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이준복 교수 '나는 아직도 기독교인인가' 펴내
이준복 전북대 음악학과 교수(63)가 방담록(防談錄)'나는 아직도 기독교인인가'(아사히出版)를 출간했다. 평소 괴짜인 그가 꺼내든 화두는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예수의 모습은 과연 무엇인가'. 그는 "오십 중반을 넘겨서야 전통 기독교 교리로 채색된 안경으로만 성경을 읽었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그 안경을 벗어버리자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났다"고 털어놨다. 그는 교회가 다소 불편하게 여길 법한 이 책을 통해 뼈있는 말로 개신교인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핵심은 종교가 내적 성장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신앙의 경전 그대로 따르는 사태가 발생한다는 것.
책은 그가 그간 품었던 의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엮어졌다. '왜 종교를 믿는가'란 질문엔 "인간 본연의 이기심을 최대한 충족시켜주니까"라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고, '기독교는 왜 공격적인가'라는 의문에 복음서에 나타난 심한 흑백 논리의 영향이라고 꼬집었다.
"종교가 인간의 본성을 이용하는 게 나쁜 일입니까. '예수 믿고 천당 가라'는 말은 결국 천당에 가기 위해 믿으라는 말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천국은 어떤 곳일까요. 사후에 연결되는 낙원이겠지요. 그러나 교리를 보면 천국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종교의 목적에 맞게 변색돼 있어요. 나는 그런 대목들을 지적하고 싶었던 겁니다."
"하나님이 나를 분가시켰다"는 그는 "하나님과 같이 살 때는 조심하느라 큰 소리도 못 내고 조용조용 살았다가 이제는 마구 큰 소리로 방담하게 됐다"며 웃었다. 이어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사랑을 실천하려고 하면, 지옥에서 고통당하는 사람을 돕겠다는 정신으로 지옥행을 자원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면서 "천국에 가더라도 다른 사람이 먼저 들어가도록 도와준 뒤 마지막으로 가겠다고 결의하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게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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