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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의 대항마 한파 영향예보

김종석 기상청장
김종석 기상청장

겨울은 추위와의 전쟁이다. 전쟁터에서도 겨울에 제일 무서운 적은 적군보다 ‘추위’라는 얘기가 있다. 실제로 한국전쟁 당시 1950년 겨울에 있었던 장진호 전투에서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기온은 낮에는 영하 20도, 밤에는 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지는 어느 때보다 매서운 살인적인 추위가 연일 이어졌다.

전투식량과 물은 얼어버렸고, 아무리 옷을 껴입어도 추위를 막을 수 없어 수많은 장병들이 얼어 죽거나 동상에 걸려 사지를 절단해야 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북한군이나 중공군보다도 더 무서운 게 ‘동장군(冬將軍)’이였다는 말이 나왔겠는가.

과학이 놀랍도록 발전한 현대 사회에서도 동장군은 무서운 영향력을 보여준다. 기상청과 방재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간한 ‘2018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18년 겨울철에 한랭질환자가 631명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11명이 사망했다. 이는 2011년 이후 최다 사망한 기록이다. 수산업 피해는 서해와 남해를 중심으로 103억 원이나 됐다. 농작물 피해는 5,186ha, 꿀벌은 746군이 폐사했고, 농업시설 745동과 축산시설 16동이 피해를 입었다.

이렇듯 한파는 건강과 재산 피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겨울철 기상특성상 평년보다 덜 춥다 하더라도 일시적인 한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해든지 겨울철 한파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국민이 올겨울을 보다 안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올해 12월 3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한파 영향예보 시범서비스’를 시행한다. 한파 영향예보는 보건, 산업, 시설물, 농·축산업, 수산양식, 교통·전력 등 6개 분야별 지역 맞춤형 상세 영향정보를 통해 한파로 인한 실효적 피해 저감을 지원한다.

서비스 시행에 앞서 기상청은 범정부 한파대책과 연계하여 영향예보 생산기준을 마련했다. 해안, 내륙 등 3개 권역을 선정하고 지역별 기후 특성과 환경을 고려하여 지역별 위험 단계를 설정했다.

예상되는 한파 위험 수준 단계는 신호등 색깔로 표현했다. 빨강은 위험, 주황은 경고, 노랑은 주의, 초록은 관심을 나타내 한눈에 한파 위험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여 정보의 가치성과 가독성을 높였다. 한파 영향예보는 한파 위험 수준이 관심 단계 이상 예상될 때, 전일 11시 30분에 시·군 단위의 육상 국지예보구역을 대상으로 발표한다. 일반 국민은 기상청 날씨누리(www.weather.go.kr)와 모바일 웹을 통해 한파 상세 영향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지자체 방재담당자와 취약계층 관리자에게는 문자서비스로도 제공된다.

우리는 해마다 겨울이 찾아오기 전에 난방용품, 방한용품, 김장 등을 준비한다. 올겨울에는 여기에 안전하게 겨울을 나기 위한 대비책으로 ‘한파 영향예보’를 추가한다면 어떨까? 한파 영향예보는 ‘안전전략’이다. 한파 영향예보가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게 하려면 국민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 평소 한파 대비 안전수칙을 잘 숙지하고, 기상정보를 생활화 한다면 아무리 혹독한 추위의 동장군이 기습해 오더라도 큰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

/김종석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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