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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꿈, 새만금 관광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

33.9km,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가 개방된지 10주년을 맞이했다. 기네스북에도 기록된 새만금 방조제는, 개통 후 첫 1년 동안 바다 한 가운데를 자동차로 달리는 이색적인 경험을 위해 찾아온 880만 명의 방문객을 맞이했다. 그러나 방문객들이 가진 관광명소로서의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본래 방조제는 농지조성 목적으로 축조되었으나, 세계 최장 방조제를 관광명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제방을 따라 부속 토지에 12개소의 명소화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 중 방조제의 중심부인 신시 배수갑문과 연계되어 복합리조트가 예정된 신시-야미지구는 새만금 관광의 핵심 사업지였다. 아쉽게도 이곳의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가 SPC를 설립하지 못해 취소절차 등에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지원 시설이 없는 새만금의 관광매력도와 투자매력도는 낮아져 갔다.

새만금을 찾은 방문객들은 방조제와 배수갑문을 본 후 먹고 즐길만한 오락·편의시설이 부족해, 재방문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의견을 냈다. 당연히 방문객도 대폭 감소했다. 감소 추세는 2017년 12월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명성 높은 고군산군도와 방조제를 연결하는 교량이 개통되고서야 멈췄다. 신시도에서 시작해 방조제와 섬들을 연결하는 해상교량은 고군산군도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교량으로 완성된 변산반도 국립공원에서 고군산군도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자연관광축은 5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새만금을 찾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방조제 개통 후 10년을 되돌아보면, 새만금의 관광에서 엉킨 사업 하나의 부정적 영향이, 고군산군도 교량처럼 기반시설 하나의 긍정적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앞으로 10년 후에 같은 아쉬움을 말하지 않도록 새만금만의 매력이 담긴 관광테마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적기에 개발해야 한다.

이에 새만금개발청은 더 많은 사람들이 새만금을 찾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아름다운 섬, 바다와 호수 등 환경적인 장점을 적극 활용한 고군산군도와 관광레저용지 개발은 물론, 재생에너지 단지와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과 미래 스마트도시의 매력을 함께 보여줄 방안을 찾고 있다.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부지매립을 민간주도에서 공공주도로 전환한 것, 잼버리대회와 함께 호텔이 문을 열 수 있도록 신시야미지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같은 해 개관을 목표로 국립 새만금박물관을 건립 중이며, 박물관과 홍보관 인근에 지어질 가상·증강현실 테마파크 사업자를 선정 중이다. 새만금 대표축제인 노마드 페스티벌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행사 추진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심스럽게, 방조제 첫 완공 시 기대했던 새만금 방조제 명소화 계획처럼 앞으로의 관광명소 새만금도 생각해본다.

개경을 방문한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은 자신이 쓴 고려 여행보고서에 고군산군도, 특히 선유도의 아름다움을 자세히 기록해놓았다. 열두 봉우리가 잇닿아 마치 성처럼 보이는 섬의 풍경, 푸른 소나무 숲, 수백 길의 절벽이 만들어 내는 정경…….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움은 사신의 귀국을 14일 간이나 붙잡았다.

방조제 개통으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던 새만금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머무르고 싶은 곳으로 변화할 것이다. 고국으로 돌아가던 사신이 걸음을 멈추었듯, 지구촌 곳곳에서 찾아온 사람들이 바쁜 일상을 멈추고 또 다른 꿈을 꾸는 공간이 될 새만금의 10년 후를 기대한다.

/김현숙 새만금개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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