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 선거 분위기나 후보간의 우열을 알아보는 말로 공기라는 말을 많이 쓴다. 여론의 우위를 가늠하는 공기도 겉공기와 속공기가 다르다. 겉공기는 여론주도층이 특정후보를 유리하게 만들려고 저잣거리에서 만들기 때문에 부정확하다. 민초들은 곧잘 속내를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후보들이 밑바닥 민심을 알기가 쉽지 않다. 겉공기가 눈에 보일 정도로 좋아도 속공기가 안좋으면 당선되기 어렵다. 그래서 누가 더 밑바닥 민심을 정확하게 읽고 잘 다져 나가느냐가 당락을 가른다.
통계학적인 조사기법을 사용하는 여론조사도 응답자가 제대로 응답을 해줘야 정확한 조사결과가 나오는데 그렇지 않아 신뢰도가 떨어진다. 솔직하게 응답하지 않고 자기의견을 숨기는 경우에는 조사결과가 빗나간다. 조사기법이 다양해졌지만 전화 한통화로 사람 맘을 파악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대면조사가 비교적 정확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정확성은 알면서도 이 방법을 안 쓴다.
선거는 후보자가 민심을 훔치는 행위다. 유권자들의 민도가 높아져서 예전과 달리 주권행사를 그냥 쉽게 안한다. 찍는 명분이 다 있다. 예전과 달리 SNS가 발달돼 유권자가 관심만 기울이면 후보의 면면을 파악할 수 있다. 현역들은 의정활동하면서 상당부분 공개돼 있지만 도전자들은 아무래도 감춰진 부분과 숨기고 싶은 면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하다 보면 감추고 싶다고해서 감춰질 수가 없다. 진실이 아니면 모든 게 알려지기 마련이다.
민주당 경선이 끝나가면서 안 것은 후보의 상품성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권리당원과 일반시민을 각각 50%씩 합산해서 경선을 치렀지만 유권자는 깜냥이 되는지 여부를 중요한 가늠자로 삼았다. 후보자들은 아전인수식으로 국회의원 깜냥으로 본인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한다. 유권자가 손가락질 하는줄도 모르고 자아도취에 빠져 선거판을 마구 누비고 다닌다.
선거직은 동냥벼슬이라서 잘못 뛰어들면 패가망신 당하기 십상이다. 본인의 살아온 모든 면을 3대에 걸쳐 평가 받기 때문에 돈 많다고, 학식이 풍부하다고, 고관대작을 지냈다고 마구 못덤벼 드는 법. 그러나 개중에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깜냥도 안되는 사람이 끼어든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이란 공자님 말씀이 생각난다. 평소 덕을 얼마나 많이 쌓았느냐가 관건이다.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는 것처럼 남에게 베풀면 그게 공덕으로 쌓인다. 그런 세상원리도 모르고 선거철만 닥치면 출사표를 던져 혹세무민하는 사람도 있다.
주역 64괘중에서 15번째 괘인 겸괘야말로 이 험난한 세파를 헤쳐 나갈 수 있다고 가르친다. 겸손하지 못하면 금배지라도 표 떨어지는 건 시간 문제다. 유권자는 다선한테도 겸손하지 못하면 가차없다. 때로는 유권자가 어리석게 보일지 몰라도 한번 아니다 싶으면 배도 갈아 엎는다. 겸손한 사람은 어딘가 모르게 남 다르다. 매사를 책임질 줄 안다. 겸손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사람살기가 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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