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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발전은 닻, 혁신도시는 돛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요즘 경제가 어렵다는 보도를 보면 나라가 곧 망할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경제위기론을 퍼뜨리는 측은 왜 경제가 어려운지 어떻게 해야 좋아질 것인지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OECD국가 중에서 대한민국의 성장률 3%는 제일 높은 편이고 실업률 3%는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면서 인구 5천만 명 이상 국가 중 7번째로, 2차 대전 후 신생독립국가로는 최초로 30-50클럽에 가입하게 되었다.

수치만 놓고 보면 경제는 반드시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문제는 낮은 성장률이 아니라 심각한 불평등에 있다. 상위 10%가 금융소득 90%, 부동산의 45%를 갖고 있는 자산의 불평등, 억대 연봉자 72만 명과 한 달 소득 백만 원 남짓의 일하는 빈곤층 간 소득의 불평등, 인구의 절반이 살며 기업과 대학이 몰려 있어 돈과 권력, 결정권을 쥐고 있는 수도권과 지방의 불평등이 심각하다.

최근 정부에 대한 불만은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실효 있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토지보상금 22조 원 중 71%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과감한 수도권 분산정책 대신 3기 신도시 건설과 같이 수도권에 주택 공급물량을 늘리는 정책으로 다시 환원되는 것이 안타깝다.

수도권 분산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지역에서 만들어내면 초집중으로 인한 수도권 교통과 주거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후퇴해서는 안 된다. 진짜 혁신은 지역에서 일어나야 한다.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라는 정부정책기조에 균형발전을 포함시켜야 한다.

균형발전은 국가발전전략이자 새로운 혁신성장전략이다.

혁신이 수도권에서만 일어나서는 안 된다. 지방에서 태어나고 학교 나온 것이 죄가 아니지 않은가? 지방이 잘사는 것이 공정사회를 실현하는 길이다. 지방의 일자리와 소득이 늘고 지방에서 혁신이 일어나며 수도권과 상생해야 한다.

국민연금공단 기금본부 전주 이전으로 연간 1만 명이 넘는 자산운용 관계자들이 전북을 방문하고 있으며, 지역 내 금융기관 수신규모도 천억 원 대에서 조 단위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작년 말 기금운용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되었고 세계 1, 2위 수탁은행인 미국 SSBT와 뉴욕 멜론은행 전주사무소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서울 외에 외국 금융기관의 사무소가 설치되는 것은 전주가 처음이라고 한다.

전주가 금융도시로 발돋움하는 데는 미국 샬럿 시의 사례를 눈여겨봐야 한다. 전형적 농업도시였던 샬럿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 이전 후 불과 10년 만에 인구가 40만 명에서 87만 명으로 늘어나고 미국 3대 금융도시로 변모했다.

서울, 부산에 이어 전주를 연기금중심의 금융트라이앵글로 만들겠다는 구상은 이미 2012년에 제안한 것이다.

서울중심주의 사고에 젖은 분들은 나를 몽상가로 생각할 것이다.

지방에서 금융이 꽃피고 글로벌 자산운용이 가능하겠는가 반문한다.

어려움은 이미 예상했던 것이다.

기금본부 전북이전을 위한 국민연금법 통과 자체가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지금까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한 적이 있는가?

언제 세상이 저절로 변한 적이 있는가?

불모지에 씨앗을 뿌렸고 이제 겨우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열심히 물도 주고 영양분도 주면서 정성스럽게 보살펴 키워야 한다.

국민연금공단을 균형발전의 성공사례로 만들어야 한다.

균형발전에 닻을 내리고 혁신도시에 돛을 올리고 힘차게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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