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곤 논설위원
 
     
   송성환 도의장이 지난 주 잇단 구설에 올라 비난세례를 받았다. 살아남으려는 절절함과 스치는 가벼움이 공존했던 순간이었다. 첫 번째는 적자생존의 정치권에서 먹잇감이 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그는 지난 28일 돌연 총선후보 최형재 지지선언을 이끌어냈다. 전주을에서 이상직 후보와 피 튀기는 경선레이스를 펼치는 최 후보에게 공개구애를 한 셈이다. 다름 아닌 도의회 수장이 대놓고 본심을 드러낸 것이다. 어떤 악연이길래 무리수를 뒀을까. 재작년 도의원 선거로 올라간다. 지역위원장인 이 전의원과 다른 길을 선택한 송 의장은 저격수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 때를 앙갚음하고 차기를 도모하기 위해 이번엔 ‘이상직 저격수’로 직접 총구를 겨눈 것이다. 여론은 싸늘했다. 공인으로서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융단폭격이 이어졌다. “구태에 얽매인 지방의원의 충성서약”이라고 꼬집었다.
두 번째 논란도 터졌다. 신종 코로나사태로 국가 비상시국임에도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부랴부랴 나흘 만에 조기 귀국했다. 이번에도 공인으로서의 안이한 상황인식과 책임감 부족이 도마에 올랐다. 도의장으로서 체면손상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의회 명예마저 실추된 이 마당에 도의원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는 도의장 취임이래 끊임없는 여론 질타와 논란의 중심에서도 꿋꿋이 버텨냈다. 2018년 도의회 제11대 전반기의장 선거때 일이다. 전주시의원을 거쳐 도의회 입성에 연거푸 성공한 송 의장은 화를 키웠다. 초선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젊어진 도의회를 보완하기 위해 ‘최연장자 의장’에 대한 공감대가 힘을 얻었다. 이런 와중에 송성환(전주), 최훈열의원(부안)이 경선을 선언하면서 이내 분위기는 식어버렸다. 불가피하게 치러진 경선에서 송 지사의 지원사격에 힙입어 송 의장은 낙승했다.
기쁨이 채 가시기 전에 그는 취임하자마자 해외연수때 여행사 대표에게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퇴논란이 불거졌다. 도의회 명예를 지키기 위해 의장직을 사퇴하고 수사를 받으라고 의원들은 그에게 윽박질렀다. 줄다리기 끝에 사퇴 대신 의사봉을 잡지 않는 선에서 봉합됐다. 그에 대한 미운 털은 쉽사리 빠지지 않았다. 그는 수사를 받으면서도 각종 외부 행사에 의장자격으로 아무일 없다는 듯이 참석해 부적절한 처신 논란을 증폭시켰다. 곱지 않은 일부에선 “의사봉만 안 잡았지 오히려 편하게 의장으로서 누릴 것은 다 누린다” 며 마뜩잖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오는 11일 그의 여행사 뇌물수수 재판이 속개된다. 속이 타들어가는 것은 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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