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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인더스트리 4.0

▲ 맹성렬 우석대 교수

올 해 들어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인공지능의 실용화로 우리가 새로운 산업혁명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었다면, 그 이전 1, 2, 3차 산업혁명은 언제 있었단 말인가? 인터넷 영어판 〈위키사전〉을 검색을 해보니 1차산업 혁명은 18세기 중반에 영국에서 있었다고 한다. 오래전 학교에서 배운 바로 그 원조 산업혁명이다. 언제부터 ‘1차’가 붙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2차 산업혁명에 대해 검색해보았다.

 

일자리 문제 심각해 즐거울 수만 없어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있고 난 뒤 한참 동안 다른 국가들은 여전히 농업 위주 산업이 유지되고 있었는데 독일과 미국에서 19세기 중반에 접어들어 급속한 산업발달이 있었다. 그 당시 학자들은 이 후발 산업혁명이 100여 년 전 영국에서 있었던 것과 본질에서 비슷한 수준이긴 했지만, 중공업 위주,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라는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2차 산업혁명이라 명명했다. 그러니까 2차 산업혁명은 1차 산업혁명 이후 또 다른 ‘혁명’이 일어났다기보다 ‘진화’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3차 산업혁명은 무엇일까 궁금해 인터넷 검색을 시도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위키사전〉엔 3차산업혁명 그 자체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어쩌면 ‘디지털 혁명’일지도 모른다는 식의 안내만 있을 뿐이다. 3차 산업혁명이란 용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 같다. 잘 살펴보니 ‘3차 산업혁명’에 대해선 오직 제레미 리프킨이 2011년에 쓴 책 제목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었다. 리프킨이 3차 산업혁명이란 용어를 최초로 주장한 이인 것처럼 보인다. 책에서 그는 사물 인터넷(IoT)과 신재생에너지 시대가 도래하는 때를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시기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의 정의대로라면 우리가 지금 막 그런 시대에 진입한 셈이다. 비록 독일 등 몇몇 선진국에서 본격적인 신재생에너지 시대를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3차 산업혁명이 완성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그런데, 아직 3차 산업혁명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 도대체 웬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인가? 올해 세계 다보스 경제포럼에서 어젠다가 되면서 처음 등장한 이 용어가 리프킨에게 큰 불만인 모양이다. 그는 대놓고 포럼에서 주장하는 4차 산업혁명은 본질에서 자신이 얘기하는 3차 산업혁명과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마도 너무 혁명을 남발하다 보니 이런 웃지 못할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

 

요즘 4차 산업혁명과 혼용되어 마치 같은 개념처럼 쓰이지만, 그 의미가 좀 다른, 산업의 4번째 단계를 의미하는 ‘인더스트리 4.0’이란 표현이 좀 더 설득력 있는 이유다. 혁명이 아니라 단계별 진화란 관점에서 보면, 인더스트리 1.0과 2.0은 각각 1, 2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디지털 혁명, 즉, IT기술과 자동화가 산업에 적용된 것을 인더스트리 3.0이라고 볼 수 있다.

 

인공지능 실용화, 새로운 산업혁명기

 

인더스트리 4.0 단계의 핵심적인 기술은 CPS(Cyber-Physical System) 기술이란다. 소품종 대량생산이 인더스트리 3.0의 특징 라면, 이 새로운 산업 시대엔 아주 효율적인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결합해서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을 쉽게 산업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아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요즘 이런 시대가 도래한다고 마냥 즐거워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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