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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금융자산 9.5조원이 주인을 기다립니다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주변을 둘러보면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예·적금 계좌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금융감독원 통계로도 확인이 되는데, 2016년 기준 국민 1인당 평균 금융계좌 수는 7.4개에 달한다. 급여통장이나 자녀 스쿨뱅킹 등의 용도로 계좌를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험 계약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이 위험 보장을 필요로 하는 범위가 확대되면서 보험 가입 건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 가구당 보험 가입 건수는 7.4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소비자는 늘 새로운 서비스를 찾게 되고, 금융회사도 경쟁적으로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기 때문에 금융거래 계좌 수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으로 보인다. 다만, 주목해야 할 점은 여러 계좌를 개설한 금융소비자가 실제로는 일부 계좌만 이용함에 따라 사용되지 않는 계좌는 장기간 방치되고, 심지어는 잊혀지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금융소비자가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찾아가지 않는 ‘숨은 금융자산’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9.5조원에 달한다. 이 중에서 3년 이상 거래가 없는 금융재산이 8.3조원이고, 이보다 더 방치되어 청구권 소멸시효까지 완성된 휴면금융재산은 1.2조원이다. 금융상품 유형별로는 예·적금은 5조원, 보험금은 4조원에 이른다. 국민 1인당 평균 약 2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의 숨은 금융자산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장기간 사용되지 않는 금융계좌는 국민들의 재산 손실을 초래하며, 금융회사에는 불필요한 관리 비용을 발생시켜 금융소비자의 거래 비용을 높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보이스피싱 사기나 자금세탁 범죄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고,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간 금융업계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숨은 금융자산을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2015년 이후 2.3조원의 숨은 금융자산이 주인에게 돌아갔지만,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한 숨은 금융자산의 규모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여러분들에게도 숨은 금융자산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인터넷에서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 접속하면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다. 장기간 거래되지 않은 금융계좌를 조회하려면 ‘내 계좌 한눈에’를 클릭하면 된다.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공인인증서와 휴대전화를 통해 간단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면 은행,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금융권 전체 계좌를 조회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도 ‘어카운트 인포’ 앱을 설치하면 조회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확인된 장기간 미거래 계좌의 잔액이 50만원 이하라면 온라인상에서 해지하고 바로 찾을 수도 있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휴면금융재산을 찾으려면 ‘파인’의 ‘잠자는 내 돈 찾기’를 클릭하면 된다. 휴면예금, 보험금, 증권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가 없어 인터넷이나 모바일 기기 활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본인 확인을 위해 해당 금융회사의 영업점을 방문하면 된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던 서랍을 열었는데 뜻하지 않은 돈이나 평소 찾던 애장품을 발견하고는 흐뭇해했던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지금 바로 오랫동안 방치된 예금이나 보험금이 있는지 확인해 보시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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