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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서울 사람 지방 사람 - 정성록

정성록(남원서진여고 교사)

한국개발원구원(KDI)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003년 이후 최저치인 3.3%로 전망되며 실질국내총생산(GDP)증가율도 3년 연속 하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지면서 세계경제 전망도 흐려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이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어 갈수록 살기 어려워진다는 전망이다. 숫자 개념이 약해 1% 떨어지고 올라가면 어떤 결과가 오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당장 일자리 위축으로 이어져 취업의 문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생계형 취업자는 더 힘든 한겨울을 보낼 것 같다.

 

이처럼 어려운 현실에서 서민들은 힘들어 하는데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 정치적 이슈에만 혈안이 되어 있어 얄미운 마음도 생긴다.

 

특히 수도권규제완화에 대한 지방과 중앙의 대립은 보기 민망할 정도다.

 

수도권에서는 이 법이 과밀화와 무관한데도 불구하고, 규제를 예외 없이 적용하여 낙후지역 발전 기회를 제약하고 국가경쟁력을 저해하고 있어, 현실을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은 국토의 균형 발전이라는 큰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 한다. 그러나 지방에서는 수도권 규제 완화 방안이 수도권 과밀을 부채질하고 지방 경제를 고사시켜 공동화를 가져와 지방을 죽이는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수도권 공장 허용으로 우리 전북 지역에서는 지방산업단지와 농공단지 이전 예정 기업들이 잇따라 입주 의사포기를 하여 기업유치에 큰 어려움이 있으며, 도내 이전 예정기업들이 다시 물동량과 수송 여건이 좋은 수도권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수도권은 전 국토의 11.8%에 불과하지만, 인구는 전 국민의 49%, 은행 예금의 68%, 공공기관 청사의 85%가 수도권에 몰려 있어 모든 것을 독식하는 기형적 형태가 되어 버렸다.

 

250여 개 4년제 대학도 서울 소재 대학이 무려 22.5%가 되며 대학의 분류도, IN 서울대학 ? 지방대학으로 부르는 실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이 발표한 2007년도 대학 연구활동 실태조사 결과 4년제 대학 연구비 지원액 중, 수도권 소재 대학에 56.9%가 집중되어 수도권과 지방대학의 격차가 너무 심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현상들은 지방을 수직적 하위 관계로 생각하고 폄하하는 인식의 결과다. 지역이란 독특한 형태를 인정하지 않는 몰개성적인 사고의 발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이나 수도권이 각자 영역을 확보하고 특색있는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서로 잘 사는 길인데, 이런 체제에서 다시 수도권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고 하는 것은 분명히 생각해 볼 일이다

 

같은 형제라도 신체적 여건이 좋지 않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자녀는 부모의 관심이 특별히 커서 형제끼리도 균형을 잡아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 가정의 모습이다. 적자생존의 법칙은 정글에서 적용될 때 균형이 생기는 것이지 인간사회에서는 오히려 다른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모든 상황을 무시하고 같은 조건에서 출발하는 것은 기회의 균등이 아닌 역차별적 성격이 짙다. 기회는 공정하게 하되 지역 여건과 상황에 맞는 적재 적절한 시책과 법률을 적용해야 국토가 균형 발전하여, 온 모든 국민이 그 혜택을 받는 것이다. 서울에 가면 가장 부러운 것이 지하철 노선과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적 공간과 시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여유를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물론 이와는 다른 역작용도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직?간접적으로 서울 특별시민과 수도권 사람들이 유독 특혜를 받는 것 같아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인지 수도권공화국인지 헷갈린다.

 

왜 중앙과 지방을 굳이 분리시키고 지방은 도외시 당하면서 차별을 받아야 하는가? 수도권 공화국이 아님은 분명한데, 전북지역에 산다는 것이 자랑스럽게 생각되는 시기는 언제쯤 올까요. 누가 알려 줄 사람 없습니까?

 

/정성록(남원서진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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