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배우시고 높은(?)자리에 계시는 것처럼 보이는 분들이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카메라 플래시를 피해 고개를 감춘 채 황급히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요즘 뉴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항상 그랬듯 이 정권 말기에도 레임덕 현상은 어김없이 우리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고 치솟는 물가와 경기 악화로 가뜩이나 무거운 마음에 정부에 대한 불신까지 더하고 있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그렇듯이, 정부 각 부처의 장관 이름조차 잘 알지 못하고 겨우 대선, 총선에 투표하는 것이 유일한 정치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하는 정치 문외한인 내가 한숨을 쉴 정도면 정치에 관심 있는 국민들이라면 분통 터지고 울화가 치미는 현실이 아닐 수 없겠다.
온갖 비리로 구속되는 고위 공직자들을 보면 ' 이 시대에 황희, 맹사성 같은 청백리는 기대할 수 없나?' '판관 포청천(包靑天)처럼 공명정대한 공직자는 있을 수 없나?'하는 생각을 해 본다. 후세에 청백리로 기억되어 남을 공직자는 없고 온갖 비리로 임기를 다 채우지도 못하고 중도 하차하거나 퇴임 후에도 불미스러운 일로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는 공직자들만 셀 수 없이 많으니…. 오죽하면 그동안 정치와 연관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왠지 정치와는 거리가 멀 것만 같은 인사가 대권 주자로까지 거론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겠는가? 그만큼 우리는 청백리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독일의 국제 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CPI)에 따르면 한국은 10점 만점에 5.4점을 받았고 183개국 중 43위에 머물렀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27위이며 아시아에서도 싱가포르, 홍콩, 일본, 대만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검찰, 감사원 등 사정기관 마저도 비리에 연관되어 언론에 자주 등장하니 경제규모 세계 14위, 무역규모 세계 9위라는 국가 경쟁력에 비교해 볼 때 정치 선진국이 아님은 분명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중 9명이 '대한민국 사회는 썩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부패한 직업으로 정치인을 꼽았다. 고위 공직자, 국회의원, 검사 등 가장 공명정대해야 하고 사리사욕이 없어야 하는 사람들이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평가되고 신뢰를 잃고 있으니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특정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랜저 검사, 벤츠 여검사, 수억을 수뢰하고도 '대가성이 없었다'라는 말 한마디로 서민들의 가슴에 못질을 해대는 높으신 분들…. 이런 분들 소식 좀 듣지 않고 살 수는 없을까?
외제차와 명품 가방을 쉽게 가질 수 있는 방법이 고위 공직자가 되거나 막강한 힘을 가진 자리에 오르는 것이며, 고위 공직자가 되면 문자 한통으로 두 개 다 얻을 수 있다며 공직자 비리를 꼬집은 개그 프로그램을 보고 참신한 아이디어에 웃으면서도 이러한 정치 풍자 개그를 통해 대리 만족해야 하는 현실이 참 씁쓸하게 느껴진다. 정말 지하에 계신 포청천(包靑天)이라도 모셔와 작두를 대령해야만 이러한 비리가 없어지고 부패를 척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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