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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당, 이젠 무엇이 새정치인지 보여라

김영란법 국회의원 포함 특권과 기득권 내려놓고 국민 눈높이 정치하기를

▲ 객원 논설위원

모범 국회의원 사례로 많은 이들이 스웨덴을 든다. 스웨덴의 국회의원은 전용차나 개인비서가 없다. 대개 전철을 이용한다. 회기중 면책특권도 없다. 쓴 돈도 증빙서류를 갖다 줘야 지원 받는다.

 

반면 업무강도는 매우 높다. 국회의원 한명당 평균 100개가 넘는 법안을 제출한다. 특권보다는 책임을 실천하고 선택하기 때문에 국민 신뢰가 높다. 선거 때마다 투표율도 85%에 이른다. ‘신뢰’로 보답하는 정치에 국민들은 ‘참여’로 화답하는 것이다.

 

우리의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국회로 비판받고 있다. ‘식물국회’에다 책 ‘카드깡 강매’, 보좌관 급여편취, 친인척 보좌진 특혜채용, 로스쿨 압력행사 등으로 얼룩졌다. 을(乙)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한 국회의원 스스로가 갑(甲)질의 장본인이 됐고, 1억4000만 원이나 세비를 받으면서도 탐욕은 그칠 줄 모른다.

 

선거 때마다 특권과 기득권 내려놓기 등 정치개혁 과제들을 쏟아냈지만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국회의원 배우자 및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둘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 사용목적이 불분명한 특별활동비 폐지, 의정활동 미 참여시 수당지급 금지, 세비삭감 등이 립서비스에 그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른바 ‘김영란 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 적용대상에서도 국회는 자신들을 제외시켰다. 언론인이나 사립학교 교직원 등 공직자가 아닌 사람도 포함돼 있는 마당에 정작 엄청난 권한을 가진, 국민 세금을 받는 자신들을 빼버린 것은 이기주의의 극치다. 존경받아야 할 국회의원이 신뢰받지 못한 채 손가락질의 대상이 된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4·13 총선결과는 한달 보름이 지났지만 지금 생각해 봐도 절묘하다. 새누리 122석, 더민주 123석 그리고 호남 참패, 국민의당 38석.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오만함과 무책임을 몽둥이로 질책했고, 신생 정당에게는 정치적 대체재로서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지혜로움도 드러내 보였다. 침묵하고 있을 망정 국민의식은 시퍼렇게 깨어 있었던 것이다.

 

일주일 후면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다. 20대 국회는 무엇보다 국민신뢰를 회복하는 국회가 됐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먼저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놓는 과감한 조치들을 실행해야 한다.

 

새정치를 내건 국민의당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 국민의당은 제3당이지만 정치적 대체재로서의 기대가 크다. 그 핵심은 새정치의 실천이다. 새정치가 뭐 별건가. 특권과 기득권 내려놓고 국민눈높이의 정치를 하는 게 새정치다.

 

특권과 기득권을 과감히 내려놓는 조치부터 솔선하길 바란다. 이걸 소홀히 하면 국민의당은 차별성과 존재감을 인정받지 못하고 한방에 훅 갈지도 모른다. ‘김영란법’에 국회의원 포함시키는 문제부터 치고 나가라.

 

국민의당은 전북에서 국회의원 7석을 석권했지만 더민주에 비해 득표율로는 겨우 3.41%를 이겼을 뿐이다. 3만 2235표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총선결과를 즐기며 나태할 겨를이 없다. 전북 현안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4·13 총선은 허투루 했다간 국물도 없다는, 국민 무서운 줄 알라는 교훈을 던져 주었다. 국민의당이 국민 눈높이 정치를 외면하면 이 교훈이 부메랑이 될 것이다. 내년 대선과 그 이후의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은 이제 무엇이 새정치인지 보여줘야 한다. 정치가 국민 위에 있지 않고 국민이 항상 정치 위에 있다는 진리를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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