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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창조경제에 관한 단상

지역사회와 소통·경제 복지 플랫폼 최우선으로 추진

▲ 김병수 전북지방우정청장

역사상 난관이 없던 시대는 없다. 허나 최근 경제사회환경은 과거와 차원이 다르고 또한 매섭다. 문명시공간의 축에 구조적 변동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증기, 전기, 통신을 넘어 인공지능, 바이오 등 기반의 4차 산업혁명 도래설이 회자되고 있다. 또한, 지난 6월23일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상징하듯 1980년대 이후 세계적 개방과 글로벌화에 따른 갈등수위가 폭 넓다. 그만큼 위기관리와 지속성장에 대한 통찰과 전략이 중하다.

 

CEO는 기업경영에서 유래된 것이나 요즘은 공사구분 없이 조직의 장을 CEO라 칭하지 않나 싶다. 그 뜻을 늘 새겨 보는 데, 누군가가 CEO 철자로 새긴 비전제시자(Clarifier), 동기유발자(Energizer), 질서유지자(Organizer) 해석이 참으로 적확하고 흥미롭다. 어느 것 하나 빠뜨릴 수 없이 중하나, 조직상황이나 개인성향 등에 따라 그 비중의 차이는 있겠다. 굳이 살을 붙이면, 질서유지형은 우리조직엔 문제가 없다, 괜히 문제 만들지 말라는 스타일로 과거 ‘기관장’ 리더십이 유사하지 않나 싶다. 동기유발형은 주어진 문제를 구성원과 함께 풀어가려는, 근래 공감과 소통을 키워드로 많이 제기되는 스타일이라 하겠다. 비전제시형은 기존 문제의 재인식, 나아가 새로운 문제의 발견에 중점을 두는 스타일로, 최근과 같이 기술과 사회변동기에 요구되는 유형이라 하겠다.

 

최근 우체국, 우정사업은 그 존재가치와 발전전략 모두에서 큰 도전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 등으로 우체국 이용이 줄고, 최근 세계 최대물류기업인 독일우체국(Deutsche Post DHL)의 국내 택배사 인수시도에서 보듯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우체국도 근무인력이나 운영시간이 축소되거나, 폐국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창조적으로 대응코자 전북지방우정청은 2가지 명제를 거울삼아 살아있는 우체국 ‘라이브 포스트 운동’을 추진중이다. 하나는 “주어진 질문에 답을 찾기 보다는 질문 자체를 키워라”이다. 왕왕 어떤 문제가 생기면 급히 해치우려는 경우가 많은 데, 서둘러 해답을 찾기 보다는 조직의 존재가치 등과 관련하여 질문을 키워보자는 것이다. 종래 우체국에는 편지나 소포를 “안전, 신속하게 배달하면 되지 뭘 더” 하는 생각이 뿌리 깊다. 그러나 국민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단순한 물리적 배달만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소통을 촉진하고, 농산물 등의 판로를 개척해주며, 어려운 이웃을 살펴주기를 기대한다고 본다.

 

또 하나는 “일이 있어야 만나지 하지 말고, 만나면 새로운 일이 생긴다”이다. 기업인과 달리 공무원에게는 적지 않게 “찾아오면, 일이 있으면 만나지” 하는 DNA가 있다고 본다. 그래 왕왕 현장의 생생함을 놓치거나 새로운 일의 발견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파격적 발상의 CEO로 유명한 나가모리 시게노부 전 일본전산 사장은 “운이라는 놈도 오물거리고 움직이는 손위에 떨어진다”고 했다. 작은 권위에 안주하거나, 명분의 어색함에 주저하기 보다는 일단 찾아가 듣고, 청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곳에서 새 기회가 생긴다고 하겠다.

 

위 두 가지 명제는 혼과 창의 다름이 아니라 하겠다. 이런 맥락에서 요즘 전북우체국은 지역사회의 소통, 경제, 복지의 플랫폼이 되자는 꿈을 꾸고 있다. 실제로 ‘2016 전북 온고을 100만 편지쓰기’, ‘전북 달팽이 장터’를 들고 이곳저곳을 찾아 나서고 있다. 우정청에 걸린 대형 플랑카드에 새긴 ‘그대 바다를 보려는가 열어라 어서 그대 가슴의 바다를’이라는 글귀를 새기며 말이다. 전북지역사회의 힘찬 성원을 청 드린다.

 

△김병수 청장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제30회 행정고시에 합격, 전남지방우정청장, 우정사업본부 우편사업단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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