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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금융안정의 회복과 시장의 신뢰 - 김영백

김영백(한국은행 전북본부장)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주식가격이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하는 등 극도로 혼란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정책금리 인하에도 신용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은행채, CP 등의 금리는 오히려 상승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금융시장 불안은 10월말 美연준과의 통화스왑 체결에 힘입어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으나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금융 및 실물 부문이 모두 불안해지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와 같은 상황에 대응하여 금리인하, 은행채 RP 매입, 총액대출한도 증액 및 수출입 금융지원을 위한 외환유동성 공급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국외에서 바라보는 우리경제에 대한 시각은 곱지 않다. 즉, 외신들은 한국경제의 위기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제적인 신용평가회사가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 경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한국의 단기외채 규모가 커 금융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데다 건설업체 및 중소기업체의 부실화 가능성 등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국내 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으로 은행권의 단기외채를 감당할 수 있고 기업의 부채비율이 외환위기와 비교하여 현저히 낮아진 점 등을 들어 이와 같은 우려가 지나치다고 주장한다. 경제지표는 외환위기와 비교하여 크게 개선되었는데도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금융위기를 겪고 있다면 이는 국내경제의 펀더멘털 문제 이외에 외국인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 부족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美연준과의 통화스왑 체결로 급속히 안정되었던 외환시장은 신뢰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한 예가 될 수 있다. 당시 급등세를 보였던 환율은 동 계약 체결로 큰 폭으로 하락하였는데 계약 체결로 확보 가능한 달러화 유동성이 외환보유액과 비교하여 큰 금액이 아니었음을 고려할 때 유동성 효과 이외에도 미국과의 정책공조로 외국인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가 일부분 회복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환율 급등의 이면에는 달러화 유동성 부족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한국경제에 대한 신뢰 부족이 작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뢰는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금융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전이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금융기관이 거래 기업을 믿지 못하여 기존대출의 연장을 거절하거나 신규대출을 꺼려할 경우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중소기업들은 도산하게 되고, 이로 인해 고용이 악화되면서 실물경제가 타격을 입게 된다. 기업이 도산하면 금융기관의 자산이 부실화되고 금융기관은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대출을 더욱 꺼리게 되어 신용경색은 더욱 심해지면서 금융과 실물부문간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금융위기는 유동성 부족에 의해 발생하지만 금융위기의 확산 및 실물경기 침체로의 전이는 신뢰 부족에서 기인하는 측면도 있는 셈이다.

 

따라서 국내외적으로 금융시장의 신뢰회복 노력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다양한 안정화 정책의 효과를 높이면서 금융과 실물부문간 악순환의 고리를 단절시키는 일이 긴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전북경제에 있어서는 정책당국이 금융완화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지역 금융기관들은 도내 유망 중소기업들에 대해 유동성 공급을 지원하고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등 금융위기 확산 방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기대해 본다.

 

/김영백(한국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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