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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냐 축소냐 기로에 선 유료회원제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7월 1일 예술의전당은 연회비 10만원인 ‘골드회원 기프트카드’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세종문화회관은 신규회원가입을 중단했다. 유료회원제란 극장이 충성 관객을 확보하기 위하여 일정회비를 내면 일반 고객이 누릴 수 없는 입장권 할인을 비롯하여 주차, 연계 상품 및 부대시설 이용권과 할인, 회원 무료 초청공연, 특강, 공연안내물 발송 등의 혜택이 따른다. 나아가 무대 리허설 관람과 백스테이지 투어에 이르기까지 혜택의 영역은 끝없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자 공연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무료와 할인혜택만 쏙쏙 빼먹는 영악한 회원들이 생겨났으니 이른바 ‘체리피킹족’이다. 이들의 급증은 극장운영에 손해를 가져올 정도로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1989년부터 골드, 블루, 그린회원 등 3등급으로 유료회원제를 시행하여 현재 1만5천명 인데, 신임 대표의 독려 속에 이런 서비스 부담을 감내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미래 관객 발굴은 물론, 10만 계좌를 유치하면 생기는 100억 원을 창작기금화 한다고 쾌도난마의 기세로 진행 중이다.

한편 세종문화회관은 예술의전당보다 11년 뒤인 2000년 유료회원제를 도입하여 현재 연회비 5만원의 골드회원, 연회비 10만원의 프리미엄 회원등 2천500여 명이 가입되어 있는데 공연 할인, 선예매, 주차권, 식음료 교환권 등이 제공된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주차권과 프로그램북 제공 등 간접비용은 계속 증가하는데 충성고객 발굴 효과는 감소하고 있다. 또 인기 공연을 먼저 예약하려고 유료회원제에 가입했다가 바로 해지해버리는 일도 다반사” 라고 하며 이미 할인이 적용된 시즌제 티켓에 유료회원 추가할인까지 중복되는 문제도 있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유료회원제 자체를 폐지하는 건 아니다. 기존 회원 혜택은 유지하되 신규가입만 잠정 중단하고, 내년에 새로운 회원제를 론칭할 계획”이라며 “무료회원을 대상으로도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유료회원제에 대한 위기는 점차 대규모 극장들로 확산되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위기의 배경에는 체리픽킹 문제 외에도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1987년 호암아트홀을 시작으로 2010년대 초반까지 유료회원카드는 문화예술 애호가들의 자랑으로써 급성장 추세였다. 이를 주시하던 결제카드사들의 회원확보와 공연계 및 극장들의 수익증대 욕구가 맞아 떨어져 회원제와 별도로 할인혜택을 주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유료회원카드의 혜택과 크게 차이가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또한 티켓전문 사이트에서 유료회원제보다 훨씬 파격적으로 할인하는 사례가 늘어나 유료회원 가입자들의 공분을 사는 경우도 왕왕 생기고 있다. 하여 점차 유료회원제 존치에 대한 회의가 심각히 거론되고 있는데 한편에선 이제껏 무관심했던 무료회원들에 대한 혜택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양대 극장의 대조적인 대처법이 이러한 현실을 극명하데 보여주고 있다. 그럼 우리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회원제는 안녕하신가?

한편으로는 예술의전당의 적극성과 세종문화회관의 고민이 부럽기도 하다. 회원제를 확대할 것이냐 축소할 것이냐 하는 문제로 고민 좀 해 봤으면 싶다. 물론 우리전당도 관리비용 대비 회원확대지침을 마련하여 실행 중이다. 아직은 여유가 있고 새롭게 독신자를 위한 회원제도 마련하였으니 누구나 바로 가입하시어 마음껏 혜택을 누리시라고 안녕함을 전한다.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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