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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모든 도시의 ‘아시아문화심장터’

정정숙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
정정숙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

우리는 현대사 속에서 우리 스스로를 제대로 보고 살아오지 못했다. 우리 지역도, 우리나라도, 아시아도 우리 스스로를 바라보기 보다는 서울 지역, 선진국으로 불리는 다른 나라, 아시아보다는 유럽이나 북미를 바라보며 살아왔다.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제야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비로소 우리 지역과 우리나라와 아시아를 바라보게 되었는데, 우리나라가 소속된 아시아 권역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주로 유럽이나 미주지역의 학자들이 아시아를 품평해온 결과를 인용하면서, 우리가 마치 유럽이나 미주 지역의대변인인 것처럼 착각하는 습관을 완전히 탈피하지 못한 듯하다.

사실 전주문화가 전북과 호남문화의 일부이고, 우리나라 전체문화를 형성하며, 아시아와 세계의 문화를 일으켜 세운다. 전주가 당당해야 하며, 전북과 호남이 당당해야 하고, 대한민국과 아시아가 당당할 때, 다른 권역 즉 아프리카, 유럽, 중남미, 북미, 중동과 함께 세계의 인류문화는 당당한 문화로 평등하게 공존하게 될 것이다. 물론 당당함이 일방적 오만으로 오해되는 지점은 누구라도 마땅히 경계해야 한다.

아시아는 ‘동맹’, ‘친구’라는 의미를 가진 ‘아쑤바(assuva)’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5개 권역-동북, 동남, 중앙, 서, 남아시아-안에 각 국가들이 다양한 민족, 언어, 생활양식, 풍속, 종교, 예술 등을 지닌 문화다양성의 보물창고이다. 미래 지구촌의 문화적 풍요와 경제 상생과 평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성취해낼 권역이다.

아시아 각 도시에는 아시아문화심장터가 있다. 그 도시만의 고유성으로 활력을 뿜어내고, 문화를 전달하고 수용한다. 전주 전체 6천만 평 중 구도심 1백만 평은 전라감영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고유문화를 순환시킬 심장터로 기대되고 있다. 전주 전역으로 문화의 활력을 전달하고, 순환시키는 심장터이며, 따뜻한 온기를 가지고 쉼 없이 시민들의 삶 속에 행복을 불어 넣고, 다른 도시의 문화심장터들과 함께 아시아 문화다양성의 숲에 다다르고, 다시 힘을 합하여 세계 문화다양성의 바다에 도달할 것이다.

전주는 조선 본향의 역사 위에, 우리 고유문화를 펼쳐 보여줄 한글서체인 완판본체, 한옥, 한식, 한복, 판소리, 한국화, 한지, 한국공예, 마당창극 등 유?무형 유산을 종합적으로 간직한 도시이다. 한주먹만한 심장처럼 작지만 강하며, 깊고 넓게 온 몸, 온 아시아, 전 세계에 이르기까지 뜨거운 열기를 전할 것이다. 이 심장터의 박동은 따뜻한 설렘과 두근거림, 쉼, 안정, 감동을 제공하기 위해 심장같이 붉고 힘차게 그러나 소리 없이 쉼 없이 뛸 것이다. 아시아와 세계로 고유문화를 내보내고, 다시 아시아와 세계로부터 다양한 문화를 수용할 것이다.

19세기 이후 잔존하는 서구중심주의와 아시아가 단일하다는 무모한 본질주의 및 물질만능의 골수 이념인 신자유주의를 극복하는 도시 모델이 되는 날을 기다린다. 전통과 동시대 문화의 조화로 시민의 삶이 회복되고, 예술인과 시민, 민간단체와 공무원들이 협치의 정신과 실천으로 상생 경제 및 문화민주주의 도시를 만드는 날까지 문화심장은 멈추지 않으리라. 모든 인간에게 따뜻한 심장이 있듯이, 아시아의 모든 도시에는 문화심장터가 있으니, 그 박동으로 아시아의 문화는 따뜻한 체온을 유지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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