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생각하는 시대 그 중심엔 식품 역할 커…식품산업, 관심 가져야
정유년(丁酉年)새해가 밝았다.
병신년(丙申年) 한해는 사드배치, 경주지진, 탄핵정국, 조류인플루엔자(AI)와 쌀값폭락 등 경제불황이 겹쳐 전 국민이 힘든 한해를 보냈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정초에 한해의 다짐을 나름대로 준비한다. 그 중 가장 많은 다짐은 건강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하는 일이다.
건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먼저 음식을 잘 선택하여 먹는 것이다. 음식을 먹는 것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만들어 내는 가장 기본적 일이며 건강에 대한 관심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식품산업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패러다임이다.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소비의 증가와 의료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평균수명은 크게 증가하였다고 하지만 소득수준의 향상과 풍족한 식품으로 식생활이 변화되면서 오히려 식품이 건강을 해치는 결정적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잘못된 식생활로 인해 생기게 되는 질병을 식원성 질병(diet-related disease)이라고 하는데, 암, 심혈관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이 대표적인 식원성 질병으로 한국인 사망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원성 질환의 사망률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이는 식생활의 서구화가 가속화 될수록 급속도로 증가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약은 정성을 들여 먹지만 일상생활에서 식품 섭취는 그렇지 못하다.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매일 하루에 세 번 먹는 식사를 그냥 때가 되었으니까 한 끼 때운다는 사고에서 내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약처럼 생각한다면 우리의 식습관과 건강은 훨씬 달라 질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면 국가 차원에서도 국민의 건강을 위한 식품 관련 정책은 그리 우선순위가 높지는 못하고 다른 산업에 비해 투자도 미약하고 관심도 별로 없는 듯하다. 따라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는 우리 스스로가 책임지고 선택해야 될 문제이다. 본인의 경험으로 보면 올바른 식품의 선택과 효능에 관한 연구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어떤 결과를 단기간에 도출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다른 분야에 비해 성과창출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가끔씩 꽃이 피어야 할 때 열매를 얘기하고 열매를 얻을 때쯤이면 지나간 꽃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철부지 또는 철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즉,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조급하게 서둘러 판단하여 일을 그르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이와 같이 식품연구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 파급효과는 우리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 그리고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물론 질병이 생겼을 경우 의학적 치료와 의약품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사실 국민의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키는 것은 바로 식품이다.
소수의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의약품의 역할이며, 국민 전체의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것은 식품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삶의 질을 생각하는 시대이며 그 중심에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산다는 전제가 당연히 깔려있고 그 핵심은 식품이라고 하는 사실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식품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며 식품산업의 규모도 점차 증가하여 미래의 핵심 산업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령사회를 대비하고 각종 식원성 질환으로 인해 증가하고 있는 국가 의료비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식품산업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김동수 원장은 한국식품연구원장, 한국식품기술사협회장 등을 역임했고, 한국BT특화센터협의회장, 농민신문사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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