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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권력지도

김영곤 논설위원

19대 총선을 코앞에 둔 2012년 3월. 전주 덕진구 민주통합당 후보로 유종일씨(전 KDI교수)가 사실상 표밭갈이를 하고 있었다. 당 압박에 못이겨 서울 강남을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의원에게 지역구를 물려받은 셈이다. 그는 유종근 전지사의 동생으로 잘 나가는 경제전문가였다. 그랬던 그가 돌연 당의 경선 방침에 야반도주 하듯 서울로 줄행랑을 놓았다. 결국 호랑이 없는 무주공산(無主空山)에서 현역 도의원이었던 김성주 의원이 금배지를 달았다.

이상직 의원도 전북연고 이스타항공을 설립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18대 총선에서 공천심사 탈락의 아픔을 겪고 19대 때 여의도에 입성했다. 그리고 4년 임기중 절반 이상을 재판 때문에 속앓이를 해야만 했다. 그런 과정에서 겨우 살아 남았는데 20대 총선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해 정치 공백기를 가졌다. 이 기간 절치부심 설욕의 칼날을 세운 건 물론이다.

세상 일에는 이처럼 전혀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긴다. 한차례 낙선과 경선 탈락이라는 쓰라림을 경험한 이들 2명이 21대 총선에서 동병상련 김윤덕 의원과 함께 4년만에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세 사람 모두 민주당에 몸 담고 국회의원 활동도 같이한 데다 연배도 엇비슷해 공통점이 많다. 전주의 권력지도를 다시 바꾼 이들 3명과 다른 한 축인 김승수 시장과의 역학관계가 자못 궁금해진다. 4명이 뜻을 모으면 못할 게 없는 권력의 중심축이라 더욱 그렇다.

이상직 의원과 김성주 의원은 중·고교 선후배 말고는 특별한 인연은 없다. 더군다나 이 의원은 김윤덕 의원·김 시장과는 아예 학연조차도 없다. 반면 양김(兩金)은 대학시절 학생운동과 시민단체·도의원 활동을 같이 한 터라 나름 공감대를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김 시장과도 잘 통하는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총선 때 전주 을 경선에서 현역 이상직 의원이 최형재 후보에게 덜미가 잡혔다. 외부에서 숨겨 놓은‘샤이’대의원에게 저격 당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렇게 해서 3명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국민의당 바람에 모두 고배를 마셨다. 그 이후 난마처럼 얽히고 설킨 ‘3+1’명의 껄끄러움을 놓고 해석이 분분했다.

정치공학적인‘3+1’이들 관계가 자꾸 신경 쓰인다. 전주발전은 물론 차기 지방선거 헤게모니까지 복선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했던‘4+0’체제 에서 ‘3+1’구도로 바뀜에 따라 향후 셈법이 복잡해진 건 사실이다. 민주당의 총선 압승은 이들 에게도 각자 부족하지만 힘을 합쳐 제대로 일 하라는 유권자의 준엄한 심판이다. “민심의 바다는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민심이 요동치면 거대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경구가 새삼 남다른 의미로 와닿는 요즘이다.

김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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