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료단체, 그리고 시민관련단체들의 협력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상업화와 공공성의 간격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의료인의 공급과 병원의 희소성이 대부분의 병원들의 경영을 일정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지만, 2013년 현재는 넘치는 의료인들과 새로 개설되는 많은 대형 민간 병원들, 그리고 지역거점병원이라는 국립대병원의 상업적 경영 등이 경제성이라는 논리에 공공성은 희석되면서 취약한 의료사각지대를 넓혀 놓고 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다소나마 공공성을 지녀왔던 지방의료원들과 중소병원들에게는 악재가 되어 경영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에 대해 안일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한 지방의료원들이나 중소병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정부에서 상업화와 공공성을 어떻게 유지하며 의료를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과 장기적인 관점이 현실에서는 부족하게 느껴질 뿐이다. 현재의 지역거점병원의 대형화와 한 두 곳에만 집중된 정부 지원은 공공성을 유지하는데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해가 바뀔 때마다 지역 거점병원이라는 명목아래 국립대병원들은 끊임없는 공사와 시설확충으로 통계수치상으로는 공공성을 확보한 것처럼 보여질지는 모르겠으나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이런 점에서 오히려 지방의료원들과 중소병원을 활용한 분야별 발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고려된다면 국립대병원의 대형화에서 확보하지 못한 공공성을 현실적으로 획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해본다. 간단한 대부분의 질병은 지방의료원과 중소병원에서 해결이 가능하며 각 병원마다 좀 더 특성화된 치료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객관적 심사를 통해 지원을 유도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공공성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진행이 된다면 지방의료원들의 경영상태의 호전과 중소병원들의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대와 환경은 의료의 역할과 범위를 결정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현실의 의료는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요구에 맞춰지거나 신기술의 개발과 안전한 치료방법의 확보를 목표로 끊임없는 변화를 요구한다. 그렇지만 변하지 말아야 하는 의료의 근본이 있다. 바로 생명을 존중하고 의료의 사각지대를 보호하며 측은지심으로 환자를 사랑할 수 있는 자세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의료를 좀 더 세분하여 관리하고 정리해서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일 듯 싶다. 진주의료원의 폐업문제가 그저 한 지방 병원의 어려움이 아니라 온 국민의 기대와 염려가 의료의 공공성 확보와 건강한 삶의 질에서 소외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에서 더욱 큰 이슈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슬기로운 해법을 찾아낼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며 공공의료의 역할이 축소되지 않았으면 한다.
△ 송 원장은 우석대 한의학과 졸업 후 동대학 석사를 거쳐 원광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한체열의학회 이사, 한의사 국가고시 출제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약침학회 학술위원, 대한침구학회 평생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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