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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김현란…여성교육연구소 대표

 
지난 2011년은 일본의 대지진, 중동의 민주화운동, 카다피의 몰락, 서울시장 재선거와 안철수 열풍, 김정일의 사망 등 국내외적으로 많은 사건이 있었던 한 해였다. 개인적으로도 그 어느 해보다 어렵고 힘든 일이 많았다. 부모님 두 분 다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을 하셨는데, 다행히 아버지의 건강은 회복되었지만 어머니는 1년이 넘게 투병생활을 하셨다. 덕분에 나는 간병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부모님 집안 살림까지 대신하느라 잠잘 시간도 부족할 만큼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너무 견디기 힘든 현실은 나에게 만성 피로와 스트레스를 가져다주었고, 이로 인하여 간혹 우울증 증세까지 느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마음을 바꾸기로 했다. 인생사는 모두 생각하기 나름이다. 가장 가까이 사는 자식으로서 멀리 사는 다른 자식들보다 부모님과 육친의 정을 더욱 깊이 나눌 수 있는 행운이 나에게 주어졌다고 말이다.

 

지난 동짓날에는 찹쌀가루를 사다가 정성껏 새알심을 빚어 팥죽을 끓여 조상님께 올리고 부모님의 건강을 빌었다. 그리고 우리는 팥죽을 함께 먹으며 마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처럼 웃었다. 남들은 나에게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지 무얼 그리 고생을 사서 하느냐'고 쉽게 말한다. 그렇지만 내가 다소 힘들더라도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지금의 생활이 행복하게 느껴진다.

 

어수선한 세상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어느덧 2012년 새해가 밝았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과 이유들로 인하여 밝아오는 새해가 전혀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 높은 이자의 유혹에 넘어가 평생 아껴 모은 돈을 부실 저축은행에 예탁하거나 주식투자로 대박을 꿈꾸다가 큰 손해를 보고 절망에 빠진 사람. 행복한 결혼을 꿈꾸었지만 배우자와의 불화로 이혼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사랑하는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슬픔에 빠져 눈물로 세월을 보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또 열심히 공부했지만 수능점수가 낮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거나, 누구보다 빛나는 스펙을 가졌지만 취직시험에서 번번이 낙방의 고배를 마신 젊은이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길 기나긴 여정에서 때로는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였는가에 상관없이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살아가는 동안 실패와 고난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제의 실패 때문에 오늘도 절망에 빠져 마냥 주저앉아서 울지는 말자. 일어나서 실패의 원인을 찾고, 교훈을 가슴에 새기며, 다시 앞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내일의 성공을 꿈꾸며 다시 도전해야 한다.

 

거미줄이 망가지면 거미는 즉시 새로운 거미줄을 짜는데 여념이 없고, 벌통을 빼앗긴 꿀벌은 더 열심히 꿀을 따다가 새로운 장소에 저장한다. 개미집을 허물면 개미들은 또다시 열심히 집을 짓기 시작한다. 이렇게 고난에 굴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것은 살아남기 위해서 모든 피조물들이 반드시 견뎌내야 할 하나의 숙명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의 싹을 틔우고 절망 속에서도 끝내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인생의 성공과 행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다. 2012년 우리 모두 다시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 김현란 대표는 전주교육대·전주대 강사, 성균관대 연구전임강사, 원광대 강의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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