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들은 요즘 전화 받기가 겁난다. 까맣게 잊고 지낼 만큼 오래된 지인이거나 잠깐 만나 명함정도 건넨 사이 인데도 전화번호가 찍히면 반갑게 받았다가 이내 실망한다. 격의없는 친구·선후배 에게 걸려 온 전화도 마찬가지다. 후반기 도의회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청탁성 전화’때문이다. 출마 예정자들이 본인은 물론 지인까지 총동원해서 저인망식 득표활동에 나선 까닭이다.
6월하순 예정된 도의장과 부의장·상임위원장 선거에 전체 의원의 절반 이상인 24∼26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도의회는 재선 11명·초선 28명으로 구성돼 있다. 송성환 의장의‘의사봉 공석사태’로 전반기 도의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전체의원 39명이 뽑는 집안 선거인데도 막전막후 득표전이 치열한 양상이다. 경쟁이 불꽃튀는 만큼 선거 이후 후폭풍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또 한차례 집행부 선거로 내홍에 휩싸이지 않을 까 걱정이다.
절대 다수를 차지한‘초선들의 반란’움직임도 결코 예사롭지 않다. 초선이라고 해도 상당수가 기초의회 의장·부의장 출신이라 정치적 내공은 역대급이다. 이들이 존재감을 뽐내기 위해 선거전에 뛰어들고 있다.‘집안 선거’인데도 예상과 달리 초반 분위기가 후끈 달아 오른 이유다. 초·재선 팽팽한 힘겨루기 에다 지역구끼리 해묵은 감정대립까지 얽혀 선거전은 점입가경이다.
먼저 자신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초선들의 견제심리가 작동됐다. 다시 말해 재선에게 맞짱 한번 뜨자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지역구끼리 기(氣)싸움도 볼만 하다. 전주 을의 경우 송성환 의장이 전반기 의장을 지냄으로써 출마자제 분위기가 역력하다. 김희수 의원 준비동작이 고작이다. 반면에 전주 병은 전반기 최찬욱·국주영은에 이어 김명지·이명연 의원까지 위원장 도전의사를 밝혀 마뜩찮은 표정이다. 부의장 출마설이 나돌던 국주영은 의원은 뜻을 접었다.
의외로 깜냥이 안되거나 생뚱맞게 출마하려는 의원에게 노골적인 불편함을 감추지 않는다. 지역구 단체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경력쌓기 행보’라며 애써 평가절하 한다. 어찌됐든 간에 도의회 집행부 구성은 의원들의 자존심과 직결돼 있다.‘송성환 사태’로 전반기 우여곡절을 겪으며 도민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몸소 견뎌야만 했다. 어떤 인물을 뽑아야 하는 지 의원들은 누구보다 잘 안다. 서로 속사정을 잘 아는 처지라 표정관리가 쉽지 않다. 대부분 마음에 둔 후보를 이미 점찍어 둔 상태다. 굳이 외부 지인까지 동원해봤자 헛물만 켜는 셈이다. 의회 주변에선“입지자 면면을 훑어보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출사표를 던지지 않은 의원중에 오히려 적임자가 많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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