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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미래지향적 관심·건강한 표심이 답이다

묻지마 투표 폐해 극복…도민과 호흡할 수 있는 진정한 참 일꾼 뽑아야

▲ 김영기 객원논설위원,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전북 진안에서 태어나 거의 50년을 전주에서 살았다. 철도 채 들기 전에 접한 것은 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의 ‘훈요십조’로 차령이남 사람을 등용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반역의 땅이라는 것이다.

 

조선은 대다수 강들이 동에서 서로 흐르는데 진안고원을 끼고 있는 금강만이 서에서 동북으로 휘어 서로 흐른다며 역수라 칭하고 한양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형상으로 그 중심에 마이산이 자리 잡고 있다 했다.

 

산하의 뻗어 나감과 흐름을 빙자해서 호남 지역은 마치 천형의 땅처럼 인식되어 왔다. 정여립 사건에서 보듯 애꿎은 사람들이 반역죄로 몰살당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에도 호남 지역은 시대를 떠나 끊임없는 수탈의 대상이었다.

 

백성들은 현실의 고단함을 미륵 신앙이나 새로운 종교에 의탁하며 삶을 지탱했다. 타 지역과 달리 수많은 종교가 탄생되고 외래 종교의 터전이 된 것은 그만큼 현실세계의 어려움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호남인들은 국가적 변란에 떨쳐 일어나 항거하고 항상 변화와 새로움을 추구했다.

 

임진왜란뿐만이 아니라 조선후기의 각종 농민항쟁, 갑오동학농민혁명과 의병 투쟁,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 한국 전쟁에 이르기까지 늘 ‘역사의 바름’을 위한 방향에서 선봉의 횃불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호남의 중심이었던 전북이 점점 왜소화되고 존재감이 없어지게 되었다. 1970년대 영남권에 편중된 개발독재로 소외가 깊어지고 5·18광주민주항쟁을 거치며 호남의 중심도 광주로 확실하게 넘어가게 되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30여년의 반군부독재투쟁 과정에서 정치지도자로 크게 부각된 인물이 광주·전남의 김대중과 부산의 김영삼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에서 노골적인 전북 소외로 나타났다. 노무현 참여정부는 정치와 경제 소외뿐만 아니라 “좋아서 찍었나? 찍을 사람 없어서 찍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에서 상징하듯이 정신적인 소외도 심각했다. 선물이라며 부안 방폐장 카드를 내밀어 지역을 수 년 동안 싸움터로 만들고 지역주민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요즈음 전주와 전북은 어디로 가고 있나 싶다. 각 당의 유력인사들은 대부분 광주로 몰려가고 전북은 지나는 길에 들르는 횟수도 적어졌다.

 

전북에서 9명의 의원들이 더불어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고 영입인사들의 출신이 전북이라는 것을 접하면서 씁쓸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더불어 민주당에 수 십 년 무한 지지의 대가는 무엇이었나? 국민의 당도 예외가 아니다. 40여년 이상 지역을 떠나 전혀 지역적 기반도 없는 사람들을 영입인사라고 하며 총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무엇인가? 두 야당들이 전북은 평상시는 발톱의 때만큼도 관심이 없다가 선거 시기에만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자들을 영입인사, 전문가네 하고 내려 보내면 무조건 지지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나? 아니면 전북은 어차피 정치적 영향력이 없으니 대충해도 된다는 것인가? 알아서 찍을 테니 동상이몽인가?

 

언제부터인가 한심한 저들을 보면서 말로는 변화와 혁신을 외치지만 끝까지 바뀌지 않는 모습에 분노와 자괴감이 든다. 저들을 안하무인으로 만든 것이 누구도 아니라 바로 나와 우리들, 전북 도민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1985년 첫 투표 이후 소신투표나 묻지마 투표를 하거나 이미 결과가 나와 있는 선택이 아니라 선택에 의해 결과가 바뀔 수 있는 경쟁 구도에서 처음으로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게 되었다.

 

경쟁과 변화가 없고 정치가 썩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속수무책이었던 시절이 얼마나 길었던가? 영남 지역이면 새누리당에 있을 사람들을 우리지역 국회의원으로 뽑을 수밖에 없는 구도에 얼마나 한탄했던가? 생각해 본다, 이번이 전북도민에 의해 전북도민을 위한 투표를 통해 진정으로 도민과 함께 호흡하고 나아갈 수 있는 일꾼을 뽑을 수 있는 기회이다.

 

아무리 그 밥에 그 나물이라 하더라도 이번만큼은 후보 면면을 잘 살펴보고 투표에 적극 참여하여 진정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을 가려내야 한다. 선거 시기 단맛에 취해 또다시 과거의 투표 행태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이번에는 반드시 ‘묻지마 투표’에 의한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 무소속이나 정당을 가릴 것 없이 능력 있는 사람, 도민에 뿌리박고 도민과 함께 할 사람, 낙후 전북을 벗어나는 길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을 뽑고 그동안의 낙후 전북에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퇴출시키는 선거가 되어 전북 자존심 회복의 첫발을 내디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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