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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천덕꾸러기쌀 효자만들기

소순열(전북대 교수)

너무 가까워 고마움을 쉽게 잊었을까. 다들 거창하게 쌀은 민족의 혼이요 역사와 문화를 지켜준 생명이라고 한다. 쌀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던 세대까지 분에 넘치게 쌀을 치레하고 있지만 쌀은 요즈음 서민의 생활을 지탱하는 디딤돌 역할을 단단하게 하고 있다.

 

쌀 국제가격이 치솟고 있다. 국제 쌀가격이 작년에 비해 3배나 올랐고 최근 몇 개월 사이 2배나 올랐다. 밀, 옥수수, 콩에 이어 쌀마저도 가파르게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5위의 식량수입 대국이다. 연간 1,400만톤 이상 곡물을 수입한다. 밀, 옥수수, 대두가 전체 수입물량의 무려 95%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쌀은 98%이상 자급하지만 밀, 옥수수 콩을 다 합해도 자급율은 5%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 쌀을 20-30%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국제 쌀 값 폭등이 그대로 우리나라에 전가되어 물가는 더 오를 것은 뻔하다. 그나마 소비자 물가를 6%이하로 된 것은 상대적으로 수급에 여유가 있는 쌀 덕분이다.

 

▲위기가 기회이다

 

과거 국제 쌀값 폭등은 일시적인 자연재해 탓이었다. 1980년과 1993년 두 번의 냉해로 한국과 일본이 쌀 수입을 하자 국제 쌀값이 순식간에 거의 세배나 뛴 적이 있다. 그런데 요즈음의 쌀값 폭등은 구조적인 요인 탓이 크다. 중국, 인도 등의 신흥경제국의 소비증가와 주요 수출국의 수출규제, 엎친데 덥친 격으로 올해 들어 나타난 기상이변으로 중국과 미국 곡창지대의 쌀 생산이 감소되었기 때문이다.

 

벌써 지구촌 전체에서 심한 쌀 파동을 겪고 있다. 아시아 곳곳에서는 쌀 품귀현상으로 서민들이 쌀을 사기위해장사진을 치고 있다. 필리핀 같은 나라는 수입물량이 부족하여 쌀 배급현장에 군대를 배치하여 질서를 유지할 정도이다.

 

만일 쌀 자급을 유지하지 못했다면 국제 쌀값 파동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쳐 국내 소비자물가는 더 큰 폭으로 올랐을 것이고, 이것은 라면, 자장면처럼 고스란히 서민들의 가계에 큰 부담을 주었을 것이다. 쌀은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국민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쌀 작황은 좋은 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재배면적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쌀생산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쌀 값은 작년 80kg 한가마당 15만원 하던 것이 최대 14만5천원까지 떨어지고 지고, 여기에다 유류비, 비료비 인상분 까지 합치면 농가경영비가 1조 4천억원정도 증가한다 하고 있다. 국내농민에게는 마이너스 소득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이후 쌀도 관세화로 개방된다. 지난달 DDA협상 결렬이후 조만간 미국,EU,중국 등 주요국과의 FTA 체결이 예정되어 있어 쌀 시장 개방확대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난 6월초 로마에서 식량위기 고위급 회의(Rome High Level Confrence on Food Security)가 개최되었다. 개막연설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식량위기는 위기이자 농업 재활성화의 기회'라고 하였다.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우리나라 쌀, 콩 농산물 가격 경쟁력이 자연스럽게 강화되었다. 위협이 기회가 된 것이다. 전북에서 생산되는 쌀이 새롭게 평가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새로운 쌀 수요의 창출 기회로 삼아야

 

쌀을 자급한다고 해도 세계적인 곡물파동을 비켜가기는 힘들다. 지구적 온난화 등 영향으로 기상이변이 자주 일어나 장담하기 어렵다. 당분간 지속될 에그플레이션 상황을 전북에서는 농업의 체질강화와 경쟁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줄어드는 쌀소비를 늘리기 위해 소비자 입맛에 맞는 쌀국수, 쌀빵, 쌀전통주 등 쌀가공품 개발과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 식품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여야 한다. 타작목과의 결합을 통해 농지이용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식량위기 더 이상 남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소순열(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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