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술을 받기 위해 마취를 받아야 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다 받아들이는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마취를 시작하는 순간 환자에게는 수술 중 마취가 깨서 아프지 않을까,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계속 잠드는 것 아닌가, 혹은 마취 주사가 아플까봐 등의 우려 때문에 만감이 교차하게 되는 순간이 된다.
마취가 두려운 경험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마취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 일반화돼 있어 두려움이 배가되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전신마취를 하고 나면 머리가 나빠지는 것 아닌가요?” “마취가 잘 안되는 체질인데 수술 하다가 깨어나면 어떡하죠?” “허리가 아파서 척추마취는 절대 안하겠습니다”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면 마취가 안된다면서요?” 등의 질문을 많이 듣게 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모두 잘못된 상식이다. 전신마취 때 사용하는 흡입마취제는 뇌와 척수에 작용해 인지기능을 저하시켜 일시적으로 인지기능 저하가 생길 수 있지만 마취가 회복되면서 점차 회복되기 때문에 마취와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상관관계가 없다. 가장 많은 합병증중 하나인 요통의 원인은 바늘에 의한 직접적인 손상보다는 마취제로 인한 근육이완 작용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렇지만 요통도 역시 일시적인 증상이다.
그리고 마취가 잘 안된다고 기억하는 이유는 보통 간단한 시술에 사용되는 ‘수면’이나 ‘진정’이 스스로 호흡도 가능하고 의식소실 시간도 짧아서 마취가 안되는 걸로 오인하기 쉽다. 또한 과거에 마취모니터가 발전하기 전 산소포화도나 헤모글로빈 수치 저하를 판단하기 위해 입술이나 손톱색깔을 살피면서 판단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마취모니터링의 발전으로 인해 립스틱이나 손톱색깔이 마취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마취는 아프지 않게 수술을 받고 수술이 끝난 후 정상으로 신체를 회복시키기 위한 작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증, 의식, 반사작용, 운동성 이 네가지가 소실되어야 원활한 수술이 가능하다.
마취의 종류는 가장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의식소실을 동반한 전신마취, 그리고 수술할 부위만 마취시키는 부위마취로 크게 나뉜다. 전신마취에도 종류가 많고 부위마취도 여러 종류로 나뉜다. 좀 더 세분화된 마취의 선택은 수술의 종류나 수술시간, 환자의 나이나 기저질환 등의 전신상태에 따라서 전문의가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마취의 전부가 아니다. 흔히 마취의 시작을 비행기의 이륙으로 표현하고 마취의 끝을 비행기의 착륙으로 표현한다. 비행기의 이륙과 착륙이 모두 긴장되고 위험한 순간인 것처럼 마취도 마찬가지다. 마취과 의사는 수술의 전 과정을 환자와 함께 하며 가장 이상적인 신체 상태를 유지하도록 마취 심도를 조절하며 외과의사가 가장 편안하게 수술하게 해줄 뿐 아니라 환자도 안전하게 수술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조종사라고 볼 수 있다.
마취는 환자의 정상적인 신체 반응을 억제시키기 때문에 동반되는 불편함도 많이 있다. 하지만 최근 마취 장비 및 마취 약물의 발전으로 마취 후 발생되는 불편함이 많이 호전되었고 합병증 발생도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므로 수술을 앞둔 환자는 마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수술을 꺼리기 보다는 정확한 마취 전 검사 및 충분한 상담을 통해 마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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