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가진 올바른 경청의 자세를
나 역시 강의가 있을 때 마다 강사소개와 함께 터지는 박수소리의 강약과 수강자들의 표정이 그날 강의에 추임새 역할을 하며 난 그 추임새를 먹고산다. 마찬가지로 이젠 일상생활이 되어버린 SNS 활동에서의 댓글 역시 새로운 형태의 추임새로 공감과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어지며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렇듯 추임새가 가져다주는 긍정의 효과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무엇 보다 중요한 소통의 방법이다.
전북은 오래 전 부터 맛과 멋과 소리의 고장으로 특히 귀명창이 많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일찍이 추임새에 익숙한 고장이다. 추임새는 멋스럽고 풍류를 아는 품격을 가진 올바른 경청의 자세를 가져야 만 가능하다. 우리 전북이 그랬다. 한데 산업사회로 전환되면서 잠시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으로 경쟁의 틈바구니에 내팽개쳐지면서 우린 모두를 잃어버린 것처럼 방황과 좌절 속에 언제부턴가 삶의 추임새를 잊고 살아왔다. 판소리 마당에서의 관객은 신분이나 재물에 의해 차별받지 않았다. 누구나가 소리꾼의 장단에 흥을 돋우는 추임새가 함께 했을 뿐이다. 소리꾼의 흥을 함께 즐길 뿐 이였다. 그러나 슬프게도 지금의 우리는 서로의 흥을 깨기에 바쁘다. 경쟁이 그런 거라 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잘한다’를 외치는 게 추임새가 아니다. 추임새 속에는 따끔한 질책과 가르침의 의미를 담은 격려의 소리를 담아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그런 뜻에서 속 좁은 추임새를 외쳤던 내 스스로를 뒤 돌아 보면서 소외되고 부족하고 어려운 생활이지만 우리들의 장점이었던 추임새를 다시 생각해 본다.
지금의 전북은 우리들 스스로에게 던지는 서로의 추임새가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긍정과 부정, 내편과 네 편으로 분명하게 갈리는 이분법적 관계에서 상대를 이해하고 끌어안을 수 있는 우리만의 추임새가 필요한 때다. 지금까지 ‘전북 하면 안 된다’고 하는 우리 스스로 발목을 잡았던 자괴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소외당할수록 내부의 결속을 더욱 곤곤히 해야 한다. 그래야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혁신의 몸부림이 필요하다. 솔직히 말해 지역에서 벌어지는 정부 주도의 대형 프로젝트가 우리 일상생활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왔는지 생각해보았는가?
그동안 전국의 많은 도시와 농어촌을 다니면서 깨달은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지역의 장점과 차별화된 자원을 찾아내고 그것을 잘 활용하는 것이 대규모 국책사업 보다 오히려 경쟁력을 높이고 실질적인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특히 고령화 사회구조에서 대규모 산업화는 오히려 일자리 창출과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별로 기여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글로벌 시대라는 용어에 갇혀 지역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획일화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된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학습을 통해 경험했듯이 또다시 생색내기식의 전시적 성과주의에 매달려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지역발전의 장기적인 틀을 만들어 간다는 차원에서의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좀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위대한 전북인의 꿈 펼쳐나가야
이제 지방정부는 보다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정책들을 통해 주민들과의 신뢰를 쌓고 불신과 분열 고리를 과감하게 끊어내야 하며, 지역주민 역시 한 목소리로 ‘그려’ 하고 신명난 격려와 긍정의 추임새를 소리 높여 외침으로써 새로운 전북, 위대한 전북인의 꿈을 펼쳐나가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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