화된 대중교통수단(격오지 운행 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대하여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나 행정학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서시빈목(西施嚬目)이라 했던가? 제발 남이 한다고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따라 하지 말라. 조삼모사(朝三暮四), 조령모개(朝令暮改), 아전인수(我田引水)에 질린 국민들이 참다가참다가 목구멍으로 들어오는 독을 막으려 촛불을 켜지 않는가?

 

/한기봉(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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