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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교육감

▲ 정우식 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장
전라북도교육청 1층 중앙현관에는 아직도 세월호 분향소가 설치되어 있다. 또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화면을 절반가량 차지할 정도로 커다란 추모 팝업창이 뜬다. 경기교육청, 전남교육청을 비롯한 다른 교육청과 비교해 보아도 그 비중이 단연 유별나다. 쉬 잊어버릇하는 세태에서 전북교육청이 이렇듯 세월호 추모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점에는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추모 그 이후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서울시와 학생안전 업무협약 체결’ 팝업창이 뜬다. 서울학생 안전 강화를 위한 서울시와 재난·안전사고 예방 및 신속 대응 협조체제 구축, 학생 안전 의식 제고와 안전 분야 직업체험 협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전북보다는 미래지향적이고 구체적인 실천과 행동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갔음을 알 수 있다.

 

어린이 사망 안전사고 진상규명부터

 

필자는 4주 전 ‘세월호와 교육감’이라는 제목의 이곳 칼럼에서, 교육감이 전북의 학교 안전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4월16일을 추모기념일로 지정하거나 세월호 추모조형물을 제작하는 것이 아님을 거론하면서 김승환 교육감에게 공개편지 형식으로 몇 가지를 제안하고 촉구한 바 있다.

 

전국민적으로 안전사고에 촉각이 곤두선 지난 5월28일 고창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과시간 중에 1학년 어린이가 사망한 안전사고인데도 제대로 보도조차 되지 않았던 사건에 대해서였다.

 

아이들의 안전사고는 책임주체들이 스스로 적극 알리고, 사과와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범죄이기에 책임 있는 조치 없이 추진하는 세월호 추모사업은 진정성이 의심 받을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교육감이 아이의 부모와 유가족들에게 공개 사과부터 한 뒤, 은폐의혹, 사후처리, 행정적 책임, 보상에 대한 적절한 해명과 진상규명을 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 등을 촉구했다.

 

아울러 학교에서, 일과시간에, 소중한 우리 아이를 잃은 참담한 날인 5월28일을 추모기념일로 정하는 것이 전북의 학생 안전사고 예방에 훨씬 의미 있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전국적 이슈를 좇거나 이벤트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보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에 책임을 다하는 것이 교육감의 책무라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한 달이 다 되도록 아직까지 어떠한 답변이나 대응조치도 접하지 못했다. 옳으면 옳은 대로 그르면 그른 대로 응답하면 될 터인데 가타부타 일언반구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그 사이 어느 학교에서는 유리문이 깨져 초등학생이 동맥손상까지 당했다는 아찔한 소식이 들려왔고, 특수학교 성폭행 사건과 은폐 의혹, 부실감사 논란이 보도되었다. 학교조차 안전하지 않으니 지켜보고 가만있기엔 조바심이 난다. 제2, 제3의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도교육청, 성실한 답변과 조치를

 

여러 번 망설이다가, 애써 외면했거나 못 알아들은 것 같아 다시 한 번 구차하게 글을 쓰게 되었다. 아무런 대꾸도 메아리도 없는 교육감이나 정책적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교육청이 아니길 빈다. 어떤 이유에서든 고해성사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는 교육감에게서 심한 불통을 느낀다. 제 살 도려내는 아픔 없는 혁신은 난망하다.

 

교사로서, 초·중·고 한 명씩 세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교육시민운동을 펼쳐온 교육단체 대표로서, 세월호와 관련하여 국민들이 정부에 성의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그런 마음으로, 김승환 교육감에게 거듭 정중히 요구한다.

 

도민들 앞에 성실히 답변해주시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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