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과 정신건강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앞일에 대해 걱정을 하면서 잠시도 그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범불안장애, 부정적인 사건이나 감정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점점 미래와 자신에 대해 절망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우울증이나 자살, 어떤 특정한 생각이나 행동에 반복적으로 매여 버리는 강박, 상대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왜 그런 일이 있었을까'하면서 의도나 의미를 파고드는 의심이나 망상 등 많은 정신병리 현상과 집착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집착이 일단 생기면 사물을 바라보거나 해석하는 방향이 한 방향으로 고착되어져서 다른 다양한 관점이나 입장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되므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한 방향으로 갇힌 생각과 감정은 점점 확대·확산되어 브레이크가 없는 위험한 생각으로 치닫거나 현실감을 상실할 수 있게 된다.
집착과 정신건강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동양권보다 오히려 외국에서 관심이 많은데 미국 예일대학 심리학 교수인 Susan Nolen-Hoeksema는 지나친 반추(rumination)는 우울증의 발병과 유지와 높은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하였고 영국에서는 최근 반추에 초점을 맞춘 인지행동치료가 치료 저항성 우울증에 효과가 있음을 발표하였다.
어떻게 하면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고 가벼운 마음이 될 수 있을 까? 가장 간단한 행동적 접근은 일단 생각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즉 10분을 생각하나 1시간을 생각하나 결론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을 상기하고 무조건 생각을 짧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평상 시 생각을 짧고 간결하게 하는 연습과 습관을 들이는 것은 마치 정갈하고 소박한 음식을 먹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원리와도 같아서 이것만 배워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감정의 환기, 분리(detachment), 정화·중화를 통해서다. 감정의 환기는 내 이야기를 믿고 들어줄 수 있는 사람에게 충분히 말함으로서 스스로 힐링할 수 있는 마음상태가 되는 것이며 분리는 현재 상태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마치 마음속에 절연체를 넣어서 애써 못 느끼는 척하면서 시간을 지연시키는 방법이다. 환기나 분리는 잠시 집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는 해줄지 모르나 진정한 해결책은 아니며 중화나 정화 과정을 겪어야만 마음이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감정적 중화나 정화는 걷잡을 수 없는 분노, 수치감, 죄책감 등이 다스려지는 것으로서 인지적 변화가 동반되어야만 가능해진다.
셋째는 주변으로부터 좋은 기운을 받는 것이다. 내가 깨달음이 더디더라도 따뜻한 가족, 좋은 친구나 맨토, 훌륭한 스승이 있으면 고생을 덜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인연을 따르시고(수연행) 집착을 벗어나 사시기를(무소구행)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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