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기생충 신드롬

권순택 논설위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과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각본상 등 4관왕을 휩쓸면서 전 세계가 봉 감독과 기생충 영화에 열광하고 있다. 겸손하고 재치있게 의미를 함축하면서도 마틴 스코세이지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같은 영화 거장들을 존중하는 수상 소감에 LA 돌비 극장을 가득 메운 청중과 전 세계 시청자들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미국 LA에선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축하 인사를 받고 워싱턴포스트는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다면 당장 나가서 보라”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북미지역에서 개봉 당시 단 3곳에 불과했던 스크린 수는 아카데미 수상 후보에 오르자 1060곳으로 늘었고 4관왕을 차지하면서 아카데미의 역사를 새로 쓰자 2300여 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영국에서도 아시아 영화 사상 최대 규모인 1500여 개 상영관을 확보한 데 이어 개봉 당일 관객 수도 외국어 영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기생충은 앞으로 130여 개 국가에서 개봉할 예정이어서 지금까지 벌어들인 흥행 수입 2000억 원은 예고편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봉 감독의 삶과 영화에 대한 열정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공감을 끌어 낸 기생충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회적 불평등이라는 무거운 주제 속에 블랙코미디를 덧입혀 영화가 주는 재미와 메시지를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그가 이러한 빈부격차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도 조명되고 있다. 그 역시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뜨기 전까지 생활고를 겪었고 결혼식 비디오나 물건 사용설명 촬영 알바로 생계를 꾸린 적이 있었기에 기생충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

기생충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폭발하면서 영화 촬영지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에선 마포구의 돼지쌀슈퍼와 기택의 집 주변 계단, 종로구에 있는 자하문 터널 계단, 동작구 피자집과 스카이피자 등 기생충 촬영지 탐방코스를 소개했다. 하지만 영화의 60% 정도를 촬영한 전주영화종합촬영소의 박 사장집 야외세트장은 스포일러 방지차원에서 이미 철거된 상태라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에 기생충 각본집과 스토리보드북은 온·오프라인 서점가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고 제시카 송 바꿔 부르기와 빈부격차를 은유적으로 보여준 짜파구리 요리법, 영화 포스터 패러디물 등 유쾌한 신드롬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그렇지만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을 통해 전 세계에 던진 계층간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이다.

권순택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익산익산 함라산 야생차 군락지 ‘국가 산림문화자산’ 지정

스포츠일반전주출신 쇼트트랙 김아랑, 선수 은퇴…밝은 미소로 작별 인사

무주‘무주 반딧불 샤인머스켓’ 서울시민 입맛 손짓

군산군산시, 스마트도시 도약 속도낸다

군산군산수산물종합센터 건어매장 정식 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