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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4만불로 가는 길

제조업은 국가 기초체력 연관산업 파급 효과 큰 중소기업 경쟁력 키워야

▲ 정희원 일진제강 대표이사
2004년 1월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민소득 2만불로 가는 길”이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당시는 1995년 1만불을 달성하고 이후 8년간 ‘마의 만불’에서 답보하고 있는 시기였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우리는 2007년 2만불을 달성한 이후 ‘마의 2만불의 늪’에 다시 빠져 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나면 국민소득 4만불이라는 거창한 구호를 내세웠지만 2007년 2만 1,695불에서, 2012년 2만 3,679불로 미미하게 증가했을 뿐이다. 10년이 지났지만 왜 지금도 ‘魔’의 몇만불이라는 똑같은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일까?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서는 기업투자와 국민 저축률 감소, 인구증가세 정체와 고령화 등에 따른 경제활력 저하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등을 이유로 들었다. 10년이 지났지만 요즘 2만불대 정체사유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상당히 유사하다. 실제로 우리 경제는 2008년 이후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저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필자는 정체의 시기를 벗어날 해답을 유로존 위기 속에서도 제조업을 기반으로 계속 성장하는 독일에서 찾고자 한다.

 

독일은 튼튼한 제조업 기반에서 경제위기 이후 빠른 회복과 성장을 통해 유로존의 기둥이 되고 있다. 독일의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은 2000년 26.9%에서 2012년 30.4%로 증가했고 유럽 상품 수출의 1/4을 차지하며, 수출은 2000년부터 2012년까지 1.8배 증가하였고 경상수지 흑자는 2011년 이후 중국을 추월하여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의 경쟁력은 헤르만 지몬이 정의했던 세계시장 1위~3위를 점유하고 있는 1300여개 중소, 중견 규모의 히든 챔피언들과 높은 기술력을 갖춘 35만여개의 중소 제조업체들이 원천이다.

 

히든 챔피언들과 중소 제조업체들이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기계, 화학, 의약 등 대기업들을 뒷받침하고 글로벌 니치 마켓을 공략함으로써 독일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기업 중심의 성장에서 벗어나 제조업체수의 99.4%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성장 원동력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야 할 것이다. 독일의 또 하나의 경쟁력은 우수한 기술 인력이다. 기술 인력을 우대하는 문화와 체계적인 양성시스템으로 육성된 마이스터(Meister)는 독일의 중소 제조업체를 지탱하는 근간이다. 마이스터는 그 분야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들도 실력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명함에도 표기한다고 한다.

 

독일의 대학진학률은 36%로 선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나 노동생산성은 세계 1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학진학률 70%가 넘는 우리나라는 어떨까? 의대, 로스쿨, 공무원, 대기업에 우수한 인재들이 몰리고, 대학졸업자로 취업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지만 정작 중소·중견기업들은 우수한 인재에 목말라 하고 있다.

 

아울러 다년간 육성한 우수한 마이스터 후보들을 대기업들이 데려가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 우리 중소, 중견기업들의 현실이다. 중소·중견기업들에 우수한 기술 인력들이 유입되는 사회적 분위기와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독일의 예에서 보듯이 제조업은 국가의 기초체력이다. 제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고, 연관산업 파급효과가 뛰어나다.

 

최근 미국은 ‘제조업의 부활’로 일본은 기업경쟁력을 지원하는 ‘아베노믹스’를 통해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 우리도 당면한 저성장 문제의 해결과 일부 대기업 경제집중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중소·중견 제조업 경쟁력 강화책이 필요하다. 다만, 보편적 지원이 아닌,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무대로 경쟁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이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양분들을 맞춤형으로 공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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