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칼퇴근' 실시…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에 가족과 식사하는 모습 기대
얼마 전 평소 존경하던 지인으로부터 가족식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지인은 온가족이 모여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정해 놓고 있다고 한다.
“밥 먹자”라는 지인의 이야기와 자녀들의 “잘 먹겠습니다.”라는 화답이 이루어지고 식사를 시작한다고 한다.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어른에 대한 예의와 식사 예절은 물론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되고, 끈끈한 가족애를 다진다고 한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함도 있었으나 이제는 온 가족이 즐겁게 기다리는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밥상머리’의 사전적 의미는 ‘차려 놓은 밥상의 한 쪽 언저리나 그 가까이’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사람이라면 밥상머리의 추억 하나 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3~4대에 걸친 대가족에서 이루어지던 밥상머리교육은 할아버지와 손주 간의 세대를 잇는 교육의 기능을 하였다.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면서 식구라는 의미의 공동체의식과 가족애를 쌓아왔다.
밥상머리교육의 변화는 우리사회 구조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많은 일손이 필요한 농업중심사회에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산업중심의 사회로 변화됨에 따라 가족의 형태도 부부중심의 핵가족으로 변화하였다. 최근에는 가족으로 분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1인가구도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대가족에서 부부중심의 핵가족 형태로의 변화와 함께 한국인의 식사 행태도 변화하고 있다. 애달픈 며느리의 속사정과 정성, 가족애가 담겨있는 밥상, 할아버지의 손주사랑이 돋아나는 가족 밥상이 외식과 배달음식으로 한 끼 때우는 개다리소반 밥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국민1인당 쌀 소비량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61.9kg이다. 2015년 소비량은 62.9kg이었으며, 2006년에는 78.8kg, 1996년에는 104.9kg, 1986년에는 122.2kg이었다고 한다. 한 세대를 거치면서 소비량이 반 토막이 난 것이다.
또 2016년 ‘농가의 쌀 소비량’은 115.7kg으로 30년 전에 비하여 크게 변화하지 않았으나 ‘비농가의 쌀 소비량’은 68.5kg으로 농가에 비해서 연간 50kg를 적게 소비하고 있다.
1986년 국민 1인당 소비량인 122.2kg에 비해서는 54kg적은 56%수준이다. 도시로의 인구집중이 심화된 상태에서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주된 원인이 가족 밥상이 줄어드는데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 사회의 통합기제로서의 가족의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방법, 농업·농촌에 도움이 되고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밥상머리’에 가족이 둘러앉는 것이 아닐까?
최근 논의 되는 화두 중의 하나가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환경조성을 위한 칼퇴근·근로시간 단축’이다.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이라는 단어가 눈길을 끈다. 사회적 합의와 정책을 토대로 많은 이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이 주어지기를 희망한다.
농협은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하고 칼퇴근을 실시하고 있다. 필자는 직원들이 퇴근 후 된장찌개와 풋고추, 오이 반찬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쌀밥이 차려진 밥상머리에 가족이 둘러 않아 식사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더 나아가 국민들의 가정에서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아들이 눈을 맞추고, 하루를 나누면서 사랑과 배려, 그리고 삶의 지혜를 배우는 밥상머리가 많아지기를 희망한다.
도민 모두가 가족과 전북 나아가서 대한민국을 위한 ‘밥상머리’에 앉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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