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고정관념 바꾸는게 양성평등
사실 가부장적 권위주의 사회에서 고도성장을 해오는 과정에서 한국의 남성들도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직장에서는 상사의 눈치를 봐야하고 퇴근 후에는 원치 않더라도 술집과 노래방도 전전하면서 주말과 휴일도 반납하며 일해 왔다. 외벌이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경제적 부담 또한 상당하다. 그래서 한국의 40대 남성 사망률이 세계 1위라 하지 않던가?
주제를 몇 개 만들어 제시하고 토론 및 발표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어떤 여성공무원이 질문의 취지와 좀 다르게 발표해도 되겠는가 물어왔다. 질문은 “살아오면서 가장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었는가? 있다면 어느 때였는가?” 였는데 돌연 그 분은 “엄마이기를 포기하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며 이야기를 했다. 직장인으로서 자신도 주어진 업무를 감당하기 바쁜데 집에 들어오면 난장판이 되어 있는 집을 청소해야 하고 저녁준비하고 식사 후에는 설거지며 아이들 숙제도 봐줘야 한다. 이런 일들이 다 끝나면 파김치가 된다고 한다. 그동안 남편은 신문보거나 TV 리모컨만 돌리고 있다. 다시 아침이면 식사준비하고 아이들 준비시켜 유치원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출근한다. 그러면서 시집의 온갖 대소사도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남자들이 가장으로서 겪는 애환을 발표하리라 생각했다가 뜻 밖에 맞벌이 여성의 이러한 발표를 듣고 모두들 조용해졌다. 어떤 여성은 연신 공감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으며 또 다른 분은 치열했던 과거 또는 현재가 생각나는지 손으로 눈가를 닦고 있었다. 굳이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 남성들도 이 시대 직장여성의 애환에 대해, 자신들의 아내에 대해 그리고 또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통계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인 경우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이 남성의 5~6배 이상이나 된다. 게다가 요즈음 아이를 키우는데 들어가는 양육비며 사교육비는 또 얼마인가? 이렇게 살기 싫어 오늘날 많은 젊은 여성들은 과거에 선배들이 했던 인고(忍苦)의 길을 걷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일하는 女 가사 노동, 男보다 5~6배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결혼하지 않고 혼자 여유 있게 즐기며 사는 비혼이 증가하고 있다. 결혼 및 출산 기피현상은 출산율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고령화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저출산 고령화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어렵게 하며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연금은 줄어들고 세금은 더 많이 내야 하는 상황을 가져올 수 있고 그런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암울한 이야기이다. 그러니 우리나라가 글로벌경쟁체제에서 생존하고 노후에 큰 걱정 없이 지내려면 여성의 사회참여를 높이고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굳이 세계 성 격차지수(GGI)나 성평등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직장인이어서 보람있고 엄마이어서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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