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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조정 국면 정면 돌파하자

전북 선거구 지키기 위해 / 소지역주의 굴레 벗어나 / 장기적 전략·비전 세워야

▲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공동대표
헌법재판소의 국회의원 선거구 3:1 인구 비율에 대한 헌법 불합치 판결에 헛웃음이 나온다. 최근 헌법재판소의 판결들은 헌법과 헌법재판소가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헌법재판소의 특성상 보수색이 강하다 해도 가진 자와 권력자의 편에 선 판결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한국사회 민주화 과정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탄생했다. 기존 법원의 역할에 대한 의문과 역대 군사정부들에 의해 훼손된 헌법적 가치들을 복원하고 헌법정신의 수호라는 과제를 안고 1987년 6월 시민항쟁의 힘으로 출범한 것이다.

 

한국사회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중앙집권 사회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구가 서울과 수도권에 기형적으로 집중·집적되었다.

 

지역은 서울과 수도권의 식민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권과 자치는 대한민국의 생존과 집결되는 문제로 시대의 가치와 모토가 된 지 오래이나 기득권세력의 반발로 유야무야 되고 있다.

 

특히 참여정부시절 불문법적으로 서울이 대한민국의 유일한 수도라는 궤변에 가까운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서울과 수도권 및 기득권 세력을 대변하고 지역을 옥죈 국치일에 버금가는 충격적인 판결이었다.

 

이번도 또다시 지역을 말살시킨 판결로 기록될 것이다. 하지만 좌절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어차피 바뀌어야 할 선거구와 선거법이라면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 분권과 자치를 좀먹고 지역균형 발전을 무력화시키는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분권과 자치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헌법 개정도 고민해야 한다. 권력의 독점은 독보다 더 치명적이다. 최대한 나누는 것이 민주주의다.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에 대한 논의를 확산하고 여러 정치세력이 공존할 수 있는 다당제와 중·대선거구가 가능한 정치 지형을 구축하기 위해 정진해야 한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말할 것도 없고 지역에 근거한 정당 설립과 활동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지역 대표성에 근거한 상원과 인구 비례에 의한 하원의 양원제를 통해 지역이 중앙의 부속물이 아니라 대등한 영역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서울 중심의 법과 제도를 원천적으로 막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차피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방향성만 제시했을 뿐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각 정당과 국회의원들의 사활을 건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전북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선거구를 지키기 위해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된다.

 

전주·익산·군산의 의석은 최대한 확대를 해야 한다. 전주 4석, 익산 2석, 군산 2석을 목표로 뛰어야 한다.

 

또한 정읍과 고창, 김제와 부안, 무주·진안·장수와 완주, 임실과 순창, 남원으로 선거구를 조정하여 4석을 유지해야 한다. 전북지역은 오래전에 이와 같은 선거구로 총선을 치른 적이 있다. 역사와 전통 및 경제권을 보아도 답은 같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도리어 현 선거구는 과거 특정 인사들의 이익을 위해 전북도민의 입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게리맨더링으로 판을 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완주와 임실, 현재 김제와 완주 선거구가 그러하다. 명분이 뚜렷하기에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뜻을 모은다면 의석수가 줄기는커녕 늘어날 수 있다.

 

전북도 차원의 의견 조율과 합의, 이를 관철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익산 고속전철역을 익산 정치권의 주장대로 구익산역으로 고수하고 표를 의식한 지사가 동조한 현재의 익산 KTX 역사는 오직 익산시 만의 과업이 되어 역부족으로 원래 원하는 방향과는 너무 멀어지고 왜소화되어 버렸다. 소탐대실의 전형이다. 눈앞 소지역의 이익에 매몰되어 장기적인 전략과 비전을 보지 못한 결과 지역의 이익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우를 범한 것이다.

 

전북과 전북도민의 이익을 위한 분명한 입장을 견지하여 소지역주의라는 틀과 굴레를 벗고 현안들을 바라보며 거시적이며 총체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혁신은 분열과 소지역주의를 버리고 전북 전체의 관점에서 기획 조정한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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