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덕진중 교장
몇 년 전만해도 전주시의 여름 기온은 전국 최고의 온도를 보이면서 또한 열섬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전주시의 기온은 지난 1973년부터 2010년 사이에 0.8℃가 상승했고, 강수량은 53.15㎜가 증가했다. 또 2005년을 기준으로 2020년에는 연 평균 강수량이 3.6㎜증가하고, 온도는 1.0℃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전북일보. 2012.10.17)
이는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위요(圍繞)된 분지형 지형의 이유가 먼저겠으나, 미래를 예측하지 못한 도시개발에 기인한 부족한 녹지공간과 이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녹지대(축)의 부족이 더 큰 원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여 전주시는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 수립 등 푸른도시 조성을 목적으로 공원, 자투리 공간, 도로중앙 분리대, 교통섬을 대상으로 다양한 수목을 식재하는 등 새로운 녹지 공간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시 녹지는 건조하고 무더운 도시 내부의 기후를 사람들이 활동하기 적합한 쾌적하고 상쾌한 기후와 환경을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도심 내에 식재된 수목은 가로경관의 개선 효과와 함께 도시의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높이는 데 많은 기여를 한다. 그렇기에 새로운 녹지공간의 조성과 함께 기존에 조성된 녹지공간의 관리로 도심 내에 식재되어 있는 수목 한 그루 한 그루가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최근 태풍으로 녹지 내에 부러지거나 도복(倒伏)된 수목을 그대로 방치하고 일부는 산책로 주변에 쌓아두고 있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바, 아름답고 수려한 자연 식생 경관의 복원과 함께 이용의 편익을 위한 식생관리가 필요하고, 또한 지역의 정체성과 가로경관을 이루고 있는 가로수는 볼품없이 앙상하고 삭막한 말뚝과 같은 형태로 관리를 해서는 안 되며, 가로경관의 개선 효과와 함께 그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수목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마을 입구에 지역주민들의 모임과 휴식 공간을 제공하였던 아름드리 노거수(老巨樹)가 마을의 수호신처럼 버티고 서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를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수목과 연계된 지역의 향수가 없다. 마을 어귀에 고즈넉한 자세로 서 있는 노거수는 그 지역의 역사를 말해주고 더불어 이와 관련된 민속적 신앙과도 같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어 지역민들에게 무언의 전설적 애향심을 갖도록 하는 교육의 장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장식적 도시 조경의 화려함보다 비록 껍질이 벗겨지고 만고풍상을 견뎌 온 늙은 귀목나무에 더 많은 애정이 가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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