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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절한 민족의식 담긴 대서사시 황호정 시인 '현무의 노래' 발간

 

학교 교장 선생님 출신의 황호정 시인(70)은 민족의식이 절절하다, 오랜 교사 동료인 소재호 시인은 "고대 역사의 물굽이에서 황 시인은 항상 여울지며, 그가 경영하는 인생의 바다는 상고적 민족의식으로 짜디짜다"고 했다. 깊은 무의식의 안섶에까지 잠재된 '짠 사고들'은 곧 조국의 태요, 혼이요, 정신이며, 황 시인은 그런 의식으로 배태된 삶을 산다.

 

황 시인이 두 번째 시집으로 낸 '현무(玄武)의 노래'(인문사)는 바로 시인의 역사인식과 민족애를 잘 드러내고 있다. 시집 첫 번째 자리에 올린'좌우지간'에서 시인은 좌익도 우익도 한반도에서 싸우지 말라고 간절하게 호소한다. 임진왜란·정유재란·청일전쟁을 보더라도 일본이나 중국 땅을 멀쩡히 놓아두고, 한반도에서 치러지며 한반도가 산산히 부서지지 않았느냐고 항변한다.

 

장편가사 '강토아리랑'과 '정북공정'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시인은'강토아리랑'에서 민족의 한을 노래한 '아리랑'의 어원을 저 멀리 고조선, 만주땅까지 올라가 찾고 있다. 중국에 핍박을 받았을 때, 일본의 침탈에 시달렸을 때의 슬픈 현실을 상상해 '아리랑'으로 연상시킨 발상이 이채롭다. '정북공정'은 중국의 '동북공정'에 철저히 응징해야 한다는 시인의 울분이 담긴 대서사시다.

 

시인은 막연한 애국심이나 민족감정만을 앞세우지 않고 역사적 인식의 구체적 묘사를 위해 만주벌판이 바라보이는 박작성에 오르는 등 현장답사를 벌이기도 했다. 민족의 얼을 담은 23편과 장편가사 2편, 삶의 서정시 26편, 시조 6편 등이 이번 시집에 담겼다.

 

황 시인은 "중고생들의 교과서에 수록돼 역사공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2003년 등단한 시인의 이번 시집은 첫 시집'달을 낚다'출간 이후 5년만이다. 30여년간 수학교사 생활을 했으며, 현재 '전북문예'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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